The Weekly Korean Life Review
KOREAN LIFE 63 일반상식 ‘지난 10년간 재입북한 탈북민 31명’… 그들은 왜 다시 북으로 갔을까? OPINION 지난 10년간 한국에 정착했다가 다시 북한 으로 되돌아간 탈북민은 모두 31명으로 파 악됐다. 한국 통일부는 27일 국정감사 답변자료를 통해 “2012년부 터 북한매체 보도 등을 통해 공식 확인하고 있는 수치”라며 이같이 밝혔다. 연도별로는 2012년과 2013년에 각 7명, 2014년 3명, 2015년 3명, 2016년과 2017년 각 4명, 2019년과 2020 년, 2022년 각 1명이다. 가장 최근 사례는 지난 1월 1일 30대 탈북 남성이 월북한 사 건으로, 그는 강원도 고성 22사단 GOP 철책을 뛰어넘어 육 로를 통해 북으로 되돌아갔다. 통일부는 올해 1월과 2020년 7월 재입북 탈북민의 경우 북 한 매체 등에 의해 신원이 공식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관계 기관 조사 결과 등을 바탕으로 재입북자에 포함했다고 설명 했다. 그들이 다시 북으로 가는 이유는? 전문가들은 탈북민들의 재입북에 크게 3가지 요인이 작용한 다고 분석했다. 첫째, 한국 사회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경희 샌드연구소 대표는 BBC에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체 제가 완전히 다르다”며 “사회주의 DNA를 가진 탈북민들이 한국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20년을 살고 있는 자신 또한 북한과 너무 다른 한 국 사회가 생소하게 느껴질 때가 있을 정도라는 것. 그는 “나도 그럴 정도인데, 한국에 온지 얼마 안된 탈북민들 은 어떻겠냐”면서 “한국에서의 치열한 경쟁과 약육강식 세계 에 치이면서 못 먹어도 마음 편히 살았던 옛 시절을 그리워하 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탈북민이 강제로 한국에 오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며 “일단 오는 것 자체가 어렵고 여러 과정을 거치는 동안 수많 은 선택지가 있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온 것으로 봐야 한다” 고 지적했다. 둘째, 북한 당국의 회유 및 포섭 때문이다. 부산하나센터장을 맡고 있는 강동완 동아대 교수는 “재입북 문제를 단순히 탈북민들의 사회 부적응 문제로만 보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에 두고 온 가족들을 인질로 북한 당국의 회유 및 포섭, 협박이 여전히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강 교수는 특히 “문재인 정부 시절, 지역 하나센터가 북한에 해킹을 당했다”면서 “탈북민 정보를 빼낸 이유가 무엇이겠 나, 당연히 포섭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탈북민들이 가끔 중국을 경유해 재입북을 시도하는 데 이런 경우 대부분 자발적인 것이 아닌, 중국 내 북한 정보 원들에게 포섭 또는 협박을 당한 것”이라고 전했다. 허광일 북한인권단체총연합회 상임대표 역시 특정 몇몇을 제외하면 대다수가 북한의 회유 공작에 넘어간 것이라고 말 했다. 그는 “실제 박근혜 정부 시절, 북한 당국이 탈북민 500여 명 에게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협박을 했다”며 자신도 그러한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최경희 대표는 “사업을 목적으로 중국을 오가는 탈북민들 이 있는데 그럴 경우 북한 요원들이 접근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할 수가 있다”면서 “그렇게 유도 당해서 경우도 있다” 고 밝혔다. 셋째, 외로움 그리고 죄책감 때문이다. 최경희 대표는 가족이 함께 온 탈북민이 재입북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설명했다. 홀로 탈북해 한국에 정착한 뒤 가족과 친지 없이 극도로 외 로움을 느끼며 사회적으로 단절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 이다. 그는 “당장 심리적으로 외로운데다 북에 두고 온 가족에 대 한 죄책감까지 더해지면서 결국 재입북을 선택하게 된다” 고 전했다. 허광일 대표는 “이런 상황에서 북한 당국이 가족을 빌미로 협박까지 해올 경우 어찌할 도리가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 탈북민을 상대로 재입북을 공작한 탈북 여성 A씨가 최 근 한국에서 실형을 선고 받기도 했다. A씨는 해외에서 활동하던 2016년 한국 거주 탈북자 B씨의 연락처를 북한 보위부에 넘겨준 뒤, B씨에게 보위부의 지시 를 따르도록 수 차례에 걸쳐 회유한 혐의다. 북한 보위부는 B씨에게 탈북민들을 대상으로 재입북을 권유 하도록 했고, 실제 탈북민 1명이 권유를 받고 2016년 9월 동거녀와 함께 다시 북한으로 넘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과거 A씨는 탈북민이 북한의 가족에게 보내는 돈을 전달해 주고 수수료를 받는 브로커 역할을 하던 중 북한 보위부에 포 섭돼 지난 2016년부터 정보원 활동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입북하면 환영 받을까? 전문가들은 재입북자들이 ‘환영은커녕, 이용만 당할 가능성 이 높다’고 지적한다. 재입북한 탈북민들을 공개적으로 내세워 ‘썩고 병든 남조선 사회에서 살 수 없어 돌아왔다’는 식으로 선전하며 북한 체 제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려 한다는 것이다. 최경희 대표는 “재입북하면 감시가 더 심해지는데, 역사적 으로도 확인됐듯 남한에 갔다 왔기 때문에 이중간첩에 대한 의심이 커지는 것”이라며 “독재국가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고 지적했다. 이어 “재입북한 탈북민을 입맛에 맞게 활용하고 가치가 떨 어지면 평민으로도 두지 않는다”면서 “활용하는 동안 가치 극대화에 사용한 뒤 수용소로 보내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 붙였다. 한편 최근 5년간 탈북민이 재입북한 이후 다시 한국으로 경 우는 2건이다. 통일부에 따르면 2016년 중국을 경유해 아내와 함께 재입북 했던 A씨는 이듬해 다시 입국했다. A씨는 국가보안법 위반 으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 받았다. 또 2019년에 재입북했다 같은 해 다시 재입국한 B씨는 남 북교류협력법 위반으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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