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ion Weekly News

16 ivisionmagazine.com FRI, 16th OCT 896 ⓒ본광고이미지는비전매거진이제작하였습니다. 해발 고도 2502m의 최고봉 센티스(Säntis)를 비롯, 다 수의 봉우리가 알프 슈타인 (Alpstein)지역에뿌리내리고 있는데, 바써라우엔에서 가장 수월하게올라갈수있는곳은 에벤알프(Ebenalp)다. 케이블카는구름을뚫고수직 에가까운절벽을순식간에거 슬러올랐다. 아직가시지않은안개와구름 사이에서는 종소리가 들려왔 다. 맑은 소리가 온 사방으로 울려퍼진다. 제일가까운소리를따라가보 니, 살피는 이 하나 없이도 용 케위태로워보이는경사를딛 고 선 소들이 풀을 뜯고 있다. 목에저마다주먹만한워낭을 단 소가 고개를 흔들 때마다 은은한종소리가울린다. 따라오라는듯,소리가사람들 발걸음을저만치앞질러간다. 선사시대 네안데르탈인의 흔 적이발견되었다는동굴을지 난길은정말여기까지올라와 서예배를하는사람들이있을 까싶을정도로작은예배당으 로이어졌다. 바로앞은위태로운낭떠러지 였다. 있으나마나한난간에의지해 절벽과낭떠러지사이를아슬 아슬하게걷다가,모퉁이하나 를돌아나오는순간고대했던 광경이예고도없이불쑥나타 났다. 낭떠러지 바로 아래, 절벽 을 등지고 선 산장, 애셔 (Aescher)가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마침 구름 사이로 햇살이 쏟 아져 내리기 시작한다. 부서 져 내리는 햇살에 눈이 부셨 다. 가까이 다가가 위를 올려 다봤다. 아찔한 절벽이 눈을 찌를 듯 쏟아져 내렸다. 산사 태라도나면어쩌려고여기에 다지었을까싶은생각도잠시 스쳤지만,산장앞으로펼쳐지 는풍경을보면서그런기분은 금세사라져버렸다. 여기에서바라보는어스름속 아침과저녁노을은도대체어 떤 모습일까?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언제든 꼭 다시 돌아 오리라생각했다. 아쉬움이 남지 않는다면 그 여행은 반 쪽짜리일 뿐이다. 원하는 기간 동안, 원하는 만 큼 떠나도 다시 떠나고 싶은 것. 여행은 그런 거다. 아쉬움 은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동기 가된다. 저녁이될때까지눌러앉고싶 었지만, 산장 밖에서 빈 테이 블을기다리는사람들의애타 는눈빛에문득미안한기분이 들어아쉽지만자리를털고일 어났다. 한 커플이 얼른 들어 와그자리를차지했다. 산장에서산아래까지이어지 는 길은 폭도 좁은 데다 훨씬 가파른비탈이었다. 올라오는 사람들과 마주치기 라도 하면 사이좋게 한 번씩 양보해야안전하게지나갈수 있다. 내려가는 사람들은 내려가는 사람대로산을오르는사람들 을 보며 힘찬 격려를 보내고, 올라오던사람들은그들이이 미지나왔던길을내려가려는 사람들에게 조심을 당부하고 또당부한다. 그 당부의 의미를 곧 깨달았 다. 크고 작은 돌부리에 채이 고, 고인 물 때문에 길이 미끄 러워 잠시도 긴장을 풀 수가 없었다. 그덕에이따금씩조마조마한 곡예가펼쳐졌다. 자칫잘못넘어지면그대로낭 떠러지다. 몸에 힘이 잔뜩 들 어갔다. 스릴 가득한 길을 내려온 지 한시간쯤지났을까. 내리막이끝나고초원한복판 에 호젓한 오솔길이 펼쳐졌 다. 숲을 향해 걸어 들어간다. 싱그러운풀내음이긴장이풀 린살갗을흔들어깨웠다. 발걸음이한없이가벼웠다.나 도모르게휘파람을불었다. 성큼성큼 걸어온 길 끝에서, 살며시 뺨을 맞댄 호수를 만 났다. 넓은 품에 오롯이 온 하늘을 품고서도잔물결하나없이아 련하고아늑하다. 오기전에는존재조차도몰랐 던호수,제알프제였다. 말그대로,깜짝선물이었다. 돌무더기옆나무그늘한군 데를 골라 털썩 주저앉았다. 송골송골콧마루에맺혔던땀 이불어온바람에부서져흩어 졌다.황홀하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결말 이었다. 아이들의 물장구에 잠시 부 서졌던 하늘이 이내 다시 나 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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