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ion Weekly News

20 ivisionmagazine.com FRI, 23th JUL 933 ⓒ본광고이미지는비전매거진이제작하였습니다. 파리를기억하는 특별한방법 나에게파리는'책의도시'다 by김도영 이후파리에서열리는가장큰 규모의국제행사였거든요.담 당자로서 안전 문제만큼이나 행사의 흥행을 신경 쓰지 않 을 수 없으니, 오픈 당일 아침 까지도마음을놓지못해안절 부절했죠.그때저희부스에서 프랑스어통역을담당하던유 학생친구가제게로다가와말 했습니다. “걱정마세요.아직프랑스사 람들이얼마나책을사랑하는 지 모르셔서 그래요. 아마 이 사람들은책을보지못하는게 테러보다더위험하다고생각 할걸요?” 불안한 마음을 안심시키려는 멘트치고는 꽤 낭만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아직테러범일 부가여전히파리시내에있다 는뉴스가연신보도되고있는 와중에그게정말가능할까싶 었죠.그런데의심이확신으로 바뀌기까지는오래걸리지않 더라고요.행사가시작되는오 전 9시부터 사람들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하더니 약 4일 간의 일정 동안 10만 명이 넘 는사람들이다녀갔습니다.도 서전기간내내매일행사장을 방문하는사람도쉽게찾을수 있었고일부학교는아예휴교 를 한 채 학생들을 모두 도서 전에참석하도록했죠. 기획한행사가안전하게,성공 적으로진행되니더할것없이 기뻤지만한편으로는쉽게이 해되지않기도했습니다.솔직 한 심정으로는 '책이 뭐라고 대체이정도까지?'싶었죠.결 국궁금함을참지못했습니다. 행사마지막날파리지역신문 과의인터뷰를마친후기자에 게 용기를 내 질문했죠. 이런 분위기에서 행사가 취소되기 는커녕흥행하는것이가능하 냐고말입니다.그러자기자가 답하더군요. "비겁한 폭력에 대응하는 유 일한방법은그들이우리의일 상을 파괴할 수 없다는 걸 보 여주는거예요.그러기위해서 는 늘 하던 것을 평소와 똑같 이하면되는거죠.보세요.파 리사람들은그렇게하고있어 요.평소처럼책을찾고,읽고, 사랑하고있잖아요." #.인간이물을찾는이유와 같지않을까요? 사실출장기간에는개인적인 시간이거의없습니다. 하루일을마치자마자그다음 여행은 늘 설레는 일입니다. 떠나기 전에는 기대와 궁금 함이, 도착해서는 들뜸과 낯 설음이그리고여행이끝난뒤 에는기약과아득함이저마다 다른이유로우리를설레게하 니까요. 저는대자연도좋아하지만도 시를여행하는것도무척좋아 합니다. 아마도 그 이유는 사 람과이야기가넘쳐나기때문 이 아닐까 싶네요. 자연을 품 은여행지가웅장했던풍경들 로기억된다면도시는우연한 만남과 에피소드들로 기억되 는것같습니다. 파리. 참 낭만적인 도시죠. 저 도직접가보기전까지는가장 판타지가컸던여행지중하나 였습니다. 파리에서 해보고 싶은 위시 리스트도 많았고요. 에펠탑은 꼭야경으로먼저만나고싶었 고,아침에는노천카페에서따 뜻한커피와크루아상을맛보 고싶었습니다.오후엔퐁피두 센터에서시간을보내다저녁 에는파리생제르맹의축구경 기를직접관람하며하루를마 무리하고싶었죠.도시어디를 가든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의 주제가인 'Si Tu Vois Ma Mere'가흘러나올것같은환 상에도젖곤했습니다. 하지만 직접 파리를 다녀온 후 제게 그곳은 조금 다른 의 미로 남아있습니다. 바로 '책 의도시'죠. 프랑스사람들이책에대한애 정이각별하다는것은익히알 고있었지만실제로파리에서 마주한경험들은제예상을훨 씬 뛰어넘었습니다. 이들에게 책이란숨쉬거나걷거나먹는 행위처럼 당연하고 자연스러 운 것이자, 삶을 살아가는 중 요한 이유 중 하나라는 걸 매 순간느낄수있었거든요. 또한적어도제가만난대다수 의사람이책에대한자신만의 철학을가지고있었고이를표 현하는데 거리낌이 없었습니 다. 파리에 도착하기 전 가진 환상과실제비슷한곳도있었 고 전혀 다른 곳도 있었지만, 그 모든 곳에 책이 있다는 사 실이저를새로운판타지로이 끈 것이죠. 그래서 이번 글에 서는 파리를 책의 도시로 기 억하게해준프랑스사람들의 이야기를소개하고자합니다. #.책을읽지못하는게더 위험하다고생각할거예요. 사실파리를방문한건여행이 아닌 출장길이었습니다. 당시 제가담당하고있던서비스가 파리국제도서전에참여할기 회를얻었기때문이었죠.프랑 스에서도손꼽히는큰행사에 주빈국자격으로참가하는거 라 거의 1년여 전부터 차근차 근 기획을 준비했습니다. 책 을좋아하는사람으로서책과 관련된행사를기획한다는것 은 또 다른 의미였거든요. 신 나고 들떴죠. 정말 잘하고 싶 었고요. 그렇게 D-day를 앞두고 있던 어느날뉴스를통해파리에서 최악의테러사태가터졌다는 소식을들었습니다.우리모두 가아는2015년11월,파리도 심 테러였죠. 때문에 파리 공 항에 도착하자마자 기관총으 로무장한특공대와마주쳐야 했고, 도시 전체가 슬픔에 빠 져 있다는 것 역시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비극적인 사건도 충격이었지 만솔직히개인적으로는행사 가제대로진행되지못할까봐 걱정이앞섰습니다.테러사태 책은그들의일부였고그들역시책의일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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