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ion Weekly News
22 visionweekly.com.au FRI, 4th SEP 890 최근에 이 책을 세 번째로 읽 었어요. 어릴 때는 이야기의 참신함, 반전이 중요했죠. 기 발해야소설다운소설이라여 겼어요.나이를먹으면서인물 의 개연성에 초점을 맞추게 돼요. 이건 진짜다. 소설일 수 가 없다. 분명 존재하는 인물 이다. 손에 잡힐 듯 생생하고, 선과악어디에도속하지않는 입체적인물에매료되더군요. '자기앞의생'은어찌그리지 독할까요? 읽는 내내 가라앉 아요. 우울함과는 달라요. 함 부로 우울할 수 없는 어떤 선 을 이미 넘긴 느낌이랄까요? 시종일관그래서담담해요.창 녀,고아,성전환수술을한권 투 선수, 이주 노동자들의 이 야기예요. 멸시와 조롱의 대 상인 인물들이 책 속에서 만 큼은 주인공이죠. 주인공이기 만 해요. 참 보잘것없고, 처절 한 삶이니까요. 그 안을 관통 하는 작가의 거리. 이 작가는 거의 신이구나. 이 소설이 위 대하다고 느낀 건 그 '거리감' 이었어요. 구질구질한 밑바닥 을 그리기로 해놓고, 자신은 쏙 빠져요. 남의 일이라고 참 무심히 써 내려가기만 해요. 너무도아프고,슬픈이야기여 서 쓰기로 해놓고는, 내내 그 렇게 건조할 수가 없어요. 일 본작가들에게서도많이보이 는거리감이죠.함부로흥분하 고, 몰입하지 않는 태도. 일본 작가들에 대한 제 평가는 박 한 편이에요. 일본 작가들은 몰입도 가능하지만 자제하는 걸까요? 몰입이나 감정의 분 출에 장애가 있는 걸까요? 이 런 의심이 들어서요. 감정 표 현이천박하다고생각하는일 본의 전통이 그대로 흡수된 작가들이 대부분이라고 생각 해요. 그래도 먼저 흥분하고, 이래도안울어?북치고장구 치는작가들보다야훨씬보기 편하긴하죠. 에밀 아자르는 습기 가득한 곰팡내의 기구함을 딱 1미터 밖에서 지켜보도록 독자들 을 밀어내요. 어쩌면 가장 정 확한 거리를 지정해 준 걸 수 도있죠. 모모는창녀에게서태어난아 이예요. 열 살일 거라고 짐작 만 할 뿐이죠. 정확한 나이는 몰라요. 로자 아주머니가 모 모를 거두죠. 매달 보내주던 생활비가끊기지만모모를내 쫓지않아요.이미가족이니까 요. 늙고, 병든 로자 아주머니 에게모모는든든한아들이기 도했으니까요.모모가자신의 아들이라고 찾아온 남자에게 그래서 거짓말을 하죠. 이 장 면은딱여기까지만말씀드릴 게요.가장좋아하는장면이라 서요. 자신의 아이를 찾는 친 부. 아이를 돌려주고 싶지 않 은 , 자신의 친아빠일 수도 있 는 사람을 생전 처음 보는 모 모의 시각이 너무도 치열하 게, 또 치열하지 않게 그려져 요. 그 극단적인 온도차가 한 장면에 다 있어요. 명장면 중 의명장면이죠. 에밀 아자르는 로맹 가리죠. 한 사람, 두 개의 이름. 로맹 가리는 '하늘의 뿌리'로 프랑 스 최고의 문학상 '콩쿠르 상' 을수상해요.에밀아자르라는 필명으로다시콩쿠르상을받 게 되죠. 그가 죽고 나서야 콩 쿠르상 수상작 '자기 앞의 생' 의 에밀 아자르가 로맹 가리 임이세상에알려지죠.콩쿠르 상은한작가가두번받을수 없는상이었죠.최초이자마지 막으로 로맹 가리(에밀 아자 르)만두번을받았어요.왜노 벨 문학상을 못 받았을까요? 세상의 권위가 늘 정확한 척 도는 아니니까요. 그는 왜 자 신을 숨겼을까요? 세상을 조 롱하고 싶었던 걸까요? 과거 의 자신을 끊고, 정말로 새로 운 작가로 태어나고 싶었던 걸까요? 그는 예순여섯 나이 에 권총 자살로 삶을 마감해 요. 천재적인 작가는 평범한 삶이 더 힘든 걸까요? 죽음이 두렵지 않은 걸까요? 참고로 그의 단편집 '새들은 페루에 서 죽다'도 강력 추천합니다. 오히려같은제목의소설보다 다른작품들이더강렬하더군 요. 가끔은숨이안쉬어질정 도로 밀도가 높아요. 저에게 동급의 작가들이 몇 명 있어 요. 어니스트 헤밍웨이, 알베 르 카뮈, 마거릿 미첼, 서머싯 몸. 끝장을 보는 작가들. 그중 에서도'자기앞의생'이더와 닿는 건, 모든 슬픔을 섭취한 후에조금씩토해내는체화의 완결성때문인것같아요. 평생두고두고읽으려고요. 인생 소설이 있으신가요? 저는 '자기 앞의 생' 이런좋은책을만났으니 이번생은감사하렵니다 by박민우 '자기앞의생'은어찌그리지독할까요? ⓒ본광고이미지는비전매거진이제작하였습니다. ⓒ본광고이미지는비전매거진이제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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