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ion Weekly News
30 ivisionmagazine.com FRI, 15th JAN 907 ⓒ본광고이미지는비전매거진이제작하였습니다. 비 윌슨의 <식사에 대한 생각 >을 보면, 가족이 함께 식사 하는 것이 점점 어려운 시대 가 되어 가고 있다고 한다. 같 이식사를하더라도같은음식 을 먹는 게 아니라 각자 다른 종류의음식을먹는다는것이 다. 에이설마, 하다가우리집 을떠올려보니실제그렇다는 사실을인정하지않을수가없 다. 남편은 아침에 커피를 마 시고 나는 밥을, 아이는 제 입 맛에맞는간편식을먹는다. 어릴때자연식을열심히챙겨 먹인 보람도 없이, 아이는 기 숙사 생활을 하게 되면서 엄 마가만들어준입맛을냅다버 리고자신의입맛을새롭게찾 아냈다.코로나로가족이모두 모여생활하게되었을때아이 는 제 입맛에 맞게 원하는 재 료를 사들고 왔다. 아이가 요 리를 하니 부모도 한 끼 얻어 먹을 수 있을 줄 알았지만, 1 인분짜리 레시피밖에 모르는 아이는 부모의 한입만, 조차 싫어한다. 요리하는 동안에도 그렇고 먹으면서도 계속 너 무 짜네, 재료가 어떻네 잔소 리를 하기 때문이라니 할 말 이없다. 아이들을키우면서가장많이 한 잔소리 중의 하나가 밥 먹 으면서 물먹지 말라는 것이 었는데, 아이들은 이미 음료 와 함께 먹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고, 먹는 것이 쌓여 자신 을 만들어가니 몸에 좋은 것 을먹으라고했지만맛있는것 이 좋은 것이고 모든 게 마음 먹기 달렸다며 능글능글하게 대응한다. 20년을쫓아다니면서이불개 라고했던엄마보다애인의말 한마디에이불에각을잡는게 자식이라고,변하는순간이따 로 있으니 너무 속 끓지 말라 던자녀교육강사의말을떠올 리며 다시 허벅지를 찌른다. 이놈의허벅지는언제까지찔 러야할지. 그러니, 성인이 된 아이들은 같이 살더라도 덜 볼 수 있는 구조를 만들면 좋겠다. 각자 독립을하면제일좋겠지만여 건상 그렇지 못한 가구도 많 이 있으니 앞으로는 집(또는 아파트) 설계를할때가족수 말고도인생주기를고려하는 것이다. 우리처럼 장년층에게 는거실을조금작게하더라도 현관을중심으로각자의공간 을 더 마련하는 것이다. 마치 연수원 숙소나 기숙사처럼. 1 인 숙소를 보면, 현관과 욕실 이 가운데 있고 양쪽으로 방 에 간단히 조리를 할 수 있는 싱크대, 작은 세면대와 화장 실이 따로 있다. 주어진 평수 에따라쾌적함이조금씩달라 지겠지만덜쾌적해도상관없 다.가족들과의적절한분리만 으로충분히쾌적하니까. 부부도마찬가지로각자의공 간이있는게좋다.내주변친 구들이야기를들어봐도부부 가안방과거실을각자차지하 고 잠도 따로 자는 경우가 많 다. 각방을 쓰면 사이가 나쁠 거라고지레짐작하는것은시 대착오적이며 섣부른 판단이 다. 오히려 사이가 좋아질 수 있다. 적당한 거리가 주는 평 온이 있으므로. 사실 이건 인 류의평화를위해시급하다. 동시에공용주방이있으면좋 겠다. 가족끼리 먹기 위함이 아니라비슷한입맛을가진이 들과의교류를위해서이다.일 벌이는것(특히음식하는것) 을싫어하고손맛이라고는없 으며 먹는 것에 목숨 거는 사 람들에게 고개를 내젓던 내 가시골살이를하면서이웃들 과음식을해서나눠먹는재미 가얼마나오진지알아버렸다. 아파트로 이사 와서 우리 부 부 둘이서 만들어봤지만 당 최 맛이 안 난다. 더구나 코로 나로지인들도만날수없으니 하릴없이SNS에올리게되는 데 자랑 아닌 자랑만 되었다. 우리는 자랑 같은 거 필요 없 고 같이 먹고 싶은 건데. 아이 들도이제는먹어주는것조차 동참해주지않는다. 하던 대로 모여 먹는 재미도 누리고싶어서공용주방타령 을하지만,사실아이들에게도 이런문화를누리게해주고싶 다. 파티룸이니 뭐니 해서 모 여 놀지만 대체로 시켜먹지 해 먹는 재미는 모를 것이다. 큰아이얘기들어보니그나마 요리하는부모옆에서보고자 란 자신이나 요리를 할 줄 알 지다른친구들은엄두도내지 못한다고한다. 아마공용주방이생기면달라 질 것이다. 아이들이 모여 자 신들이좋아하는요리로셰프 놀이도하고대접하는기쁨도 경험하게말이다.예전에중학 교아이들과평화의식탁이라 는 프로그램을 한 적이 있다. 환대를가르쳤더니더욱자신 의 요리를 대접하는 데 열광 했다. 음식은 입을 열고 마음 을 연다. 요리는 맛이라는 조 화로움으로관계에파동을일 으킨다. 다시<식사에대한생각>으로 돌아가보면,시대가변하면서 한사회의식생활이정치경제 교육 업무 패턴 등에 의해 달 라져버렸다고한다.더구나음 식의세계화로전통적으로이 어온식단이깨지고음식문화 도 변화하고 있다. 학원 시간 등으로식사시간이다른아이 들은가족과단란한식사가사 실상불가능하다.이제가족끼 리의식사는따로약속을잡아 야 한다(미국에 사는 언니네 는매주금요일저녁은가족끼 리 바비큐 먹는 날로 정했다). 무엇보다'가족을위해요리하 는 삶의 미천한 지위'를 이제 는 아무도 하려 하지 않는다. 게다가서구에서식단관련질 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젊은이들도 좋은 재료(취향 이나 가치가 담긴)로 직접 해 먹는요리의중요성을모르지 않는다.'아무에게도강요하지 않으면서'좋은식단을유지하 고,게다가좋아하는사람들과 음식을나누는즐거움을어떻 게 물려줄 수 있을까. 공용 주 방이 하나의 대안이 아닐까. 그리고이건인류의건강을위 해시급하다. 식사, 또는 집에 대한 생각 독립적인삶또는 함께하는삶을위하여 by 천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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