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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ivisionmagazine.com FRI, 17th SEP 941 ⓒ본광고이미지는비전매거진이제작하였습니다. 한국인들은 식당에서 일하는 분들(여성)을 '이모'라고 부 릅니다. 한때 이모라는 호칭 이 문제가 있다며 '차림사'라 는 용어가 대체안으로 제기 되었으나 "그럼 도둑은 절도 사냐?"는 등 많은 사람들의 비웃음 속에 역사 속으로 사 라졌죠. 식당 종업원 뿐이 아닙니다. 자녀가 있는 친구들을 만날 때 여자분들은 본인을 '이모' 라칭합니다.엄마아빠도아이 에게누구이모라고소개를해 주죠. 인터넷에서나 볼 수 있 는셀럽의자녀들에게도본인 을이모라부르며상호작용을 시도하는 랜선이모도 마찬가 지입니다(남자들은같은경우 에 대개 '삼촌'이란 호칭을 씁 니다). 이는 일단 사회적 관계를 가 족 관계의 확장으로 보는 한 국형인간관계의사례로이해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궁금 한 게 있는데요. 왜 고모가 아 닐까요? 어머니항렬(?)의여성친족에 해당하는말이aunt밖에없는 영어와는달리우리말은고모 (아버지의 여자형제), 이모(어 머니의 여자형제, 숙모(아버 지의 남자형제의 부인), 이들 을통칭하는우리말아주머니 등 다양합니다. 그런데 왜 다 른호칭이아니라이모가대표 호칭이되었느냐이말이죠. 언어는 그 언어를 쓰는 사람 들의 문화와 심성을 반영합 니다. 한국인들에게 고모보다 이모가 편한 이유가 있을 거 라는 얘긴데요. 그 이유는 바 로한국이모계사회이기때문 입니다. 상당히뜬금없다는느낌받으 신 분 많으실 겁니다. 한국은 유교가부장사회라고듣고배 우셨을테니까요.그러나가부 장적질서가모계사회는양립 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지 금부터한국이모계사회인근 거를말씀드려보겠습니다. 우선우리나라의전통적결혼 제도를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남자가 결혼 하는 것을 '장가간다', 여자가 결혼하는것을'시집간다'라고 합니다. 그런데 '시집간다'는 말은후대에생긴말이고오랫 동안결혼은남자가결혼할여 자의 집(장인의 집=장가)으로 가는것이었습니다. 남자가여자의집으로들어가 살다가아이가성인이되면분 가를하는식이었죠. 왜고모보다 이모가편할까 한국이OO사회였다는증거 by한선생 아내 집안의 일원이 되고 그 사이의 자녀 역시 그 집안에 소속되며자녀의교육역시그 집안의 어른들(외할아버지, 외삼촌)이담당합니다. 반면 부계사회에서는 결혼한 여성은 이 집에 속하게 되고 그 자녀 역시 이 집안의 일원 이 되며 자녀 교육이나 가정 의 대소사는 이 집안 어른들 (할아버지, 삼촌들)의 결정에 따릅니다. 한국이 모계사회까지는 아닙 니다만모계적속성이강한사 회임은틀림없습니다.오랜세 월동안한국을지배해온유교 적질서때문에한국사회는부 계적인 요소가 두드러지지만 눈에띄지않고이어져내려온 문화의영향으로모계의힘도 그못지않게강하다는것이죠. 한국에서결혼한여성들이결 혼 전 성씨를 그대로 쓰는 이 유도여기에있습니다.여성의 성씨는여성의아버지의성씨 니까요. 이는 여성의 결혼 후 에도원가족의영향력이사회 적으로미치고있음을의미합 니다. 집요할정도로외척을경계했 던조선왕조의노력도같은맥 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특히 조선초기에는 외척들에 대한 잔인하리만큼의 숙청이 이루어졌는데요.왕자신과왕 자들에게미칠외척들의영향 력을미리차단하여왕권을강 화하려는조치였을겁니다.실 제로 순조 이후 안동김씨, 풍 양조씨 등 외척 집안들을 견 제하지못하자왕권이추락하 고세도정치가발흥하는계기 가되죠. 한편, '시집살이'는 임진왜란 과병자호란이후나타난결혼 방식입니다. 대를 이어야 할 많은 남자들이 죽은 탓도 있 고, 전쟁 후 혼란스러운 가치 관을다시세우는과정에서사 회가급격히보수화하게되는 데이과정에서남자가장가가 는 방식이 아닌 여자가 '시집' 을가는형태의결혼제도가자 리를잡습니다. 장가를 가긴 하되, 장가(처가) 에서며칠정도만머물고이후 에는여자가시집으로가서시 집에서 계속 사는 것이죠. 아 들을낳아야한다는압력과시 집의법도와문화에적응해야 한다는 부담감, 또 아들과 남 편을놓고벌이는여자들사이 의신경전등이시집살이라는 한국여성들이겪어왔던간난 고초는여기부터시작됩니다. 이제이모가고모보다편한이 유가 짐작이 가시죠? 생각해 보십시오.아이들의고모는엄 마에게 시누이입니다. 시누이 는 "때리는 시어미보다 말리 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속담 의주체이자시집살이의한축 이죠. 반면에 엄마의 친정, 즉 외갓집에 가면 볼 수 있는 이 모는엄마의형제입니다. 친가에할아버지할머니뵈러 갈 때와 외갓집에 갈 때의 차 이를기억하십니까?손자손녀 입장이지만왠지불편하고눈 치 보였던 어디와, 누구 눈치 보지않고마음껏어리광부릴 수 있었던 어느 곳. 이는 엄마 의 기분과 관계 있습니다. 아 빠의기분과도관계있겠군요. 아내의기분이좋지않은데기 분좋을남편은없을테니까요. 부모의감정은아이에게고스 란히전해집니다.부모의감정 경험방식과사회적상호작용 을아이가배우고그것이사회 의 문화가 되는 것이죠. 엄마 가누구를더편해하고누구를 더어려워했겠습니까.아기때 부터엄마의감정을보고느꼈 을우리들은누구에게더친근 감을느꼈을까요? 이것이 우리가 여자 어른들 을 '이모'라고 부르는 이유입 니다. 여러분율곡이이와신사임당 아시죠? 율곡 이이가 자란 집 이 강릉 오죽헌, 즉 신사임당 의 친정입니다. 이이의 아버 지 이원수에게는 처가가 되 겠지요. 요즘 식으로 생각하면 '처가 살이'를 한 것인데요. 이 시대 의처가살이는현대한국에서 처가살이가갖는의미와사뭇 다릅니다. 임진왜란 전까지는 남자들이 장가(처가)가서 사 는것이일반적이었으니까요. 이러한풍습은고구려서옥제 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습 니다. 삼국지 위지 동이전 고 구려조에 보면, 고구려 사람 들은 결혼할 때 남자가 여자 의 집으로 가 여자의 아버지 (장인)에게 결혼 허락을 구합 니다.허락이내려지면여자의 집에서는 집 한 켠에 서옥(壻 屋; 사위집)을짓고거기서딸 부부를살게했다는것이죠. 이러한 결혼제도는 한국에서 여자의집안이갖는권위를잘 보여줍니다.결혼한남자가아 내집의일원이된다는이야기 니까요. 그의 노동력과 그 자 녀들 역시 아내의 집, 다시 말 해아내아버지의가문의소속 이 되는 겁니다. 어느 정도 시 간 후에 독립을 한다고 해도 그 기간 동안 받게 되는 경제 적, 정신적(문화적) 영향력은 엄청나다고할수있죠. 이런 사회, 즉 여성의 부계(아 버지와남자형제)가사회적으 로 힘을 갖는 사회를 모계사 회라고 합니다. 말리놉스키가 연구했던 트로브리안드 제도 가 대표적인 모계사회죠. 물 론 한 집안에 아들도 있고 딸 도 있기 마련이기 때문에 어 떤 부계/모계를 명확하게 구 분하는것이쉽지는않습니다 만, 이 두 종류의 사회는 결혼 후두집안의권력구도라는점 에서명백한차이가있습니다. 모계사회에서 결혼한 남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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