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ion Weekly News
16 ivisionmagazine.com FRI, 26th FEB 913 ⓒ본광고이미지는비전매거진이제작하였습니다. 모른 채 왜 그러냐며 나를 토 닥여주었다.부모님이싸우던 날들은무수히많았지만그날 이가장공포스럽던날로머릿 속에생생하다. 엄마는 아빠와 다툰 다음 날 이면 기분이 많이 안 좋았다. 그 기분은 나에게 꼭 전가되 었고그럴때마다엄마가우리 를 버리고 떠날 까 봐 불안했 다. 엄마에게 크게 맞기도 했 다. 단지 엄마가 기분이 안 좋 다는 이유에서는 아니었지만 내가 말을 듣지 않았을 때 엄 마의 기분에 따라 반응은 달 라졌다. 너무 심했다 싶은 날 에는엄마가울면서사과했다. 엄마가울기에나도울었고슬 펐다. 하지만 그 슬픔은 ‘나는 참쓸모없는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을 체화시키는 과정이었 던거같다. 이런내가아이를안아들었을 때고개가갸우뚱해졌다.이렇 게도소중하고신비한생명체 를 내가 낳았다고? 아무짝에 도쓸모없는내가이렇게고귀 한생명체를탄생시킨장본인 이라고? 가만있어 보자. 세상 에나. 그럼 나도 소중한 사람 이었나? 그렇지 않고서야 이 런 아이를 낳을 수가 있을까? 아. 나도 소중한 사람일지도 모르는구나. 소중한 사람일지 도 몰라. 수십 년 동안 단단히 고정되어있던나의신념이조 금씩깨지는순간이었다. 아이는굉장히예민했다.아기 띠에 안아 재우고 난 뒤 침대 에내려놓으면귀신같이알고 깨어 울었다. 어쩔 수 없이 아 기띠를 한 채로 소파에 반 눕 다시피 앉아 재웠다. 몇 달 뒤 아이는 침대에 조심스레 내 려놓으면 안 깨고 잤다. 그러 나 내가 옆에 누워 있다가 살 살 일어나면 또 귀신같이 알 고 깨어 울었다. 아무래도 어 린시절잠귀밝던나를쏙빼 닮은 것 같았다. 어쩔 수 없이 아이가 깰 때까지 옆에 같이 누웠다. 산후 우울증으로 인 한불안감이잠재되어있던터 라몸은피곤하지만잠은오지 않았다. 스마트 폰도 없던 시 절,멀뚱멀뚱아이를바라보며 천장을바라보며시간을보냈 다. 그러다 책을 집어 들었다. 그렇게 한 권이 두 권이 되고 세 권이 되었다. 빨리 책을 읽 고 싶어서 아이가 얼른 잠들 었으면하는지경까지되었다. 그러한날들을보내다보니한 뼘 밖에 되지 않던 나의 시야 가 한순간 확 넓어졌다. 보이 지 않던 것이 보이기 시작했 다.타인의행동,감정,혹은어 떤상황속의의미,나의감정, 나의객관적인모습도보였다. 완전히새로운세상을만났다. 부부싸움하고시댁으로도망 간 날, 아이를 재우고 어머님 과 나란히 누워 어머님께 이 이야기를모조리했다. 어머님이말씀하셨다. “이야. 그래, 00 엄마야, 너 엄 청나게성장했구나.” “그런데 신랑에게는 성장한 마음으로 대하는 게 잘 안 돼 요. 술 취한 모습을 보면 도무 지참을수가없어요.” 참고있던눈물이흘렀다. “어머님, 저는 어머님을 보면 서 나도 어머님 같은 엄마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요. 어머님은 제가 어떤 실수 를하든잘못을하든늘저위 에서다정한눈빛으로저를지 켜보고계시다는느낌이들어 요.” 내가눈물을흘려도내감정에 동요하지않고차분한어머님 이신기했다.어머님이말씀하 셨다. “00아빠가내아들이지않니? 그러니까소중하지.그런소중 한 아들이 같이 사는 사람이 너잖니.그러니까너도똑같이 소중하단다.” 너도똑같이소중하다는말에 한없이 눈물이 흘렀다. 나도 소중한사람일지모른다는불 확실성을‘나는소중한사람이 다’라는확실성으로바꿔준말 이었다. 어쩌면 평생 내가 듣 고싶던말이었는지도몰랐다. 눈물이멈추질않았다. 시어머님은잠도안주무시고 새벽 4시까지 내 이야기를 들 어주셨다.그날나는시댁에서 바로출근했는데전혀피곤하 지 않았다. 하루 종일 마음이 충만했고내몸에어떤보호막 이 쳐진 느낌이 들었다. 종교 에서 말하는 ‘은총 받았다’라 는 느낌이 이런 걸까 싶었다. 그러다불현듯머릿속에하나 의문장이완벽하게떠올랐다. ‘과거는 과거일 뿐 현재를 살 아라.’ 드라마나 영화에서 연기자가 종종어떤목소리가들렸다고 말하던장면이떠올랐다.그게 바로이런느낌이구나! 그때부터과거의상처들을하 나 둘 떨쳐냈던 것 같다. 그날 시어머님은 상담가였고 치유 자였다. 사람은 누구나 소중하다. 소 중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단 지 자신이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뿐이다. 자신 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사람 은타인도소중히여기지않는 다. 그렇기에 그 사람 또한 소 중하지않은것처럼보이는것 이다.이제는모두가알았으면 좋겠다. 우리는 모두 소중한 사람이라는것을.당신도나도 너무나소중한사람이다.그러 니자신을함부로대하지않았 으면 좋겠다. 소중한 건 아껴 주고사랑해주는게맞다. 신랑이술을먹고들어오는날 에는언제나부부싸움하는날 이다. 그날도 신랑이 술을 먹 고 들어왔다. 어깃장 놓는 소 리만해대는신랑의주사를도 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 잠든 아이를둘러업고집을나왔다. 어디로 갈 것인가. 아주 잠깐 의고민도없이무작정시댁으 로 차를 몰았다. 밤12시가 다 된시간에내가들이닥치자너 무나 당연하게도 시어머님은 깜짝놀라셨다. 보통이런경우친정으로가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내가 친 정으로 가지 않은 이유는 우 리 엄마는 내가 슬퍼하면 더 슬퍼하는사람인걸알기때문 이었다.내가힘들어하면본인 이더힘들어하기때문이었다. 어린 시절 나의 부모님은 자 주 싸웠다. 아빠는 자주 취해 들어왔고그때마다집안은풍 비박산이 났다. 어린 나는 너 무 무서웠고 늘 불안했다. 어 느 날 밤 자고 있다가 부모님 이 싸우는 소리에 잠이 깼다. 떨리는마음으로이시간이얼 른지나가기를부디아무일도 일어나지않기를간절히바랐 다. 부모님의 목소리가 점점 커졌고 나의 심장은 더욱 빠 르게 뛰었다. 이불을 꼭 쥐고 긴장하고 있던 찰나 우당탕 탕! 그릇 깨지는 소리가 났다. 으아아 앙! 너무 놀라고 무서 워서 울음을 터트렸다. 옆에 서 자던 언니가 놀라서 깼다. 잠귀가어두운언니는영문을 부부싸움하고 시댁으로 도망갔던날 과거는 과거일 뿐 현재를 살아라 by 꿈꾸는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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