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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qldkoreanlife.com.au FRI. 25. NOVEMBER. 1000 ⓒ본광고이미지는코리안라이프가제작하였습니다. 햇볕을쬐러나간다. 또 한 번 아이가 말한다. “엄 마,선생님이이상해.” 라고. 이번엔 무슨 일인가 보니, “ 엄마, 선생님이 손 씻는 물을 물병에 담아줘. 정말 이상하 지?”라고. 독일에 온 지금까 지도 나는 생수 대신 보리차 를 끓여주는데, 여기서는 수 돗물을 그냥 먹으니 아이의 눈에는 이게 무슨 일인가 싶 었나 보다. 매일 자기 물통에 물을 가득 채워가는데, 그 물 을 다 마시면 선생님들이 수 돗물을채워주니한국엄마들 은그게싫어서물을2병씩싸 서보내기도한다고한다. 아이는그렇게조금씩다른점 들을 받아들이며 학교생활을 하기시작했고즐겁게학교에 다니고있다. 내가볼때, 한국 과 가장 다른 점은 거의 모든 것이 스스로 혼자 해야 한다 는 것이다. 스스로 옷 갈아입 고, 밥 먹고, 화장실도 혼자서 들어가서혼자서나와야한다. 지금까지 한국 어린이집에서 는 다 같이 화장실 가서 선생 님이 옷 정리까지 다 해주었 다면 여기서는 모든 게 혼자. 어느날부턴가딸아이는집에 와서 “엄마, 나 쉬하고 올께” 하더니 화장실에 혼자 가서 쉬를 하고 옷을 입고 손까지 씻고 나온다. 오히려 그 모습 이 낯선 내가 따라 들어가려 고 하자 들어오지 말고 기다 리라고 문을 닫아버린다. 낯 설다. 모든 걸 해달라고 하던 우리 딸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같은 반에 어떤 남자아이가 우리 딸을 너무 좋아하는데 매일 얼굴을 쓰다듬다 못해 만지고 혀로 얼굴을 핥고, 뽀 뽀하고, 정말 과한 표현을 하 는아이가하나있다. 나는몇 번 선생님한테 이 얘기를 했 고, 한국 같으면 선생님이 당 연히 개입해서 그 행동을 제 지해주거나 아이들을 분리 시켜 줄텐데, 여기서는 그것 도 스스로 하는 걸 가르친다 고 했다. 선생님은 누군가 싫 어하는 행동을 했을 때는 자 기가 싫다고 표현할 줄 알아 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그럴 때는 “STOP” 이라고 하라고 가르치고있다고...분명그상 대 아이에게도 그 행동은 너 무과하니까적당하게표현하 라고가르치면서동시에우리 아이에게도거절하는법을가 르치고 있다고 한다. 그 뒤로 딸아이는뭔가자기가싫어하 는 행동을 하면 “STOP”이라 고 크게 외치기 시작했다. 그 렇게 자기가 자기 스스로를 지키는 법을 배우고 있는데, 살아가면서당연히배워야하 는것임에도아직3살밖에안 된 아이가 스스로를 지켜야 한다니안쓰러운생각이들면 서동시에대견하기도하다. 이곳에와서, 혼자하는걸아 무것도 하지 못하던 아이가 혼자 조금씩 무언가를 해 내 가고 있다. 통제된 환경에서 규율이나규칙은잘따르지만 자유롭게 활동하는 걸 할 줄 모르고, 혼자서는 뭘 해야 할 지 모르는 아이, 그런 아이에 게어쩌면국제학교는엄청난 도전일지도모르겠다. 실제로,첫OT때선생님은혼 자 있는 시간은 너무 중요하 고, 우리는 여기서 그걸 가르 칠 거라고 했는데 정말 조금 씩 배워 나가고 있다. 공부는 나중이라고, 글씨는 7살 이후 에 배울 거고, 심지어 글씨를 연필로 쓰는 건 7살 이후에나 하면된다고그전에는글자를 배우더라도모래위에쓰거나 유리창에써보던가무조건놀 이라고,노는게제일중요하다 고했었는데진짜그랬다. 첫 달에는 이름만 배운다고 했고, 내년 6월까지 일 년 동 안숫자는5까지만알면된다 고한다. ‘아니, 외국애들이 수학을 안 시키는 건 알았지만 5라고? 지금한국나이4살인데숫자 5라니,이게맞나?’ 그리고 무슨 이름을 한 달 동 안이나 배우나 했는데 어느 날 길을 지나가다가 아이가 막 쓰레기통으로 달려갔다. PUSH라고 써진 걸 보고 “엄 마,내S야.”라고. 자기 이름의 첫 글자인 S를 보고달려가서저렇게기쁘게 내S라고말한다.엄마Sisfor 누구누구누구. “엄마.O는올리비아의O.”아 이렇게배우는구나알파벳을. A is for Apple로배우던알파 벳을 여기서는 같은 반 친구 들 이름으로 배우고 있다. 독 일에 오기 전 한국 어린이집 에서 한주에 알파벳 하나씩 배워서T까지배우고오긴했 는데 여기서 다시 이름으로 배우니 이제 알파벳을 볼 때 마다 Apple이나 Book 같은 영어단어를 얘기하기보다는 친구들이름을얘기한다. 그렇게 아이는 조금씩 다른 이곳 생활과 교육에 잘 적응 하고 있고, 이런 아이를 보고 있으니 나의 만족도도 높아 졌다. ‘그래, 한국에서처럼 빨리 안 해도 결국엔 다 하게 될 테니 그냥천천히재미있게배워보 자고,실컷놀아보자고.’ “엄마, 선생님이 이상해” bymoin /브런치 한국과는조금다른독일의유치원이야기 아이의국제학교유치부입학 두달째. 정신없던적응기가끝나고아 이는학교에서있었던일들을 하나 둘 들려주기 시작했다. 하루는집에와서 “엄마,선생 님이 이상해.” 라고 말하는 것 이아닌가?무슨일인가해서“ 왜? 뭐가 이상한데?”라고 물 으니, 정말 아리송하다는 표 정으로 “선생님이 이렇게 비 가 많이 오는데 나가서 놀래, 너무 심하지?”라고 말한다. 이 작은 아이의 눈에도 비가 억수로 퍼붓는 날, 놀이터에 나가서 노는 게 많이 이상해 보였나보다. 한국에서는 비가 오거나, 바 람이 많이 불거나 할 때는 나 가서 놀았던 적이 없었으니 까. 조금이라도 날씨가 안 좋 은 날에는 야외활동을 하지 않았던 우리에게 정말 낯선 풍경이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날씨에 상관없이, 이제 막3살인아이들도우비를입 고 장화를 신고 놀이터로 향 한다. 그리고 비가 오는 날이 면 더 신나게 물 웅덩이에서 뛰어놀았다고했다. 실제로하루일과중오전, 오 후2번이나놀이터시간이있 을만큼바깥활동을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 야외활동의 시간은 점심시간 보다도 길다. 전형적인 한국 엄마인 나는 노는 것보다 먹 는게더중요하고,날이안좋 을 때는 감기 걸리지 않을까 걱정이 앞서는데, 다들 이걸 아무렇지도않게생각하는거 보면독일에서는익숙한풍경 인듯하다. 거의매일비가내 리는 북독일, 함부르크에서 해가 뜬 날만 밖에 나가서 놀 수 있다고 한다면, 아마 밖에 나갈수있는날이1년에50일 도채안되지않을까? 이렇게비가많이오는도시라 그런지,다들비는아무렇지도 않게생각하고,심지어는우산 도 잘 쓰지 않는다. 어느 누구 도조금이라도비를피해보겠 다고머리에손을올리고걷는 다거나 뛴다거나 하지 않고, 아무렇지도않게비를맞으며 걸어간다. 비가 오는 게 당연 하고, 날이 좋은 게 더 이상한 것처럼, 날이 좋으면 오늘 왜 이렇게날이좋지하고모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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