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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ozkoreapost.com FRI. 22. APR. 969 ⓒ본광고이미지는비전매거진이제작하였습니다. 화장한 초등학생을보고 한숨쉬었던 어머니는결국.. by햔햔 공감을채우는추억팔이 어머니집에서밥을먹다화장 하는 초등학생으로 이야기가 흘러갔다.어머니는요즘초등 학생들은워낙성장이빨라서 초등학교고학년학생은아이 로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거 기다요즘엔초등학생이화장 까지하니도통나이를가늠하 기도힘들다며변한세태에놀 라움을표했다. 딱 거기까지였다면 일상적인 대화였을 이야기는 미시적인 목격담을넘어거시적인담론 으로넘어갔다.어머니는당신 으로선도통이해할수없다는 듯그들의행동에대해한탄에 는조금미치지못하는안타까 움을표했다. "에휴...그대로도예쁘기만한 데, 뭣 하러 좋지도 않은 거를 벌써부터바르고다니는가모 르것어.. 그대로도 예쁜데.. 아 는아다워야지... 보고있으면 안타까워..." 공감이가지않는이야기는아 니었다.가끔아이들을학교에 데려다 주거나 마중 나갈 때 면, 큰 키에 어른스러운 복장 과 화장까지 한 일부 학생은 교생선생님이라고해도믿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다만 어머 니와 다른 것은 그걸 딱히 문 제라고생각하지않는데있다. 이유는간단하다.나도그랬기 때문이다.초등학교때부터머 리에힘을주려헤어스프레이 를 뿌리며 정성껏 나를 가꿔 왔던 나로서는 그 심정이 십 분 이해가 간다. 조금씩 이성 에 눈을 뜨고 멋과 미에 대한 안목이자리할즈음많은관심 은자연스레겉모습에치중되 기마련이다. 머리를감고나면바가지머리 가되는생머리를가졌던나는 고불거리고 가르마가 생기는 헤어 스타일을 동경했다. 소 햝은머리라고들어보았는지 모르겠다.소가머리를햝으면 머리카락이소가햝은방향으 로고정된다는이야기에소에 게머리를내밀어볼까를심각 하게고민할정도였다. 엄마들이하던파마의원리를 알고는전열기가까이에머리 를향하고누워머리에고데기 를 감은 채 이마가 벌겋게 달 아오를때까지누워있기도했 다. 그럴 때면 꼬순내가 방안 가득했다. 80년대 말 초등학 생에게도외모는지상최대의 과제였다. 아무래도어머니는당신의아 들이 어땠는지를 잊은 것 같 았다. 그래서 나는 당신의 아 들도초등학생일때부터헤어 스타일에신경썼고여자아이 들에게뽐내려춤연습을하다 새신발의앞코를다해먹었 던 사실을 '다시' 고했다. 경상 도 일부 지역의 방언으로 '굳 이 하지 않아도 될 일'을 '도 삽'이라고 하는데, 그럴 때면 도삽진다며어머니가아들을 타박했음도상기시켜드렸다. 어머니는익히알고있던사실 을 옛 기억 속에서 꺼내 곱씹 으며웃음섞인탄식을내뱉았 다.그리고당시나의또다른' 도삽'을며느리앞에서신랄하 게'다시'읊었다. "야가그랬던기라. 바지에뭐 가묻어서더러버지면그기부 끄럽다고손으로가리고학교 서집꺼정절뚝거리며왔다안 하나.야가..." 아...그얘기는제발...쩝.이쯤 되면 남을 이해 못하는 건 당 연한일이된다. 추억으로채워가는공감 놀랍게도그렇게시작된'아들 디스'는 어머니의 '셀프 디스' 로 이어졌다. 당신 아들도 다 르지않았으니화장하는아이 들을편히생각하시라는의도 로 꺼낸 추억 팔이 덕분에 이 야기꽃이만개했고그간들은 적 없던 어머니의 어릴 적 '도 삽'을 알게 됐다. 의외의 수확 이었다. "그랑께말이다.어릴때뭣한 다고 그런 게 하고 싶었을꼬. 빼딱구두가 신고 싶어 가꼬, 엄마가 새로 사준 새하얀 고 무신 바닥에 나무를 대고 못 을 박아서 신고 다녔다 아이 가.말랑말랑한고무신이구두 가되것나.휘청거리면서다니 몬멀쩡한신발에뭐하는짓이 냐고엄마한테혼나면서도그 게 그리 좋았다 아이가.. 그라 고 본께 남 말할 처지가 아이 네...참말로...하하하하" 민망할때면나오는어머니특 유의호탕한웃음이터져나왔 다. 그리고 내가 보기엔 지금 아이들보다더했던당신의모 습을이야기하며어머니의공 감지수는120%채워졌다. 이해할 수 없던 일들이 나나 주변인의일이되면이해하고 도 남는 일이 된다. 그런데 그 걸 자꾸 까먹는다. 올챙이 적 기억을하지못하는개구리마 냥 쉽게 떠올리지 못한다. 아 마지나고알게된부질없음과 혹시어린몸에유해하지않을 까하는걱정이앞서기때문일 테다. 그러고 보면 남의 일을 남의일로여기지않는마음이 참견을만드는지도모르겠다. 이런말이어울리진않지만어 머니가 참 기특하다. 비록 오 랫동안갸웃거리며화장한아 이들을봐왔을천상옛날사람 이지만변한세상에서자신의 과거를빗대공감하고이해할 수 있는 감수성을 가지고 있 었다. 귀뚫는남자를이해하지못했 던어머니가고향에내려온아 들의귀에서귀걸이를발견했 을 때, 강렬한 색으로 염색한 젊은이들을보며혀를찼던당 신의 눈 앞에 와인색 머리 아 들이서있을때의당황한어머 니모습을생생하게기억한다. ‘내아들만은안그럴줄알았 는데’ 라는 당혹감과 그리 나 쁜것만은아니라고자신을다 독이는자기위안적인방어본 능이동시에느껴졌다. 그때마다어머니는남의일이 아님을 어쩔 수 없이 받아 들 였다. 그리고 그 뒤로 불쑥 올 라오곤하는뒷말을삼키려노 력했다.물론무의식적으로한 탄조의말이새어나오기도한 다. 그래도 그럴 때면 재빠르 게 다시 주워 담는다. 남 말할 게아니라면서.... 한세대가다른세대를이해하 는 일은 쉽지 않다. 언제나 그 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테다. 그래도하나만기억하면좋겠 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가 거 듭되어도모습만다르지어느 시대나어느세대나마음은그 리크게다르지않음을. 빼딱구두를만들기위해멀쩡 한고무신에못질을했던어머 니나얼굴이벌게질정도로숨 을참고헤어스프레이를뿌렸 던 나나 화장에 정성을 쏟는 요즘아이들의멋지고예뻐보 이고싶은마음을누가나무랄 수 있나. '내가 그랬으니 너도 그렇겠지.', '내가 아는 누구처 럼 너도 그런가 보구나.' 상대 의상황에다른마음을대입해 볼 뿐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 를공감이라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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