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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ivisionmagazine.com FRI. 17. DEC. 954 ⓒ본광고이미지는비전매거진이제작하였습니다. AI 시대의 신인류 by siwoorain 2016년엔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이 등판 한다.4승1패,알파고승.이세 돌은 “인간이 진 것이 아니라 이세돌이 진 것”이라고는 했 지만, 이후 알파고를 이긴 인 간은아무도없었다.사람들의 심경은 복잡했다. 인공지능이 인간고유의영역으로꼽혀온 창의성까지 모방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놀라움, 아직 가 보지 않은 세계에 대한 호기 심,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게 아닐까하는두려움이뒤섞였 다. 인공지능이 소설도 쓰고, 작곡도한다는소식이더해져 의구심은크기를키웠다.그래 서기계가인간의육체노동력 뿐아니라,정신세계까지대체 하는 것일까. 그로 인해 인간 의일자리는줄어드는것일까. 정답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기존 에없던영역이생기면서파생 직업이창출될것이라말한다. 즉,일자리가줄어든다기보다, 일의종류가변화한다는의견 이다. 로지가 그 예다. 로지는 보디모델위에로지의얼굴을 합성하는 ‘디지털 더블’ 형태 로 존재한다. 로지의 보디 모 델로 활동하는 이들이 있고, 로지의 인스타그램을 운영하 는 이가 있으며, 시각 효과를 담당하는 팀이 있다. 로지의 활약이대체한건연예인들일 감이지만, 로지가 유명해질수 록 그녀를 돌보는 팀의 수는 늘어난다.로지의소속사대표 이자그를창조한백승엽도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 로지팀은점점늘어나는중이 고, 이런 식의 새로운 직업들 이더활성화될예정이기에인 간과버추얼의싸움이라고생 각하지않습니다.” 인간과버추얼의싸움이아니 라면무엇일까.인공지능이특 이점을넘어인간을굴복시키 는 날이 올지는 미지수지만, 한가지는확실하다.신세계를 향한욕망은쉽게꺾이지않으 리란 것이다. 자본이 모이는 시장이고,돈이되는산업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의 급격한 발전이순수과학만으로이뤄 진다고생각하면순진하다.그 이면에는 일론 머스크, 제프 베이조스,마크저커버그같은 디지털 신인류의 아버지들이 있음을기억해야한다. 다시 로지 이야기를 해보자. 지금 로지가 돈을 벌고 인기 를 끄는 건 로지의 욕망일까. 스타들의까다로운요구에환 멸을 느낀 감독이 있다. 그런 감독앞에아름답고고혹적인 데다, 그의 말에 순종적이기 까지 한 여인이 나타난다. 그 녀의 이름은 시몬. 사람이 아 니다. 디지털 여배우다. 대중 이 바라는 온갖 로망을 믹스 한 시몬의 등장에 세계는 열 광하고, 감독은 시몬을 합성 기술로 영화에 출연시켜 큰 성공을 거둔다. 감격에 겨운 감독이 외친다. “디지털 시대 가 도래했어. 새로운 세계가 열린 거야!” 2002년 앤드류 니콜 감독의 영화 <시몬> 이 야기다. 영화는 흥행과 비평 에서신통찮은성적을받았지 만, 결과적으로 한 가지 능력 은 확실히 증명했다. ‘선견지 명’이라는능력. <시몬>으로부터 19년. 지금 대한민국엔 ‘오로지’라는 이 름의 인플루언서가 혜성처 럼 등장해 광고계를 접수 중 이다. 싸이더스 스튜디오엑 스에서 제작한 가상 인간이 다.컴퓨터장인이한땀한땀 정성스레 매만진 로지 앞에 ‘ 스타는탄생하는가,만들어지 는가’라는 질문은 무용지물 이다. 로지는 다이어트로 섭 식장애를 겪을 염려도, 학폭 논란에 빠질 우려도 없다. 악 성 댓글에 상처받지 않는 강 철 멘털과 24시간 활동 가능 한 무한 체력은 덤. 노화에서 자유로운로지는나이라는유 통기간도 비껴간다. 업계 반 응은뜨겁다. 올해벌어들일것으로예상되 는광고료만10억이다. 넷플릭스드라마출연까지조 율중이다. 로지의 활약을 두고 가장 많 이들려오는말은“가상인간 이 연예인 일감 잡아먹는다” 이다. 새삼스럽지 않다. 기계 가 인간 고유의 영역을 침범 해 온 역사를 우리는 목격해 왔다. 19세기 초 영국에서 일 어난 ‘러다이트 운동(기계파 괴운동)’은 기계가 인간의 자 리를 대체할 것을 우려한 노 동자들의 저항으로 기억된 다. 1997년엔 세기의 대결이 전파를 탔다. 세계 체스 챔피 언가리카스파로프가 IBM이 만든인공지능 ‘딥블루’에무 릎 꿇는 장면이었다. 인류는 이 사건을 인간이 인공지능 에패한첫사례로기록했다. 당연히 아니다. 로지를 만든 회사의욕망이며,로지가벌어 들이는 돈 역시 모두 회사 통 장에 쌓인다. 미국 LA에 사는 열아홉살가상인플루언서릴 미켈라가미국스타트업브러 드에 벌어다 준 2020년 매출 은1백30억원이다.가상인간 의아버지들은경쟁력강화를 위해더진화한제2의릴미켈 라,제2의로지를만들어낼것 이다. 아닌 게 아니라, 로지의 성공을확인한싸이더스스튜 디오엑스는 ‘남자 3인조 아이 돌’출격을예고했다. 인간의욕망으로원초적성욕 을 빼놓을 수 없다. 이 분야에 서돈이되는것. 그러니까 ‘킬 러 콘텐츠’ 중 하나는 포르노 그래피다.이미인간을대체하 는 섹스 로봇이나 VR섹스 콘 텐츠가 무섭게 성장 중이다. 록시라는이름의섹스로봇이 2010년 등장한 이래, 섹스 로 봇은 구매의 대상이 됐다. 구 매자는아바타꾸미듯로봇의 머리색깔, 피부, 성격등을취 향에 맞게 주문할 수 있다. 캐 나다와유럽몇몇나라에선로 봇 성매매 업소도 영업 중이 다. 섹스 로봇을 지지하는 이 들은발기부전이나조루증같 은공포에서인간을이롭게한 다고 주장한다. 아, 분야를 가 리지않는홍익인간정신. 섹스를위해만들어진휴머노 이드의 발달은 일부일처제나 불륜 개념도 바꿀 수 있다. 휴 머노이드와섹스하는건배우 자에 대한 배신일까 아닐까? 자신의 연인이 휴머노이드와 섹스하는 걸 받아들 수 있는 가? 휴머노이드와의 밤이 당 신과의 밤보다 뜨겁다면? 영 화<AI>에서주드로가연기한 섹스로봇지골로조는이렇게 말했다. “한번로봇애인을경 험하고나면다시는인간과의 관계를원하지않게될걸?”말 도 안 되는 소리라고, 흉측하 게 그런 걸 왜 쓰냐고 반복하 고 싶은 당신에게, 주드 로 얼 굴과 스칼렛 요한슨 목소리 (영화 <그녀>)가 찾아가는 상 상을해본다. 기술의인간대체를두고뜨겁 게달궈진분야는자율주행자 동차다. 전문가들은 자율주행 차시대가본격적으로시작되 면,마이클샌델의그유명한< 정의란 무엇인가>의 ‘트롤리 딜레마’가 현실화한다고 입 을 모은다. 생각해보자. 차 엔 진이 고장 난 순간, 자율주행 차 AI는 보행자와 운전자 중 누구를 살려야 할까. 아니, 누 구를 살리도록 프로그래밍할 것인가. 만약 그 어떤 상황에 서도차주인을보호하도록설 정된다면이차는차주를제외 한 타인에게 무기가 될 수 있 다. 나를 배격할 수 있는 로봇 이란, 인류를 공격한 <어벤져 스>의 인공지능 로봇 울트론 과도같은존재일것이다. 올해 한 예능에서 고(故) 김 광석이 ‘보고싶다’를 열창하 는 모습을 봤다. 이 곡은 김광 석 사후에 나온 노래이니, 당 연히 그가 부른 적이 없다. 목 소리의정체는김광석을대체 한 AI. 나는 그 노래가 좋으면 서도조금은불편하고소름돋 았다. 뮤지션은자신이내는미세한 창법하나에도예민하다고들 은 바 있는데, 이 노래를 그가 듣는다면 어떤 생각을 할까? 윤리적으로 타당한가 싶기도 했다. 나의 목소리를 완벽하 게카피한인공지능이나모르 게어딘가에서활약하고있다 면 어떨까. 일단 주위에 보이 스피싱 주의보부터 발령해야 할테다. 아, <시몬>의 결말을 말하지 않았다.시간이흐를수록인공 지능시몬과감독의권력관계 는역전되고,감독은사면초가 에 몰린다. 고생 끝에 위기에 서벗어난감독이얻은교훈은 기술을함부로건드리지말자 가아니다.그는제2의시몬을 만들기시작한다.성공을욕망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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