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ion Weekly News
12 qldkoreanlife.com.au FRI. 25. NOVEMBER. 1000 ⓒ본광고이미지는코리안라이프가제작하였습니다. 세월호참사와다르게이태원 참사이후나는한동안분노의 감정에 사로 잡혔다. 나와 다 른생각을가진사람들을미워 하고저격하는글을쓴다는것 이나의감정소모도물론이거 니와, 반론과 상대할 생각을 하면상당히피로한일임에도 불구하고쓰지않으면나의분 노를삭일방법이도무지떠오 르지않는다. 핼러윈데이에 맘충을언팔한다 by글지안/브런치 기러간젊은이의목숨은죽어 마땅한가. 2022년 10월 29일 그보다많은수의젊은 (아이) 들이서서히숨을거두었다. 기사를 읽을수록 ‘우리 사회 의 괴물이 이렇게나 많았나.’ 참혹했다. 참사 현장을 기록 하고 조회수를 늘리고자 라 방을 진행한 유투버들. 생사 의현장에서차가운카메라를 들이대던다수의시민들(사실 시민들이라는 인격적인 호칭 을하고싶지도않다.)홍대가 서2차나하자던,창백해져버 린 고인의 시신을 보며 ‘죽었 는데 개 예쁘다’며 망자를 모 독하던뒷이야기를읽는내내 분노가가라앉지않았다. ‘어쩌다가우리사회가이런괴 물들을길러내게된것인가.’ 남편에게 문득 질문을 던졌 다. “우리 사회의 시민의식이 이 정도였나?” “시민? 시민의식? 문명화된 인간이기본권에대한존중을 전제로약속하는게시민의식 아닌가. 사람이 죽어가는데, 짐승만도못한거지.” 밸런타인데이에 젖소의 고통 에 연대하고자 ‘피로 물든 젖 꼭지’의 시위를 광화문 한복 판에서 외치는, 생명의 존중 이인간을넘어동물권에대한 의식의확장으로이미이루어 진 대한민국에서, 압사 사고 에 대한 인간의 반응이라니. 이렇게 인간의 생명이 하찮 게 느껴지는 순간이 없었다. 시민의식의 부재라는 표현도 공감의 부재라는 표현도 모 두 적절하지 않았다. 끔찍한 괴물들의대거출현을목도한 것같았다. ‘독수리와 소녀’라는 사진으 로퓰리처상을받은기자가있 었다. 생명이 다하면 곧 독수 리의먹잇감이될소녀. 그장 면을촬영해남수단의비참함 을전세계에알리고구호활동 에 힘을 실은 사진이었다. 수 상자인카터는수상 3개월후 사진을찍는것보다소녀를먼 저구했어야하는것이아니냐 는비판에죄책감을이겨내지 못하고 자살한다. 셔터를 누 르는 순간이 찰나였다는 것 도, 촬영 이후에 소녀를 구조 했다는 결과론적인 이야기도 사진을 찍는 순간 카터의 ‘인 간성’에 대한 스스로의 고민 은 정당화되지 못했기 때문 이다.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고 SNS를 열어 이웃의 피드를 넘기는데, 믿을 수 없는 사진 들을 보았다. 영어유치원 행 사로 코스튬을 예쁘게 차려 입고 즐겁게 하루를 보낸 사 진, 지인 가족들과 캠핑을 하 며 ‘해피핼러윈’ 가랜드를걸 어놓고오순도순이야기를나 누는 사진. 핼러윈을 기념해 여행을하며, 새로산명품가 방을 손에 걸고 웃으며 단란 한 가족임을 인증하는 사진. 사건 이후 만 하루가 지나자 더많은사진들이올라오기시 작했다. 이사진을꼭지금이시점에불 특정다수가보는이런공간에 꼭전시해야만하나.지금해피 핼러윈글자만봐도가슴이찢 어지는비통한사람이얼마나 많은데 내 새끼 예쁜 모습 내 가족들끼리만 공유하고 전시 는하지않으면안되었나. ‘맘충.’ 아이를키우는엄마로내가속 한 집단에 대한 혐오 표현을 처음으로내뱉어보았다. 애도의 방식은 다를 수 있다. 애도를 강요하는 것도 아니 다. 슬픈 중에도 일상은 묵묵 히 살아가야 한다. 공감으로 같이 울어줄 수 없다면 최소 한침묵은해줄수있지않나. 사람이라면, 더군다나자식을 키워본 엄마라면. 당신들이 세월호참사에자식을잃고단 식으로농성하던부모옆에서 자장면 피자 치킨 시켜 조롱 집회하던사람들과어떤점에 서다르다고할수있나. 타인의 슬픔 앞에서, 인간의 죽음 앞에서, 나의 명품가방 과우리가족의돈지랄로만들 어진행복함을전시하던당신 의천박한자본주의를언팔한 다. 최소한의 인간에 대한 애 정없이, 그저웃는얼굴로 ‘이 태원참사고인의명복을빕니 다.’를 추신으로 달던 당신과 의인간적교류를단절한다. 2014년4월16일아이들이물 속으로뛰어들생각조차하지 못하고깊고차가운바다에갇 혔을 때, 수학여행 간 미성년 의 죽음은 비통하고, 자기 발 로 이태원에 서양문화를 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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