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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ozkoreapost.com FRI. 25. MAR. 965 ⓒ본광고이미지는비전매거진이제작하였습니다. 스위스의 인종차별 by꽁치킬러 그들만이사는세상 소위'선진국'인스위스에선인종차별같은끔찍한일이일어나지않으리라 굳게믿는한국친구들을많이봤다.과연그럴까? 아시아에대한인식이이렇게 빈곤하다보니나만보면불교 국가식으로합장을해대는사 람들도있었고,중국사람들을 비하하는대표적인종차별언 어인 '칭챙총'을 날리는 사람 들도 있었다. 내 외모만 보고 중국인, 또는 일본인으로 판 단하고 '니하오', '곤니찌와'로 인사하는 사람도 많다. 특히 중국인관광객이많은곳에서 는 '니하오'라는 인사를 던지 며호객행위를하는일이흔하 다. 어느날은 치즈를 사러 갔 더니 주인이 '니하오'라 인사 하길래아시아사람보면무조 건니하오라고인사하지말라 고, 그거 굉장히 기분 나쁜 인 종차별 언사라고조용히지적 했더니"아니,내딴에는잘해 보려고 한거야."하며 어깨를 으쓱한다.이런게인종차별인 줄인식못한다는방증이다. 독일어 학교 선생은 내가 한 국에서 왔다는 걸 알면서도 내게 무조건 중국에 대해서 만 물어봤었다(어쩌라고?).이 곳 친구들과 어울리다 보면, 자기가아는유일한동북아시 아국가인중국에대한인식을 바탕으로한국을평가하는사 람이너무도많다는사실에새 삼놀란다. 유럽백인특유의우월함이몸 에 배어, 아시아라면 무조건 자기들보다가난하고못사는 줄 아는 사람도 엄청 많다. 처 음 스위스에 왔을 때 내게 취 리히를구경시켜주던스위스 인동서가자랑스럽게취리히 도심을둘러보며내게조심스 레 묻던 말과 표정을 난 아직 도잊지못한다. "우리는 이렇게 도시에 트램 이 다녀서 참 편리해. 그런데 혹시...서울에도 트램 있어?(' 아시아는못사니까분명이런 新문명없을텐데물어봐서미 안해'라는뉘앙스)" (참고로 이분은 2017년 서울 에 직접 와서, 쾌적하고 넓고 신속한데다 와이파이마저 빵 빵터지는지하철과세련된대 한민국국민들의생활수준을 두눈으로확인하고는입을다 물었다) 젊고 예쁜 태국 여성들을 첩 이나 애인으로 둔 부자 할배 들이 많은 나라다보니, 나 같 은 아시아 여자를 보면 다 '팔 자 고치러 스위스 남자랑 결 혼한'것으로취급하는사람도 많다. (태국 여자들을 비하하 는 게 아니라, 이들이 생각하 는 '태국 여자'가 어떤 이미지 인지알기때문에태국여자로 보이는게싫은것이다). 한번은이탈리아인친구랑점 심을먹으러레스토랑에갔는 데,내가주문할땐눈도한 번 마주치지 않고 사무적으로만 대하던 웨이터가 이탈리아인 친구가 주문하니 태도가 확 공손해지는거다.내가예민한 건가 싶었으나, 심지어 나와 친구가동시에식사를마친후 에도노골적으로그친구와만 눈을마주치며'식사는괜찮으 셨습니까?'라고 묻는 걸 보며 내슬픈예감이틀리지않았다 는걸깨달았다. 외국인들이 자기들 일자리를 위협한다여겨혐오감을표출 하는 이들도 있다. 내가 아는 한국인지인은이곳에서아이 와 함께 외출했다가 '너네 나 라로 가버려!'소리와 함께 한 스위스여성에게지팡이테러 를 당했고, 난 친구를 만나러 가던 버스 안에서 '망할 외국 인들! 너네 나라로 꺼져버려 (Fxxxing foreigners, goback to your country)'라는 문구 를마주치기도했다. 독일가까이붙은데다,세계대 전의 영향 아래 있었고 같은 언어를공유하는스위스의특 성 상 이곳 사람들도 히틀러 의인종차별을심각하게인지 하고있다. 스위스 사람들은 인종차별주 의자 라는 말을 듣는 걸 매우 두려워하지만, 자신들이 사실 일상에서은근히차별을실천 하고 있다는 건 모르는 것 같 다. 여기서 나는 '니하오' 인사 를 받아도, 웨이터의 외면을 받아도, 생판 모르는 남에게 지팡이로맞아도,휘파람소리 와함께캣콜링을당해도괜찮 은 사람이다. 이런 일을 나만 겪었겠는가. 피부색 때문에 차별당했다는기사가지역신 문에도심심찮게올라온다.앞 서언급한쇼코쿠스이야기처 럼,스위스의인종차별은공기 중에퍼져있다. 스위스는외국인들없이는경 제 지탱이 안되는 나라다. 이 미 고도로 발달한데다 노령 화가 심각한 사회라서, 젊은 이민자들이없으면정체될늙 은 국가다. 이곳 사람들이 진 정한 '선진국' 소리를 듣기 위 해서는,스위스의미래를만들 어갈외국인들을열린마음으 로이해하려는노력이필요한 듯하다. 위 그림은 독일 원산이지만 스위스에서도 널리 사랑 받 는 초콜렛 디저트인 '쇼코쿠 스(Schokokuss)'다. 입에 들 어가자마자사르르녹는마쉬 멜로크림을아주얇은초콜렛 코팅으로감싼달콤한음식이 다. 한입베어물면겉의바삭 한초콜렛이깨지면서안의크 림이퍼져나오는식감이환상 적이다. 차게 먹으면 그 바삭 함이배가된다. 다양한 맛의 크림을 채워 넣 은쇼코쿠스는크리스마스마 켓에도해마다등장하는인기 아이템이다. 그런데 이게 대체 뭐가 문제 냐고? 그인종차별적의미때문에스 위스내에서도이름을바꿔야 한다는 움직임이 있었고, 그 결과 지금의 '쇼코쿠스'로 정 착했지만여전히'모렌콥프'로 부르는사람들이많다.심지어 이게왜문제인지인식하지못 하고 "'모렌콥프'라는 명칭은 지켜내야 할 스위스의 전통" 이라주장하며길에서'모렌콥 프나눠주기'를시전한우파정 당도있었다. 스위스는인구의25%가외국 인이다. 한국의 3%에 비하면 매우높은비율이다.스위스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출신국으 로는이탈리아와독일이가장 흔하며, 포르투갈, 프랑스, 스 페인등유럽인이80%를차지 한다. 나 같은 아시아 사람은 오세아니아국가출신인구와 합쳐 8%정도다(2018년스위 스정부자료에서발췌). 이렇듯외국인과어울려사는 게일상이다보니, 스위스사람 들은외국인에게꽤나열려있 다고 스스로 믿는 편이다. 다 만,아시아와아시아인을향한 스위스사람들의인식은아직 갈길이멀다.유럽보다4배넓 은 대륙, 저마다 다양한 문화 를 간직한 총 48개 나라에서 전 세계 인구의 반이 살아가 는 땅덩어리임에도 아시아를 '저기 어딘가 붙어있는 한 국 가' 쯤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매우짙다. 이러한이들의무지는스위스 에서판매되는제품에서도여 실히드러난다. 스위스의 국민 수퍼마켓, Mi- gros에서판매되는냉동야채 에는위와같이'AsiaMix'라는 명칭이 붙어있다. 동북아시아 사람인 나는 그저 의아한 작 명이다. 한국이 언제부터 껍 질콩과죽순을일상적으로먹 었는가? 스위스의또다른국민수퍼마 켓, Coop에서 판매되는 또다 른제품을보자. Coop이라고나을바없다.이 곳 제품에서도스위스사람들 의아주제한된세계관을엿볼 수 있다. 같은 아시아라도 춘 권과딤섬은한국사람에게도 엄연히 '외국의 음식'이건만, 자기들 멋대로 '아시아 믹스' 로묶어판다. 여기서8년을산뒤내가내린 결론은,스위스사람들이생각 하는아시아란태국과중국(또 는일본)으로양분되어있다는 것이다. 스위스인종차별의상징이된디저트,'쇼코쿠스(Schokokuss)' 지금은 '쇼코쿠스'또는, '샤움 쿠스'라는 이름으로 불리지 만, 원래 이 디저트의 이름은 '모렌콥프(Mohrenkopf)'였 다. '모렌(Mohren)'은 '무어인 (Moors)'을 뜻하는 독일어인 데, 이 경우 그 민족학적 정의 와는상관없이흑인이라는뜻 을 담고 있다. '콥프(Kopf)'는 독일어로 '머리'를 의미하니, 이깜찍한디저트는놀랍게도 '흑인의 머리'를 빗댄 음식이 었다는말이다. '쇼코쿠스'는원래'흑인의머리'라는뜻인'모렌콥프'라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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