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ion Weekly News

36 ivisionmagazine.com FRI, 16th JUL 932 19년째 남편과 썸 타고 있다. 썸 타는 결혼 생활로 우리는 여전히서로를향해꽁냥꽁냥 한다. 결혼 전 어느 누구도 내 게 결혼하고 나서도 '이 사람 인가아닌가고민한다는것'에 대해얘기해주지않았다.결혼 을 하고 나서야 그 고민을 많 은사람들이한다는것을알게 되었다. 결혼한 부부야 말로 서로를향해계속간을본다. 잦은 부부싸움을 할 때, 서로 에게 너무 익숙해졌다고 생 각할 때, 볼꼴 못볼꼴을 다 보 고 나서 '나를 여전히 사랑하 는것일까?사랑하지않을까?' 고민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부부 사이에 썸을 탄다는 것 은 매우 중요한 별일이 되어 야한다. 우리 부부가 썸 타는데 가장 큰 공헌을 한 것은 바로 남편 의 손편지와 꽃이다. 그의 손 편지는 잊을 만하면 내 책상 에, 커피머신앞에, 식사테이 블 위에 올라와 있다. 어떤 날 에는 내 노트 안에서 까꿍! 하 고 빼꼼히 얼굴을 내민다. 손 편지를 볼 때마다 내 입엔 미 소가순식간에번진다. 손편지에는 남편과 나, 아들 이렇게 셋이 그림으로 자주 등장한다. 어떤 때는 "I am the happiest hubster in the wholewildworld.난세상에 서가장행복한남편이지!"같 은짧은메시지가있거나그의 사랑이 담뿍 담긴 장 편지가 있다. 그의 글에는 내가 'my angel' 혹은 'my sexy angel' 로나온다. 안다. 이글을읽으 면당신의손과발이오그라들 것을.하지만하나도미안하지 않다. 난 그의 그런 주책이 너 무나 사랑스럽고 고맙다. 이 젠 아주 자연스럽게 넙죽 받 을수있다. 난 '아줌마'보다는 내 남자에게 '섹시 엔젤'로 보 이고싶다.'뭐어때!내남편이 그렇다면 그런 거 쥐! 남들이 뭐라 생각하든 상관없다고!' 부끄러움은 당신의 몫인 걸 로하자. 난 꽃을 좋아한다. 특히 꽃다 발을선호한다.불행히도나는 거룩한식물들을죽이는똥손 이다. 식물들이 나를 보면 떨 고 있음을 느낀다. 내 손길을 강하게 거부한다. 하야, 난 식 물의안녕을위해꽃다발에정 착했다. 그 사실을 잘 아는 남 편은 꽃다발을 사준다. 어떤 날을 자기 손에 들고 오고, 어 떤 날은 배달을 시킨다. 또 어 떤 날은 아들 손에 쥐어 같이 들어온다.여름이면들꽃을따 다주기도한다. 남편과 나 사이, 우리의 썸은 현재도진행형이다.그리고썸 타는것을절대그만둘생각이 없다. 계속 남편과 썸타며 함 께 나이 들어가고 싶다. 남편 과함께산책하러나가면노부 부가두손을꼭잡고산책모 습을 종종 발견한다. 우린 동 시에 서로를 바라보며 '우리 도꼭저렇게나이들자!'한다. 내겐그런노부부가제일힙하 다. 20년이상함께한부부이 혼비율이10명중4명꼴로발 생하는요즘세상에서남편과 내눈엔서로를챙겨주는노부 부의 모습이 가장 힙하다. 40 년이상을여전히사랑하고다 정히손을잡으며걷는모습만 큼 멋진 모습이 없다. 이것이 야말로내가추구하는부부사 랑플렉스다. 'You would look so hot in white hair, babe. 자기 머리 카락 색이 하얗게 되면 엄청 이쁘겠는걸!' 하는 코멘트도 잊지 않고 해 준다. 그리곤 난 그 얘기를 들으면서 '진짜 이 쁜 할머니로 늙을 거야!'라는 다짐을 한다. 남편에게 같은 이야기를 해줄 수는 없다. 그 는 아버님의 유전을 받아 30 대 초반부터 이미 하얀 머리 가 나서 내가 'sexy silver fox' 라고 자랑을 하고 다니기 때 문이다. 우리 부부의 일상 애 정행각이 유지되기까지 많은 일이 있었지만, 우리 부부의 썸 타기 기술 3가지를 소개해 볼까한다. 난남편과 썸탄다 19년된부부의 썸타기3가지기술 by핀란드맘 하나,방목사랑 결혼 전, 남편과 나는 서로 매 우독립적인사람이었다.각자 의자유를존중했고,자신만의 공간이꼭필요했던사람들이 었다. 하지만 결혼 후 같은 집 에살다보니의례적으로동행 하는 일이 많았다. 회사에 가 는 시간을 빼고는 어디든 함 께하는것이자연스레버릇되 었다.결혼생활이안정되고나 없이어디를가거나,친구들을 만나러가는일들이생기면괜 스레 샘이 나기도 했다. 왠지 모를소외감도느꼈다. '어라?나원래이런사람아니 었는데?'그마음이낯설었다. 친구들을만나러나가서다음 날아침이되어도들어오지않 는 때가 있었다. 부어라 마셔 라하는친구들이랑자주만나 면서 그의 외박은 잦아졌다. 그친구들과술을마시며전화 할 생각을 못 했다고 했다. 사 실 난 저녁에 집에 안 들어오 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전화를 안 하는 것도 괜찮았 다.딱한가지,아침에눈을떴 을 때 메시지 하나 없이 옆자 리에없는남편이걱정돼서죽 을지경이었다.혹시라도도둑 질하는놈을발견했다싸움이 난 것은 아닌지, 술 취해서 길 바닥어딘가짜부라져있는건 아닌지,오만가지이상한상상 을하면서걱정과근심이생겼 고, 곧 분노가 잇따랐다. 부부 로서서로에게예의를지키지 않는행동이라판단하며괘씸 죄도적용이되었다. 흥건하게술에취해기분좋게 집에들어서는남편을보고난 도끼눈을 하고 취조했다. 화 라도 풀어내겠다는 심정이었 다. "얼마나 마셨으면 인사불 성이 되어서 들어와? 손가락 이 부러졌대? 늦게 들어온다 고 메시지 하나 못 보내냐!" Honey, Baby하는호칭은온 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분노에 방망이질을 했다. 그래 봤자 다내손해였다.'술취한놈'님 은기억을못한다. 몇차례의똑같은패턴으로싸 우던나는마음을비우기로했 다. 생각지도 못한 이 술버릇 을 어떻게 고쳐야 할지 몰랐 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똑 같이 해줄 테다'하고 맞불 작 전도 써봤다. 소용없었다. 밤 새워 마신 술로 내 몸과 간은 욱신욱신 아팠다. 집으로 가 는 택시 속에서는 속이 메스 꺼워서몇번이나토를삼켰는 지 모른다. 집에 들어와 보니 남편은 태평하게 자고 있다. ' 내가 안 들어온 거 아는지 모 르는지…. 숙면을 한다 이거 지?'.속에서열불이났다.보복 의결과는실패였다. 대신 하나는 확실히 알았다. 밖에서그러고오는것만으로 도 이미 벌을 받는구나 하는 것이었다. 내가 굳이 속을 끓 일 필요가 없겠구나 싶었다. 그때부터였다. 남편을 방목하 기로 한 것이. 예전 연애할 때 처럼서로의자유를인정해주 기로 했다. 남편이 친구들과 술을 마시러 가고, 늦게 들어 오거나외박을해도아무소리 도 하지 않았다. 걱정도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푹 자고 아침에 남편을 봤을 때 잔소 리도 접었다. 몇 주가 지나 본 인자신도더는그런술자리가 힘들다는것을몸으로깨닫고 스스로멈췄다.남편은원래의 모습으로되돌아왔다. 한가지확실히배웠다. '내 사람의 자유를 소중히 여 겨야한다'였다. 꼭쥐고있어 야내것이되는것은진짜내 사람이 아니다. 내놓았는데도 내 곁에 있는 그 사람이 진짜 내 사람이다. 무슨 결정을 하 든 우린 서로에게 '허가'를 하 거나 '혜택'을 주는 것이 아니 라서로의의견을말하고그렇 게 행한다. 둘 사이의 정말 큰 문제가될거리가아니라면상 대방의의견을존중하고동의 하지않더라도막아서지않는 다. 서로 잡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 풀어주는 관계, 신뢰가 바탕이 된 방목 사랑을 배웠 다. 그럴수록 진짜 내 사람이 된다. 풀어줘서 떠날 사람 같 으면진작에보내주는것이맞 는다고생각했기에이런결정 이가능했는지도모르겠다.마 음이 변해 내 사람을 바꿀 자 유도 있다. 그런 마음이 들지 않도록서로노력하는방법밖 에없다. 둘,아이보다짝꿍이먼저 아이를낳고남편과육아전쟁 을 치르고 있을 시기 너무 힘 들다고하소연하는내게엄마 는 한 마디를 해주셨다. 그 말 은 내 결혼생활에 있어 큰 주 축이되어준말이다. "아이보다도 짝꿍이 먼저다." 엄마가 해주신 이 말은 출산 후다시생각하는부부생활의 축을잡는데큰역할을했다. 엄마가덧붙여서하신말씀은 "아이는네품을떠나지만, 네 짝꿍은아이가떠난후에도함 께있을사람이다.아이한테만 관심을100%주면안된다.아 이는 아이 자체로 봐주고, 남 편은 네 반쪽이다."라는 엄마 의 말씀을 들은 순간부터 난 내남편을바라보는눈과마음 의자세가달라졌다. 아이의 밥을 챙겨줄 때 한껏 색상이며모양이며이쁘게최 선을 다해 줬다. 하지만 남편 의식사는아이를위해이쁘게 만들고남은재료로모양이엉 망이 된 음식을 올렸었다. 엄 마말씀을들은후부터는내가 식사를차려야할차례가오면 남편의식사를더정갈하고깔 끔하게 차렸다. 신혼 때도 안 해본 하트 모양으로 반찬을 놔둬 보기도 했다. 배시시 웃 으며 기분 좋게 밥을 먹는 남 편을 보니 나도 기분이 좋다. 아이가있어도그를잊지않았 다는 것을 매일 알려줬다. 아 이가 우리 삶의No·1이 되어 버렸던일상에서,남편의원래 자리를되돌려줬다.내마음1 순위자리. 아무리바빠도우린1달에1번 단둘이데이트를한다.이날만 큼은 우리 둘을 위한 수다 시 간이다. 둘 다 이쁘게 멋지게 차려입고맛있는음식을먹으 러 갈 때도 있고, 잠옷 차림으 로소파에서너부러져스낵봉 투를나눠들고영화를보기도 한다. 앞으로도 쭉 내 짝꿍은 내가챙길거다. 셋,잔소리는사랑의 또다른이름 남편은유달리잔소리가많아 지는때가있다. 예를들어, 눈 이나 비가 많이 오는 날 내가 차를 끌고 나가는 때, 사우나 를하러들어갈때마다똑같이 '선반 의자 가운데 밟아'라는 말등, 무한반복한다. 그소리 가지긋지긋하게느껴지는때 가 있었다. 내가 기분 좋은 날 은'응,알았어~자기야'라고대 답한다. 어떤 날은 듣기 싫지 만,그냥마음을누르고'응'짧 게 대답하거나 '알고 있어'라 고 대답한다. 그래도 기분 나 쁨을 표 내지 않고 사뿐히 눌 러줬으니 나름 잘한 날이다. 문제는기분이그저그런날에 똑같은얘기를또들으면나의 뾰족함이나타난다.'언제까지 똑같은 말을 되풀이할 건데?' 내말의냉랭함과뜨거운광선 을감지한남편은다행히도입 을열지않는다.참현명하다. 어느 날, 작정하고 남편에게 물었다. 왜 그렇게 사우나를 갈때마다선반의자가운데를 밟으라고얘기를하는지,핀란 드에 비나 눈이 오는 날이 얼 마나많은데왜그리잔소리를 해야만 하는지 물었다. 내가 못 미더워서 그런 것인지, 아 님불감증인지도대체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그의 대답은 내마음에하트를붙여줬다. "그야, 눈이나 비가 올 때 자 동차 사고가 자주 나니까. 핀 란드에서는 사우나에서 뜨거 운 온기에 샤워 후에 사우나 받침 의자에 발을 잘못 디뎌 서 죽는 사람이 많아. 나한테 는 네가 안전한 게 제일 중요 해. 그래서 걱정이 되었어. 네 가안전하게돌아왔으면해서 그런 거야. 너 없는 세상은 상 상조차하고싶지않아." 그 이후로 나는 남편이 하는 안전에 대한 잔소리가 사랑 임을 알았다. 그리곤 무슨 말 을 하든 '어쩌고 저쩌고'를 필 터링을 할 수 있었다. 내 머릿 속에 번역기를 돌리는 것이 다.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로들렸다. 썸은표현해야지속된다 남편의손편지와꽃은여전히 내 삶에서 생각지도 못할 때 짠~하고 나타난다. 티격태격 한 다음 날에, 지극히 평범한 어느 날 나타나기도 한다. 사 소한것에신경을써주는세심 함, 적절한 타이밍에 맞춰 선 물이 아닌 것처럼 준다. 내 마 음이 편하지 않다는 걸 신경 써주고기억해주고있다느낀 다. 손편지는 내가 특별한 사 람임을 잊지 않게 해 줄 뿐만 아니라여전히사랑받고있다 는 시그널을 같은 것이다. 정 기적으로 반복적으로 관심의 표현을 보여주기에 이 사람 이 내 사람이다 확신할 수 있 다. 꽃을 가꾸지 못하지만, 꽃 을좋아하는내마음을헤아려 꽃다발을직접들고오기도배 달을시키기도하는그의진심 어린이해와사랑의표현이다. 결혼을하고나서내가남편과 썸을타는이유는부부일수록 더많은표현과대화가없으면 그관계는유지되기힘들다는 것이주변사람들의이혼을통 해발견했다.상대가느끼지도 못하는썸은오래가지못한다. 부부관계도 마찬가지다. 너무 과도하지않게,너무소극적이 지않게그중간지점을유지하 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표현 이 없는 관심과 사랑은 썸 타 는관계에서상대방을헷갈리 게 만든다. 썸을 그만 타겠다 는 의미다. 표현을 해야 썸이 지속된다.그래서나는오늘도 남편과썸을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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