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ion Weekly News

26 ozkoreapost.com FRI. 11. FEB. 959 ⓒ본광고이미지는비전매거진이제작하였습니다. 68세아버지의 도전, 피아노를치다 by남수돌 어느날갑자기취미부자가된아버지 우리아버지가달라졌어요 회사택시에 개인택시 경력을 더하면운전경력만총25년의 아버지는어느날갑자기찾아 온황반변성때문에예정에도 없던 은퇴를 해야 했었다. 자 칫하면실명에도이른다는무 서운병인만큼치료과정에서 온가족이걱정했는데도다행 히조기에발견해치료한덕분 에지금은일상생활에서조금 의불편함도느끼지않고계신 다. 다만 밤에 운전을 계속할 경우눈에큰지장을줄수있 어개인택시를그만두시고새 로운직장을알아봐야하셨다. 인생은새옹지마라는말이쏙 들어맞는듯개인택시를그만 두고직장을구하기힘들었지 만, 대형 골프장에 취직해 적 성을찾은듯동료분들께인정 받으면서 잘 다니고 계신다. 이런일련의과정을겪어서인 지개인택시를몰던시절에는 전혀자신의삶을돌보지않았 던아버지인데,골프장에다니 시고나서부터자신의삶을가 꾸기시작하셨다. 젊은시절의아버지, 그리고나 가끔명절에친가에가면할머 니는 내가 만나 보지 못했던 젊은날의아버지를회상하곤 하셨다.문학과그림을사랑하 는청년이었던아버지의모습 을 증명하듯 총각 때 쓰던 아 버지의 방에선 손 때 묻은 소 설책과스케치북에여러번스 케치를한그림들이잔뜩있었 다. 더 가르쳤으면 좋았을 텐 데 하며 푸념 섞인 말을 늘어 놓는 할머니에게 '우리 딸이 나를 닮아서 예술에 소질이 있다' 은근슬쩍 내 자랑을 꺼 내는 아버지였다. 아버지에게 부끄럽게도사실내게는그리 타고난예술적소질이없었다. 그저끈기덕분에이뤄낸것이 었다. 그 마저도 부모님이 어 린 시절 피아노며 바이올린, 미술, 태권도, 수영등정말다 양한사교육을지원해주신덕 택에 갖게 된 것에 지나지 않 는다. 부모님이 가끔 나였으 면 좋겠다고 한 적이 있었는 데, 내가 아버지의 부모로 아 버지가가진재능을지원해줄 수있었다면얼마나좋았을까. 취미부자의길 일하느라 바빠 운동 외에는 별다른 취미를 가진 적이 없 던 아버지였지만, 남들 잘 때 일하고 남들 일할 때 자야 했 던야간개인택시생활을정리 하고골프장에서일을시작하 자마자아버지는달라지셨다. 휴일마다어린시절피아니스 트가되고싶다는철부지딸을 위해 사준 피아노 앞에 앉아 무작정건반을눌렀다. 피아노에서나는음을신기해 하며 어디서 났는지 내가 일 곱 살 때쯤 처음 피아노를 배 울 때 쓰던 교본을 꺼내와 계 이름을하나씩외우며악보를 따라 한 손가락 씩 치기 시작 하셨다.그때쯤골프도시작했 다.남들은몇주,몇달동안배 우면서터득할기술을아버지 는 매일 퇴근 후 골프장에 남 아 세네 시간 골프 연습에 바 쳐가며얻었다.그래서인지아 버지손에는늘대일밴드가덕 지덕지 붙어 있었다. 그런 손 으로휴일이면피아노건반을 눌러가며연주해보려애를쓰 는아버지가신기했다. 이제는선생님이되어버린딸 내가 처음 두 발 자전거를 탈 때아버지는훌륭한스승이었 다. 겁이 많아 앞으로 나아가 기 주저하던 내 자전거의 안 장을 계속 붙잡으면서 내가 균형을 잡을 때까지 몇 시간 이고 타는 법을 아버지가 가 르쳐주지 않았다면 네덜란드 로교환학생을갔을때자전거 없이하루도살지못하는곳에 서완벽하게낙오자가되었을 것이다. 그렇게나의스승이었던아버 지의스승을이제는내가자처 하고 있다. 어릴 때 피아노 학 원 대신 조금이라도 더 배울 수있도록피아노과외를시켜 주신아버지에게이제는내가 과외선생님이 되어서 계이름 을알려주고피아노를연주하 는방법을알려준다.연습만이 살길이라며몇번이고계속해 서 연습할 것을 숙제로 내드 리기도 한다. 그럴 때면 아버 지는선생님의실력이별로라 본인의피아노실력이늘지않 는다고원망하지만실상은피 아노를배울때어느때보다도 눈이초롱초롱하게빛나는것 을나도알고아버지도안다. 개인적인바람이있다면 요즘앱스토어에접속하면피 아노부터 영어, 미술 등 정말 다양한취미활동을위한앱이 많다며하나씩해보고싶다고 했다. 우리 아버지가 말이다. 서른 살 먹은 딸보다도 예순 여덟의아버지가더스마트한 라이프를즐기고계신다.누가 알려주지도않았는데'케이크' 라는앱으로영어를공부하고 유튜브를보거나앱을통해초 보자들의피아노연주법을보 며공부를하신다. 항상말로는이제다살았다며 더이상욕심이없다고는하시 는 데 내가 보기엔 취미 부자 로서 욕심이 생긴 듯하다. 아 버지가항상건강을잃지않고 자신만의 취미생활을 즐기시 며이제는여유롭고행복하게 지내시면 좋겠다. 그거면 더 이상바랄것이없을것같다. 출처:내사진첩(그의취미생활은현재진행중)

RkJQdWJsaXNoZXIy NTUxNz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