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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ivisionmagazine.com FRI, 20th AUG 937 ⓒ본광고이미지는비전매거진이제작하였습니다. "선생님, 우리 아이가 6일째 열이계속나요." 보호자인 어머니의 목소리가 떨렸다. 어머니는 마음이 아 팠겠지만, 나는 머리가 아팠 다. 아이는 이미 다른 병원을 두 번을 거쳤으며, 다른 의사 가 목이 부었다며 약을 줬지 만 효과가 전혀 없었다고 했 다. 거기다 우리 병원에 자주 오는아이도아니었다. 어머니는 얼굴에 걱정이라는 검은구름이잔뜩드리워져언 제라도천둥번개를동반한폭 우가내릴것같았다.다행히3 살짜리성찬이는약간흐린정 도였다.다른병원을전전긍긍 하다오는환자는의사입장에 서는 피하고 싶다. 형사로 따 지자면,다른사람이해결하지 못한 <미제 사건>을 떠맡는 것과 같다. 아니, 의사는 형사 보다더곤란한지경이다. 대게이런경우는 1.진단이나치료가 어려운경우 2.다른병원이나의사와 트러블이있거나,진료에 만족하지못하는경우 둘 중 하나다. 의사로서 꼼꼼 하게 진찰도 하고, 설명도 친 절히 해줘야 하지만, 결국에 또 다른 병원에 갈 확률이 높 다. 즉, 단골이기보다는 뜨내 기손님일가능성이다분하다. 선택의갈림길이다. 1."잘모르겠어요.큰병원에 가서정밀검사를받아 보세요."라며아예처음 부터난제를피해가기 2."그럼한번천천히살펴 보죠."적극적으로명의에 도전하기 나는의사로서난제를피해가 려니 직업적 양심이 걸렸고, 그렇다고 명의에 도전하기에 는 열정이 부족했다. 기본만 하기로했다. 다른병원에서는목이부었다 고 했으나, 그건 의사가 열날 때 하는 가장 흔한 거짓말이 다. 3세아이가목이부었으면 밥을 먹을 리가 없다. 밥도 잘 먹고(각종 구내염 및 편도 이 상 배제), 응가도 잘하니 장염 일리도없었다. 중이염을배제하기위해귀를 보았다. 정상. 목과 입안에 편 도염 및 기타 구내염이 없었 다. 목을 앞뒤로 젖히며 경부 강직을 확인했으나 정상이었 다. 청진도 하고 배도 만져보 았으나멀쩡했고,아이를제자 리에서보게했으나멀쩡했고 팔도잘움직였다. 딱하나, 아 이목에림프절이만져졌다. 목에림프절이커지는이유는 수도 없이 많다. <5일 이상의 발열>과<목에만져지는림프 절>이두개면소아과의사는 물론이고 의대생이라면 머릿 속에질환이하나떠올린다. <가와사키병> 급성 혈관염으로 5일 이상의 발열과 아래 5개 증상 가운데 4개이상을만족시킬때진단 을내린다. ①화농이없는양측성 결막충혈 ②입술,입안의변화: 입술의홍조및균열, 딸기혀,구강발적 ③부정형발진 ④급성기의비화농성경부 림프절비대(1.5cm이상) ⑤급성기의손발의가벼운 부종과홍조,아급성기의 손발톱주위의낙양낙설 성찬이의손바닥을보았다.역 시나손에가벼운부종과홍조 가 보였다. 또한 팔에 BCG를 접종한 부위가 붉었다. 가와 사키 질환은 5개 중에 4개 이 상을 만족시켜야 하는데, 3개 를만족시켰다.하지만가와사 키질환일가능성이높아보였 다. 나는 진료의뢰서를 썼고, 한달지나서보호자가찾아왔 다. 그때 대학병원 가서 가와 사키로 진단받고 치료받았고 퇴원했다고감사하다고했다. 다른선생님이놓친질병을선 생님이찾아냈다며. 그렇다면나는훌륭한의사였 고, 앞에 성찬이를 진료한 두 의사는 실력이 없었을까? 절 대 그렇지 않다. 5일 이상 지 속되는소아의발열에서반드 시가와사키질환을생각해야 한다는건,의대생때부터소아 과에매년시험에나오는문제 일 뿐 아니라, 의사 시험에 매 번 빠지지 않고 나오는 왕족 이다. 즉 성찬이가 열 난지 5 일이 넘은 후, 진찰한 의사라 면 누구나 명의가 될 것이었 다.내가명의가된건그냥운 이었다. 사람들은 명의를 찾아다니기 에, 눈 앞에 명의를 놓치고 있 는건지도모른다. 삐쩍 마른 몸에 얼굴에 낀 회 색 안개가 누가 봐도 불안과 우울이 있는 20대 김성은 씨 였다. 배가 아파서 왔고, 다른 병원에서 이미 혈액검사에서 복부초음파와내시경까지모 두 다한 상태였다. 이미 신체 적이상은모두배제했으므로 내가할건없었다. "이미 검사를 다 하셨기 때문 에더이상검사할건없고요, 어떤사람은마음이힘든데몸 이아프다고하기도하거든요. 대게는머리가아프거나,배가 아프거나, 가슴이 갑갑하다고 그래요. 김성은 씨도 이미 검 사 다 하셔서 배가 이상할 가 능성은낮고요,정신과치료를 받아보시는건어떨까요?" "안그래도OO정신과갔었는 데, 약 먹으니 너무 나른하고 졸려서먹다중단했어요." "사실고혈압이나우울증이나 어느병원을가든비슷비슷하 거든요. 이 병원에서만 쓸 수 있는 특별한 약은 없습니다. 의사는처음에는A약을쓰고, 효과가없으면A약용량을늘 리고,부작용이심하면B약으 로 바꾸고, 그래도 효과가 없 으면C약으로 바꾸면서 환자 에게가장적합한약과용량을 결정합니다.하지만환자는약 의효과가즉시나타나지않거 나, 부작용이 생기면 바로 약 을끊고다른병원에가버리거 든요. 그러면 다른 의사는 다 시A로 약을 사용하며 악순환 이계속됩니다." 처음에의사가괜찮다싶으면, 안낫더라도꼭3번은가세요. 이게내가환자들에게항상말 해주는 <명의 찾는 법, 삼 세 번>이다. 사람들은 특별한 치 료를원하지만,진단과치료가 전세계적으로표준화된지금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시술이나수술에관해서는차 이가 나지만, 약물 치료에 대 해서는이미정답이정해져있 다. 옆 동네 의사가 자신만의 약을 혼자 쓸 수 없듯, 미국에 서쓰는약을나또한클릭몇 번으로처방할수있다. "아이고, 그때기침을하도해 서 병원 두 군데를 다녀도 안 났더니그때신기하게선생님 께서 주신 약을 먹고 바로 나 았어요. 그래서 일부러 여길 또찾아왔습니다." 두 달 전에 기침으로 오셨던 박옥자아주머니가웃으시며, 나를칭찬하신다.감기는약을 먹으면 일주일, 안 먹으면 칠 일 만에 낫는다. 나는 그녀가 만난3번째의사,즉감기에걸 린 지 7일 전후에 진찰했기에 명의가 되었다. 내가 박옥자 아주머니를첫번째나두번째 봤다면영락없는돌팔이가될 뻔했다. 겉으로 웃었지만, 속 은씁쓸했다. 명의 찾는법 삼세번 by꿈꾸는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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