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ion Weekly News
16 ozkoreapost.com FRI. 15. APR. 968 ⓒ본광고이미지는비전매거진이제작하였습니다. 대박난동네약국, 단골만아는 영업비결 by노마드김변 나이듦이두려운노인들에게필요한건, 아이를대할때의그런친절함 얼마전,훈훈한이야기를페북에서봤다. 직장동료아이가종종라이브방송을켜서퀴즈를내는데 하루는접속자가없어서실망한나머지울음을터트렸다고한다. 아이가다시마음을추스르고용기를내서라방을하기로했다는소식을들은 직장동료들은아이가라이브방송을예고한시간에맞춰접속을하기로한다. 그결과처음에는15명이접속을했고시간이지날수록참여숫자가늘었다는그런이야기였다. 어린아이한명을실망시키지않기위해 일부러시간을내서라방에참여하는소소한재미를함께나누는사람들. 그풍경이너무따뜻해서미소가저절로나왔다. 서 약사와 나눈 이야기를 해 주곤 한다. 한참 뒤에 약국에 가니 나를 잘 못 알아보던 약 사는서류를보고나서야"아, OO님 따님이시구나" 하면서 반가워했다.내가소개했는데, 어느새인지도면에서내가엄 마에게밀린셈이다. 나이가 들면 일상이 심심하 다. 나만해도20,30대에는집 에 붙어 있는 날이 없었는데 40대부터는약속이점점줄어 들더니50대들어서자심심함 을 느끼는 지경에 이르렀다. ' 내 사전에 심심함이라니' 하 면서생활의변화에놀라기도 하지만,만나는사람도줄어들 고, 갈 수 있는 곳도 줄어들다 보니어쩌면당연한변화다. 나도 이러한데 80이 넘은 엄 마는 얼마나 심심할까. 게다 가팬데믹상황에어디도자유 롭게나가지도못하고,그나마 만나던친구들도못만나고있 어더그럴것이다. 그러다 만난 친절한 약사는 엄마의지루한일상에반짝이 는 재미를 주었다. 자신을 알 아 봐주고, 말을 건네주고, 약 을건네며묻는잠깐의관심이 엄마에게는기분좋은사건인 것이다. 노인들에게친절한 세상을바라며 점점 만날 사람도 사라지고, 말할 사람도, 말을 거는 사람 도 줄어드는 엄마를 보면서, 또작은시간을내서친절하게 대하는약사에게감동하는엄 마를보면서나도가끔씩만나 는노인들에게친절하게된다. 예전에는말붙이면용건만딱 말하곤 했는데, 이제는 나도 맞장구까지 쳐주기도 하고, 길을 물어보면 가까운 거리 일 경우 동행해 주기도 한다. 나이든엄마의무료함과심심 함을 알게 되면서, 또 나도 나 이들어가면서자연스럽게생 긴변화다. 세상은 노인들에게 친절하지 않다. 약국 같은 곳 외에도 사 회적으로불친절한대우를받 는다. 얼마 전 기사에서 프랜 차이즈햄버거가게에서키오 스크를할줄모르는노인들이 그냥나간다는내용을봤다. 버튼 터치만으로 주문·결제 가가능하다는키오스크의장 점도있지만,디지털기기이용 에익숙하지않은노인들은화 면 터치부터 난관이다. 50대 인 나도 키오스크 앞에 서면 긴장이되는데,하물며노인들 은얼마나두려울까. 시대에뒤처졌다는의식,그렇 다고시대를부종하는방어적 태도로 굳어질 수도 없는 의 식은 고통스럽기 짝이 없다. 몸의 만성적 아픔과 견주어 도 될 지경이다. 시간의 흐름 은늙어가는사람에게불친절 해진다. - <늙어감에 대하여>, 장아메리 어제도엄마는약국에다녀오 셨다.내가사오겠다고하는데 도굳이자기가가겠다고하시 는걸보니그약국에가고싶 은 눈치였다. 아니나 다를까. 퇴근하고집에오니약이식탁 에 놓여 있다. 엄마가 신이 나 서말한다. "그약국이제대박났나봐.사 람이 너무 많아. 그래서 오늘 약사가나한테'오늘은어머니 하고이야기도오래못나누네 요'하더라고." 엄마가약사와오래수다를못 떤 건 아쉽지만, 약국이 잘 된 다는 소식은 반가웠다. 그 약 사의 친절이 동네방네 소리 쳤겠지. '노인에게 친절한 곳 이여, 복 있을지어다.' 몸의 만 성적아픔과비슷할정도의고 통을줄이는방법은친절아닐 까. 라방을 켠 아이를 실망시 키지 않기 위해 자신의 작은 시간을내어준어른들의마음 같은것말이다. 80넘은엄마의심심한 일상에생긴작은사건 엄마가 자주 가는 단골 약국 이 있다. 우리가 다니는 병원 건물 지하1층이 있는 약국인 데 맞은편에는 다른 약국이 있다. 병원에서 엘리베이터 를 타고 내려오면 으레 손님 이 없는 쪽으로 가곤 했는데, 어느 날 그 약국에 사람이 없 어서들어가니주인이바뀌어 있었다. 그러고 보니 약국 이 름도새로웠다. 보통 약국에 가면 대충 약 복 용방법만사무적으로듣고오 곤했다.그런데이약사는"갑 상선이안좋으시군요?"라며, 그러면피곤해서잘쉬어줘야 한다는말과약복용법을친절 하게설명해주었다. 과했으면 좀 불편했을 텐데 적당해서 좋았다. 몸이 아픈 사람들에게는위로가되는친 절함이었다. 좋은 곳은 널리 퍼트려야 하는 법. 집에 가서 엄마에게 그 약국을 소개했 다.얼마뒤,또약국에갔더니 약사는내처방전을확인하자 마자반가워했다. "어, 신소영님이시구나. 어머 님이 어제 다녀가셨어요. 따 님분이소개해서왔다고하시 더라고요." 내향인인 나는 이럴 때 좀 어 색하다.그냥"네"하고있으려 니 명랑한 톤으로 "좋게 이야 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 며인사를한다. 백신을맞기전날에도약을사 러갔다.좀무섭다고하니,증 상에대해친절하게설명하고 자신도앓았다는이야기를살 짝해주었다.괜찮을거라면서 약성분을자세히이야기해주 는데왠지안심이되었다. 여기저기아픈데도많고병원 에자주다니시는엄마는당연 히 그 약국의 단골이 되었다. 약국에 간 날에는 나에게 와
Made with FlippingBook
RkJQdWJsaXNoZXIy NTUxNz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