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ion Weekly News
26 ivisionmagazine.com FRI, 9th JUL 931 내곁에있는 사람들 삼십 여년이 넘는 긴 시간을 이민자로 살아오면서 주변의 사람들에대한분류가자연스 럽게이루어지는듯하다.오래 전에상영된영화의제목처럼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놈,놈,놈)들이이사회에골고 루퍼져서어울려살아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영화 속 에는 지도 한 장을 들고 눈에 보이지도않는보물을찾아서 뺏고빼앗으며각자가다른방 식으로살아가는세명의추적 자에대한스토리가전개된다. 치열한싸움에서살아남는한 명이모든것을가진다는설정 은이기적이고물욕적인현사 회의모습과욕망을표현한것 이라 여겨진다. 우리가 살고 있는이사회에도그런부류의 사람들이함께있음을뉴스를 통해서익히알수있다. 통제된주경계를뚫고역병을 퍼뜨리고다니는그런사람들 이바로철저한이기적인나쁜 놈에 해당된다. 나 혼자만이 즐겁고 재미있으면 그만이라 며 이웃을 전혀 고려하지 않 는이상한놈들이코로나시대 에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우 리주위에는좋은사람들이더 많이있다는사실을또한실감 하고있다. 영화의 제목이 속 끓이며 사 는 현실을 대변해주는 것 같아 서 박하사탕을 하나 깨문 느낌 이다. 다행이도 나는 인복이 참 많은 사람이다. 주위를 둘러보고 또 둘러보아도 따뜻한 마음씨에 인정많은지인들이내곁에항 상있음을알고있다. 인간관계 란 단순히 주고받는 물질적인 이해로 얽히면 쉽게 상처를 받 게된다. 보상을기대하지말고 그저사랑할수있는기회를놓 치지 않는다는 마음을 가지면 편해진다. 나는 요즘 건강과 나이가 비례 한다는 사실에 조금은 주눅이 들은 상태이다. 지난 몇 해 동 안 건강문제로 자녀들이나 지 인들에게 계속 걱정거리를 안 겨주었다. 평소에 기관지가 약 한 내가 역병에게 두 손을 들 고 항복하지나 않을까 우려하 며작년한해를보내기도했었 다. 거기에골다공증주사를맞 고 비타민 D와 칼슘을 섭취하 며온몸을떠받치는뼈를다칠 까긴장하며살았다. 그러나간 혹은 인생에서 예상치 못한 불 운도 찾아오는 터라 얼마 전에 무릎뼈에금이가는사고를당 했다. 긴 부츠 같은 스프린트를 신은 채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집안 에 갇혀있는 나를 위해서 지인 들은 먹거리를 양손에 들고 병 문안을 오고 있다. 나의 식탁 이 갑자기 풍성해졌다. 한국인 의 정서와 인심은 먹거리로 몸 과 마음에 평화가 찾아오는 모 양이다.먹고싶은게있으면부 담 갖지 말고 부탁하라는 친정 언니와 같은 따스한 위로의 말 을해주는분들, 식당에서맛있 는 음식을 사와서 식욕이 떨어 진나를위해함께먹어주는지 인들, 모두가참으로좋은사람 들이다. 직장동료들은 위로의 카드와 꽃다발을 집으로 배달 시켜주었다. 사람은 옛사람이 좋고 장도 오 래묵은장이깊은맛을더해준 다고한다. 삼십년이넘는이민 생활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곁 을 스쳐 지나갔지만 오래된 우 정은 나를 안아주는 포근한 담 요처럼 느껴진다. 오늘 하루가 중요하고 다가올 내일에 희망 을 걸며 내 곁에 있는 지인들 의사랑을느낀다. 집에서휴식 하는 동안에 내가 가진 것들에 대해서 감사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고마운 인연들을 잘 이어 나간다면 나의 인생은 훨씬더풍요로워질수있을것 이다. 살다가 힘든 일이 생기면 간혹 위로를 받고 싶은 마음에 한국 에 계신 은퇴한 신부님께 전화 를해서하소연을할때가있다. 다리를 다쳤다는 말에 안쓰러 워 하면서도 이번 기회에 한번 쯤 생각해보라며 화두와 같은 말을툭던져준다. “그동안 살면서 다리보고 고 맙다는 말을 몇 번이나 했는지 요?”라고. 가슴에서쿵하는소 리가 들리는 듯했다. 아무렇지 도않게함부로사용했던내신 체 부분들에게 갑자기 미안한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 작했다. 몇 주 후에 다리 보호 용 스프린트를 떼어내면, 장미 향기 훌~ 훌 풍기는 로션을 잔 뜩바르고,“고맙다,내다리야.” 하며 감사를 전하는 마사지를 해줘야겠다는다짐을해본다. 사람은옛사람이좋고장도오래묵은장이깊은맛을더해준다고한다 by황현숙(칼럼니스트) ⓒ본광고이미지는비전매거진이제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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