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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ozkoreapost.com FRI. 11. MAR. 963 웹사이트 제작서비스 네덜란드사람들은 커튼을 열어두고산다 byHazero 덕분에흥미진진한나의밤산책 했을 때, 대부분의 거주 형태 가고층빌딩의아파트형식이 기때문에아파트에설치된블 라인드가흔히떠오른다.만일 주택형식에산다고하면사방 에꽤나높은담벼락이둘러싸 는 모습이 떠오를 수도 있겠 다. 고층빌딩의 경우에는 1층 이나 2층같이 저층에 사는 사 람들이행인들의시선을피하 기위해불투명한시트지를붙 이거나꽤나촘촘한블라인드 를설치하여가림막같이구성 해둔 경우가 종종 보인다. 고 층에 산다고 해도 비슷한 높 이의반대편빌딩에서우리집 이훤히들여다보이기때문에 커튼을꼭설치하는편일것이 다. 단독주택 같은 경우에는 까치발을해서내부를굳이보 려고하지않는이상은보기가 어렵다. 만약 우리 동네에 누 군가가까치발을하고내옆집 을쳐다보는걸발견이라도하 면곧장경찰을부르거나누군 가에게연락을취하는것은당 연하다. 하지만네덜란드는다르다. 어떻게 다르냐 하면, 이 사람 들커튼이정말장식용인가싶 을 정도이다. 어떤 집들은 커 튼 자체가 없다. 이 점은 내가 밤 산책을 나설 때면 더 확연 하게 드러난다. 밤의 도심 산 책을 하면 나도 모르게 따뜻 한불빛이전면으로비쳐빛의 차이덕에더명확하게보이는 낯선이들의어쩌면말그대로 가장은밀한공간에눈길이저 절로간다. 한 벽면 전체가 완전히 책들 로 채워진 집, 엄청나게 큰 스 크린이 있는 집, 두 개의 안락 의자에서 각자 책을 읽고 있 는 노부부가 사는 집, 아이들 이 바닥에 엎드려 열심히 그 림을 그리고 있는 집, 아직까 지도 크리스마스트리가 있는 집, 늘 고양이 두 마리가 창가 에 앉아있는 집, 엄청나게 멋 들어진 조명이 달린 집 등등. 안 보려고 애를 써도 보지 않 을 수가 없다. 그러다가는 어 쩌다가 그 집안에서 TV 시청 중이던집주인과눈이라도마 주치면화들짝놀라서애써눈 을 피한다. 죄를 지은 것도 아 니지만남의사생활을엿보는 기분이라상당히묘하기도하 고아무튼이상하리만치낯선 느낌임은분명하다. 이점이내게만흥미로웠던것 이 아니었다. 실제로 CNN에 서도이를다루는기사가발행 되었다. 이 기사에 따르면, 네 덜란드만의이특징적인'커튼 문화'를이해하기위해서수많 은문화학학자들이다양한연 구를했다고한다.결론적으로 이문화는몇가지의이유들로 설명될수있다고한다. 1.숨길게없는데뭐어때? 네덜란드 사람들은 무엇인가 를 숨기려고 커튼을 꽁꽁 치 고 쉬쉬하는 모습을 보면 즉 그사람이수상한사람일것이 라는결론을낸다. 이를 더 잘 이해하려면 네덜 란드의 종교적, 역사적 문화 를 살펴보는 게 도움이 된다. 현재네덜란드는국민의50% 이상이무교인상당히종교적 으로중립적인국가이다.그러 나종교는아니지만네덜란드 사람들의믿음에대한바탕이 되는 것은 바로 칼뱅주의, 혹 은칼뱅교(Calvinism)이다.칼 뱅주의는 개혁주의라고도 불 리는개혁교회를전승하는교 파중의하나로서쉽게말하면 성경의해석은오직성경에서 만 비롯되며, 성경을 읽긴 하 되이해가가지않는다면다른 사람들의해석을따르려하지 말고본인의해석이가능할때 까지 그냥 계속 읽어라(Sola Scriptura),정도가되겠다. 1540년대에스페인의침략을 당하며다양한스페인형식의 가톨릭이 강제되었는데, 이의 반발로서더욱칼뱅주의는활 발해졌다고 한다. 칼뱅주의를 바탕으로스페인에더더욱저 항하며굳건히다져진믿음은 결국 '너의 믿음이 확고하고, 진실하다면 어떠한 숨길 것 도 없을 것이다'라고 귀결이 되었다.이칼뱅주의는시간이 흐르며종교적의미보다는네 덜란드사람들의라이프스타 일로 굳혀져 네덜란드인들은 보통 솔직함, 믿음, 특히 말로 써보이는진솔함을가치있게 여기게 된다. 이제 왜 네덜란 드사람들이이토록직설적인 지에 대해 이해가 더 간다! 결 론적으로 네덜란드 사람들은 바깥에서생판남이내집안을 들여다보더라도딱히신경쓰 지않는다.숨길게없으니까. 2.안그래도좁은집이라... 네덜란드에 와봤거나 살아봤 다면 알만 한 사실은 아무래 도좁은땅덩어리에역사적으 로높은인구밀도를자랑하다 보니집들의크기가크지가않 다. 평균적으로 백 년 정도가 되는 집들을 쉽게 볼 수 있고 보통좁고기다란사각형형태 의 집들이다. 좁고 높은 집들 이일렬로늘어져있는모습들 이다보니커튼으로창문을가 려버리면안그래도좁은집이 더답답하게느껴질수밖에없 다. 그래서 낮에는 바깥 빛을, 밤에는길거리의빛을빌려조 금이라도더넓게느껴지기위 해커튼을치지않는다. 3.햇살이너무귀해서 네덜란드는정말정말해가안 뜬다.그냥해만안뜨는게아 니라 바람도 많이 불고 비도 오고아무튼대체적으로날씨 가우중충하다.나는개인적으 로10월부터3월까지는꼭비 타민D를챙겨먹는다. 그렇지 않으면해를못봐서비타민이 체내에서생성이되지않아엄 청난 만성 피로에 시달린다. 이기간동안에는슬프게도내 가아침에일어나서출근할때 도 어둡고, 퇴근 후에 집에 와 도 어두운 상황이다. 정말 우 울하기가그지없다.이렇게길 고 긴 겨울이 끝나고 하루라 도 해가 뜨는 날이면 너도 나 도웃통을벗어던지고공원이 던 길가에 던 어떻게 든 햇살 을즐겨보려고노력하는네덜 란드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 다. 같은 맥락으로 해가 뜨는 날이면어떻게든집안으로최 대한의일조량을높이기위해 서 커튼을 치지 않는 것이라 고 이해할 수 있겠다. 해가 뜨 지 않아도 구름 사이로 뜨는 해를어떻게든느껴보려는노 력아닐까. 우리 동네에 혼자 살고 계시 는 할머니 한 분은 매 계절마 다 그때의 시즌에 맞춰 부활 절이니,크리스마스니,다양한 장식들과조명들로자신의창 문들을열심히꾸미신다.산책 길에지나갈때마다눈이라도 마주치면미소를지어보이시 며 손을 흔들어 주신다. 나도 처음엔어색하게손을들어보 였지만이제는나도먼저나서 서 웃으며 손을 흔든다. 그 분 을 보면 이 커튼문화는 '창문' 이라는매개채로어찌되었든 간에어떤형태로든바깥과나 를 연결하려는 모습이라고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거의 매일 그 집 앞을 지나가 며 내적 친분을 쌓는 그 작은 연결고리가너무좋기때문에 이네덜란드의문화가꽤나마 음에든다. 네덜란드에살다보면네덜란 드인친구들말고도다양한배 경을출신으로가지고있는사 람들을만날기회를자연스럽 게 얻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유럽이라는지형적특성 때문에대부분의지인들이옆 나라인 독일 출신이거나, “어 라,얘는좀다른데”싶어봤자 스페인이나이탈리아같은남 유럽혹은크로아티아나슬로 베니아같은동유럽출신들이 다. 그러니까 즉, 내가 유학생 활을하며사귄친구들은대부 분이다유럽인들이었다. 유럽인이라고 싸잡아 말하기 도 좀 민망할 정도로 같은 유 럽안에서도다양한문화들이 함께한다. 다만 유럽연합으로 합해짐으로써 교류가 활발해 지며 그 문화적 장벽이 점점 얇아지고 있다는 인상을 종 종 받는다. 아무튼, 나는 친구 들과 모일 때마다 "한국에는 없지만네덜란드에는있는,아 니면그반대로한국에만있고 네덜란드에서는찾아볼수없 는 것들"에 대해 얘기 나누는 것을 상당히 즐긴다. 너무 재 미있으니까! 덕분에 나는 글 감도 얻고 영감도 얻고 일석 이조, 아니 일석사조는 되는 것같다. 최근에 화두에 오른 것은 대 체왜네덜란드사람들은커튼 을치지않고살까?에대한토 론이었다.토론이랄것도없이 그냥 와인 한두 잔을 나눠 마 시며본인들의추측이나예상 컨대 이렇지 않을까, 하는 여 러가지의가설들이오간것이 긴했지만. 먼저 한국을 예로 들어보자 면 '커튼이 쳐진 창문'을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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