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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qldkoreanlife.com.au FRI. 25. NOVEMBER. 1000 10월 어느날, 아침 저녁으로 쌀쌀함이 느껴지고 걷다 보 면 물씬 겨울공기 냄새를 맡 을수있게되었다. 여름햇빛 을 충분히 받은 채소들의 다 채로운 맛들이 하나 둘 떨어 지는 때. 은은하고 달큰한 홍 시와 무화과로 올해의 남은 날들을가늠할수있을때. 상 큼한 맛 보다는 조금 더 뭉근 하고 따뜻한 맛이 생각나는 때. 생 채소를 먹기에는 춥지 만 그렇다고 스프를 끓여 먹 기에는아직이르다는생각이 들때, 씹는맛이매력적인채 소찜을해보았다. 찜에 사용되는 채소들은 꽤 단출하다. 쫄깃한 식감을 책 임져 줄 버섯 두가지과 씹을 수록 단맛을 내는 애호박. 찜 요리에는 빠질 수 없는 알배 추, 그리고 호불호는 강하지 만 나에게는 극 호인 가지까 지. 길쭉한 재료들을 모아두 고 일정한 크기로 잘라준다. 이때 크기들은 조금 큰게 좋 다. 찜을 찌고나면 크기가 작 아지기도 하고, 뜨겁게 쪄진 채소들을 하나씩 쏙쏙 골라 입에 넣은 후 씹다보면 채소 들의 식감과 향을 충분하게 느낄수있기때문이다. 숭덩숭덩. 채소를 썰어두고 는 큰 냄비를 하나 준비한다. 다진 마늘이 들어간 올리브 유도 챙겼다. 본격적으로 찜 을 하기 전 올리브유를 살짝 두르고 채소를 볶아주면 찜 의 풍미가 더욱 올라간다. 두 명이니까 새송이 두개, 가지 도 두개, 호박은 한개, 알배 추도한통. 이상한계산을마 치고 나니 어느 새 솥 하나를 훌쩍 넘는 양의 채소 덩이들 이 수북하게 쌓였다. 다 먹을 수 있을까 걱정도 잠시. 어차 피 채소인데 다 먹지 뭐 라는 생각과 함께 솥에 올리브유 가을엔채소찜 by준가/브런치 를둘렀다. 팬이 달구어지고 채소덩이들 은 저마다의 향을 내뿜으며 익어간다. 올리브유에 들어 가 있는 마늘조각도 제 역할 이 있다며 한껏 존재감을 내 뿜는다.마치비오고난후바 닥에떨어진낙엽들이만들어 내는 다양한 향을 닮았다. 살 짝 볶은 채소 사이로 물기가 보이면 뚜껑을 덮을 차례. 이 제는시간이만들어주는맛을 기다리면 된다. 어느정도 익 었다 싶으면 뚜껑을 살짝 열 어소금과후추를더해준다. “Dinner is ready” 채소찜은처음먹어본다는욘 의 말에 나도 이건 처음해본 다고 했다. 살짝 의심섞인 눈 초리가 따가웠다. 그래도 맛 있을 거야. 잘 굽기만해도 맛 있는채소에기름까지둘렀으 니까 아마도 더 깊은 맛이 날 거야.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초간장도준비했는걸. ‘뜨거우니까조심해’ ‘맛있게먹어’ 애정 섞인 말과 함께 식사가 시작되었고,결과는대성공이 었다. 욘의 눈은 휘둥그레졌 고, 내 입가에는 예상된 맛이 고스란히 느껴져 만족스러운 미소가 피었다. 김서린 채소 를 후후 불어 간장에 콕 찍어 입으로 가져갔다. 알배추는 여러개를 듬뿍 떠서 와앙 먹 는 맛이 있었고, 뽀득뽀득한 가지를 먹고 나면 달큰한 애 호박을 먹고 싶었다. 중간 중 간 쫄깃한 버섯을 먹는 것도 잊지 않았다. 큰 솥에 넘치게 들어가던채소는반으로줄어 들고, 곧 바닥을 보였다. 본투 비미트러버인욘은핀란드에 돌아가서도이렇게맨날먹을 수 있겠다며 자기도 다음에 요리에도전해보겠다고했다. 재료들의 맛으로만 만들어낸 요리는투박하고도진솔한맛 이있다. 꾸미지않아더자주 찾게 될 채소찜. 이번 겨울이 오기 전까지는 부지런히 채 소찜을해먹어야겠다.채소를 바꾸면 또 맛은 변하니까. 언 제는토마토를넣어보고초간 장이물리는날에는스리라차 를더해보기도하면서. 속도편하고잠도잘와서너무좋다 ⓒ본광고이미지는코리안라이프가제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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