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ion Weekly News
16 ivisionmagazine.com FRI, 5th MAR 914 ⓒ본광고이미지는비전매거진이제작하였습니다. 의 편중도 분명히 정치와 권 력관계를 반영한다. 자본주의 고도성장기가지난후우리는 '부의 양극화'를 말하는 데 익 숙해졌는데,도로역시양극화 가 점점 더 심해진 분야다. 우 리는 2명 중 1명꼴로 자가용 차를 보유한 도시가 지금 그 나머지 1명을 충분히 대우하 는도로를갖췄는지물어야한 다. 실제 지금 이 시간에 도로 를 달리는 차가 2명 중 1명에 도 훨씬 못 미치고, 서울에서 만 길을 걷다가 차에 치여 죽 는사람이한해100명이넘는 다는점을고려하면우리의도 로엔가히혁명이필요하다고 할 만하다. 차의 권력을 빼앗 아뚜벅이와자라니에게돌려 주는정치가필요하다. 그 권력은 뭐니 뭐니 해도 차 가 지닌 속도다. 한 연구에 따 르면, 서울은 같은 시간을 이 동했을 때 닿을 수 있는 지역 이 대중교통보다 승용차가 4 배 더 넓은 도시다(참고: "대 중교통보다승용차가빠른서 울"..중림·신림·중계·잠원 비 교했더니). 속도로 따지면 대략 2배 정도 빠르다는이야기가된다.자가 용이용자가대중교통이용자 보다 더 빨리 이동하는 건 얼 핏당연해보이지만그렇지않 다. 대중교통보다 공간도 더 많이 차지하고, 에너지도 더 많이 쓰고, 사람도 더 많이 다 치게 하지만 한 번에 이동시 킬수있는사람수는훨씬적 어효율이떨어지는교통수단 이 대체 왜 그런 특권을 누려 야하는가? 서울시는 올해 3월부터 도 심 도로에서 차량 속도를 시 속 50km 이하로 제한한다는 데, 이런 조치는 여전히 도로 의주인공이차라고인정한다 는점에서개혁수준에불과하 다. 시민에게 필요한 교육, 문 화, 체육, 의료, 상업시설이 모 두도보와자전거로15분거리 에 있게 도시를 개조하는 '15 분 도시'를 추구하는 프랑스 파리시는이미도심차량속도 를30km로제한했다.이정도 는규제해야속도우월성때문 에자동차를타는 '맛'이뚝떨 어질것이다. 속도와함께공간도재분배해 야 한다. 자동차가 이렇게 빠 르게갈수있게된건공공재 원을들여자동차에게너른공 간을주는정책을폈기때문이 다. 앞서 보고타의 사례처럼 아예 도로 구성의 위계를 바 꾸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 고, 이미 세계 곳곳에서 시도 됐다. 서울 신촌처럼 '차 없는 거리'를 곳곳에 만들 수도 있 고, 보고타 '시클로비아'처럼 하루정도일시적으로도심의 차운행을막는이벤트를열어 '차보다 사람이 중심인 도시' 로향해가는여정으로삼을수 도있다. 도로뿐만아니라자동차가거 의 온종일 '잠자는' 곳인 주차 장을바꾸는방법도있다. 주차장을줄이면차를소유하 는 것 자체가 불편한 일이 된 다. 또 주차를 불편하게 만들 면, 주차에 소요되는 시간과 스트레스 때문에라도 자가용 운전의욕구는감퇴할것이다. 일례로 캐나다 에드먼턴시는 2020년6월건물의최소주차 장 설치 요건을 폐지했다. 어 느 나라든 건물을 세울 때 면 적 등 일정 조건에 따라 주차 공간을 몇 개 이상 만들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데, 이를 없앤다는건건물에주차장이 하나도없어도된다는얘기다. 주차공간을상업시설등보행 도시에필요한공간으로바꾸 면서환경친화적인효과역시 노린정책이다. 개인적으로는일단,다분히차 의 입장에서 규정된 '무단횡 단'이란용어를바꾸는것부터 제안하고싶다. 헌법 제122조는 '국가는 국민 모두의 생산 및 생활의 기반 이되는국토의효율적이고균 형있는이용ㆍ개발과보전을 위하여법률이정하는바에의 하여그에관한필요한제한과 의무를 과할 수 있다'이다. 오 늘의 극심한 '도로 불평등'은 국토의효율적이고균형있는 이용을규정한이헌법조항에 어긋난다고. 어쩌면 자라니들 은그저주어진 '도로우측 가 장자리'를 달릴 뿐이지만, 자 신도모르게세상에뭔가영감 을던지는포레스트검프같은 존재들일지도모른다.그존재 는세상의불평등한도로체계 를고발한다. 유한 자가용 차에 너무 많이 기울어있기때문이다. 단적으로자동차의효율을좀 따져보자.아반떼같은소형차 만해도기본너비1.8m에길 이 4.5m는 되는데, 도로를 달 리는 대부분 차엔 보통 운전 자 1명, 많아야 조수석까지 2 명이 타고 있다. 지하철 전동 차한량은소형차면적의7~8 배에달하고,정원은150~160 명정도인데혼잡한출퇴근시 간대엔이를2~3배씩훌쩍넘 기기도 한다. 공간 효율 개념 으로 따지면 차는 전동차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셈 이다. 그냥자가용차와같은도로를 쓰는45인승광역버스와비교 해 봐도 엄청난 효율 차이는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광역버 스엔 버스 전용차로 한 차선 을,자가용차엔2~3차선을배 분하는도로체계는과연공정 한 것인가? 심지어 차는 하루 중대부분의시간을주차장에 서 보낸다. 24시간 중 20시간 도움직이지않는저덩어리를 위해 우리는 2평 반에 이르는 공간을 그냥 내주는 셈이다. 그게 겨우 움직이는 4시간 동 안엔실제수송능력보다도로 를몇십배씩과다점유한다. 엄청난특혜다.그것도사람을 죽일수도있는무시무시한물 건인데말이다. 찰스 몽고메리 BMW 구겐하 임랩연구원은이렇게불평등 한도로에문제의식을느낀사 람이다. 그는 도시 문제를 전 문적으로다루는작가다.찰스 몽고메리는전세계적으로일 반적인도로불평등을뒤집은 콜롬비아보고타를목격한뒤 책 <우리는 도시에서 행복한 가(원제: Happy City)>에 다 음과같이썼다. 보통가난한도시들이흙길을 개선하기위해가장먼저하는 일은자동차들이빠르게지나 갈 수 있게 길 중앙에 아스팔 트를 까는 것이다. 하지만 엘 파라디소대로는달랐다. 길 중앙에 콘크리트와 타일 을깔았지만자동차가진입하 지못하도록무릎높이로길을 조성해 놓았다. 이 포장도로 는보행자와자전거만진입하 도록만든산책로다. (중략)예 산이부족해지고,자원이희귀 해지고,모든도시설계결정이 필연적으로승자와패자를낳 게될시대에선진국도시들은 이곳의풍경속에서배울것이 있다. 그것은 정신적 위기의 시기에정치인들이선택한행 동방식이다. 찰스몽고메리의지적처럼,예 산과 자원의 분배를 두고 다 투는 게 정치와 권력이라면, 부의 편중 뿐만 아니라 도로 프랑스파리시'15분도시'개념도.차가점유한도로(원형흑백그림)를선형공원과보행로로바꾼다는계획을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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