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ion Weekly News
20 ivisionmagazine.com FRI, 18th JUN 928 ⓒ본광고이미지는비전매거진이제작하였습니다. 와인에딱히흥미가없다해도 와인을오래묵혀두고먹기도 한다는이야기를한번쯤은들 어봤을것이다.만든지100여 년지난와인을오래된창고나 난파된배에서발견하고들뜬 마음에코르크를따마셔보았 는데식초가되어있었다는건 해묵은구전동화다. 요즘나오는와인은어지간해 선 식초가 되는 법은 없다. 그 러니 무조건 오래 둔다고 와 인의맛이반드시좋아지리란 법은없다.그럼에도불구하고 대체와인은왜묵히거나장기 간보관해두고마신다는개념 이 생겨났을까. 왜 맥주나 소 주는묵혀두고마신다는이야 기를하지않을까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오크통에서병으로옮긴이후 부터더이상숙성이나변질이 되지 않는 위스키와 달리 와 인은 병 안에서도 변화를 겪 는다. 코르크 마개로 꼭꼭 막 아 액체가 새지는 않지만 자 세히들여다보면미세한공기 가코르크입자사이를오가며 병 안에 담긴 와인과 계속 반 응한다.과학시간에배웠던산 화반응이다.와인이산화하기 시작하면그때부터변화가진 행된다. 변화는긍정적일수도부정적 일 수도 있다. 대개 긍정의 상 승곡선을타고올라가다가서 서히내려가부정의끝에도달 한다고이해하면쉽다.사람처 럼유년기를거쳐청년기를지 나중년기를맞고장년기에다 다르는셈이다.한병의와인엔 전성기가존재한다.향과맛이 가장 강렬한 힘을 뽐낼 때다. 병을열자마자전성기를맛보 면좋으련만와인은처음부터 전성기를보여주지않는다. 와인잔에와인을따르자마자 누가시키지않았는데도쉴새 없이 잔을 돌려본 적이 있는 가. 잔을 돌릴수록 와인은 공 기와 빠르게 만난다. 만약 금 방 딴 와인에서 이렇다 할 향 이나맛이느껴지지않는다면 아직전성기에다다르지않았 다는 의미다. 잔 돌리기가 이 럴 때 필요하다. 공기와 접촉 시켜 전성기에 빠르게 이르 게 하는 방법이다. 공기와 너 무접촉하면전성기가금세지 나버리니계속돌려가며마실 필요는없다. 와인을 바로 열어 먹지 않고 보관해둔다는건천천히산화 와인, 묵혀두고 마시면 더좋을까 장준우의푸드오디세이 by장준우 종종딜레마에빠진다.더이상시중에서구하기어려운 마지막남은한병의와인을팔것인가,아니면보관해두고언젠가내가마실것인가. 보통이런와인들은한번에수만병씩만들어내는대형와이너리의와인이아니라 수천병내외를생산하는소규모생산자의와인인경우가대부분이다. 이런와인은보관해둘만한가치가있는걸까. 더나아가와인을바로마시지않고보관한다는건어떤의미일까. 를진행시켜전성기가자연스 럽게오기를기다리겠다는뜻 이다. 아직 오지 않았지만 전 성기에다다르면그어떤와인 보다강렬한향과맛을보여주 는 와인을 흔히 ‘잠재력’ 있는 와인이라한다. 꼭들어맞진않지만고가의와 인일수록전성기때의힘이강 렬하고오래지속되는경향이 있다. 이쯤 되면 궁금증이 하나 생 길수있다.아직열어보지않 은와인의전성기는어떻게알 수 있는 걸까. 전문가의 의견 도 있지만 제법 여유가 있는 와인애호가들은잠재력이있 다고소문난같은와인을여러 병사두고스스로판단하는행 위를즐긴다. 우선 한 병을 마셔 보고 전성 기가지금인지,나중인지나름 판단을 한 후 연 단위 시차를 두고 하나씩 맛보는 것이다. 하루이틀도아니고연단위로 맛을 보면 과연 비교를 할 수 있을지조금의문이들긴하지 만,‘시음적기’를맞히는건꽤 흥미가 가는 일이다. 물론 아 끼다적기를놓쳐버려안타까 울수도있겠지만말이다. 가끔자녀의출생같은뜻깊은 해를기념하기위해특정연도 의 와인을 구해 십수년 뒤에 따서마시겠노라는장면도목 격된다.취지는이해하지만기 왕 오래 묵혀 둔다면 일단 두 병을사서한병은꼭미리마 셔보자. 과연십수년지나도전성기를 여전히뽐낼수있는와인일지 확인해보자는것이다.오랫동 안기다린와인의맛이전성기 를한참지나맹숭맹숭한것보 다는마셨을때놀라움을자아 내게 하는 편이 더 낫지 않을 까란노파심에서다. 다시원점으로돌아가자면와 인을보관해야할까의문제는 와인의전성기를기다릴것인 가, 아니면 열어서 억지로 전 성기를 맞게 할 것인가에 대 한 판단인 셈이다. 단지 희귀 하다는점에서와인을보관해 둔다는 건 사실 큰 의미가 없 을수있다. 와인은셀러에누워있거나진 열장에 서 있을 때보다 좋은 사람들과마셨을때그즐거움 이 크니 말이다. 마지막 남은 와인은기꺼이그가치를알아 주는이에게드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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