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ion Weekly News
10 visionweekly.com.au FRI, 9th OCT 895 ⓒ본광고이미지는비전매거진이제작하였습니다. 겨우여섯살인이아이는,도 대체 어디까지 보았고, 어디 까지 들었고, 어디까지 알고 있는걸까? 알 길이 없으니 그저 짐작만 할 뿐이었다. 진실을 감당할 만한 능력이 아직 되지 않는 여섯살아이의작은세계.그 세계에 살며 겪었을 아이의 마음이 안쓰러워서, 어른된 나로서심란한마음을어찌해 야 할지 몰라 그날 수업하는 내내마음이뒤척였다. 달콤한 맛으로 가득해야 할 아이들의어린시절. 어른들의잘못으로시고매운 맛까지미리알아버리고감내 해야 하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 그것이나는너무아프다. 이제껏느껴보지못한감정의 무게로. 그 대상이 아무런 죄 가없는어린아이이기에더욱 애잔하다. 아이앞에서그렇게까지솔직 해지지 말지. 이런 소용없는 원망만해볼뿐. 다행스럽게도 이 아이는 참 밝고단단하다. 너희 엄마는 왜 그렇게 뚱뚱 하냐고 놀리는 친구에게, 뚱 뚱한 게 아니라 물을 많이 마 셔서 배에 물이 가득 들어있 어서 그런 거라고 당당하게 받아칠줄안다. 그리고 이 아이의 꿈은 농부 가 되는 것이다. 식당을 하시 는 엄마가 반찬 만들 때 필요 한야채를키우기위해서라고 한다. 농부가 되겠다는 이 아 이의 소박한 꿈이, 과학자나 의사가되겠다는다른아이들 의거창한꿈보다,내눈엔훨 씬우아해보인다. 이 아이에게 어쩔 수 없이 그 늘이드리우겠지만,어둠을통 하지않고서는세상의밝음을 볼수없다는걸,그만큼더따 뜻해질 거라는 걸, 이 아이는 그 누구보다 먼저 알게 될 것 이다. 그렇게 아이 고유의 밝 고단단함으로습득된상처를 쉽게치유할거라믿는다. 코로나바이러스사태로그림 을배우러오는아이들의발길 이뜸해졌다.그럼에도불구하 고 이 아이는 오늘도 손에 편 지를 들고 그림을 그리러 내 작업실로들어왔다. 그런데 요즘 고민이 한 가지 있다고한다.초등학생이된다 고엄마가미리새운동화를사 주셨는데,개학이자꾸늦춰지 니학교가기전에새운동화가 작아질까봐걱정이라고한다. 아. 그게 아이에겐 정말 큰 고 민거리일수있겠구나. 아이의이깜찍한고민에웃음 이 나오려는 걸 억지로 참고 심각한표정으로같이걱정해 주었다.그리고운동화가작아 지면선생님이책임지고늘려 줄 거라고, 혹시라도 늘린 자 국이 보기 흉하면 그 자리에 예쁜그림을그려줄거라는약 속까지단단히해두었다. 봄은 늘 설렘으로 오는 것이 었는데,올해의봄은두려움과 막막함으로그빛을제대로발 산하지못하고있는듯하다. 그수는많이줄었지만여전히 그림그리는게좋아서작업실 을 찾는 아이들이 있고, 아이 들은 그 어느 해보다 더 열성 을 다해 그림 속에 봄을 표현 해내고있다. 나는아이들의그림을통해비 로소지극히다채로운봄을봄 답게만난다. 손에 쥔 것이 아무것도 없어 마음이 구겨진 날들이 많았 다. 그리고느낀건, 구겨진채 로절망만하고있는건참미 련한일이더라는.이제는마음 을반쯤놓고산다. 그리고 두려움을 받아들이기 로했다. 우리에게일어날고난을미리 정해 놓을 수는 없지만, 그 일 이닥쳤을때대처하는방식은 내 맘대로 정할 수 있으니, 포 기하기보다는 받아들이고 버 텨보는 편을 택하기로 한다. 결국은 나를 통과할 것이다. 태산같은막막함이라는마음 도지나갈것이다. 봄은여전히봄의모습그대로 다. 이런 상황에서 찾아든 봄 이라고해서봄이찬란하지않 을이유는없다. 그러니우리아이들의그림처 럼, 주저하지 말고 절로 찾아 든 봄을 마음껏 느끼고 표현 해야지. 버텨내느라 무던히도 애썼다 스스로다독여줘야지. 아이들이그려낸올해의봄 아이들이그려낸올해의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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