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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ozkoreapost.com FRI. 6. MAY. 971 식당아주머니는 이미인공지능을 다알고있다 by숲속의작가 대충 이 정도 먹을 거라는 예 상으로밥을건넨다. 만약에먹방유튜버처럼대식 가인 여자가 들어오면? 그럴 땐마법의대사가있다. "혹시 부족하면 말씀하세요." 양이 모자를 때 더 주는 것은 가능해도, 이미 내놓은 음식 을 다시 사용할 수는 없기 때 문이다. 완벽한해결책은아니지만,그 래도이방법이음식쓰레기도 적게나오고,눈대중을유지할 수있어서효율적이고,단골도 확보하고등등장점이많다. (물론 매장 이용만 해당되는 얘기이다.포장은소비자가직 접 음식 쓰레기 처리 비용을 부담하기 때문에, 전부 같은 양으로나간다.) 이런 식으로 '논란'이나 '문제' 가 가장 적도록 문제를 해결 하는 방식이 바로 인공지능 의 기본적인 학습 원리이다. 조금더정확한표현으로손실 (loss)을 줄이는 방향으로 학 습을해나가는것. 여기서 '손 실'은바로경제학에서쓰이는 용어와같다.어쩐지익숙하다 했더니. 사실손실을줄인다는것이이 득을높인다는말도되기때문 에, 인공지능의 판단은 보상 (reward)이가장높은선택을 기준으로하기도한다.이것을 강화학습(reinforcement)이 라고 하며, 그 유명한 알파고 의바둑알고리즘이바로여기 에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 을 이겨본 한 사람과 같은 시 대를살아가고있다) 식당에 가면 여러 가지 밑반 찬이 같이 나온다. 예를 들어, 배추김치와 깍두기가 있는데, 내가깍두기는안건드리고배 추김치만싹쓸이해버린다면? 다음번에왔을때아주머니는 배추김치를 조금 더 주고, 깍 두기는 덜 줄 것이다. 다른 반 찬도마찬가지의원리가적용 된다. 이 총각, 파전은 잘 먹는데 다 른건별로안좋아하네?그러 면파전을더주고다른건줄 인다. 그렇다고 파전을 너무 많이 주면 어떻게 될까? 어쩔 수 없이 남겠지. 다음번에는 거기에맞게아주머니가파전 양을 맞춰줄 것이다. 이렇게 최적화작업이여러번의경험 을통해진행된다. 매번깍두기를남기는게미안 해서, 아주머니에게 “그냥 배 추김치랑 잡채만 먹을게요” 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 이후 로한동안아주머니는반찬을 가져다 주면서 "깍두기는 안 먹죠?"라고물어보다가,어느 순간부터는말도안하고배추 김치만주신다.이렇게각각의 반찬양이개별적으로정해지 는것을인공지능의시냅스웨 이트(synaptic weight) 결정 이라고한다. 사람이물론입맛이변할때도 있다.어느순간부터깍두기를 가져다달라고하더니,깍두기 를싹쓸이하고,배추김치를남 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히 예전에는 배추김치를 더 좋아했는데? 반찬을 어떻 게 주지? 아주머니는 이런 고 민을하다가대개는깍두기를 더 넉넉하게 준다. 과거의 경 험이라고 다 같은 게 아니라, 최근에 가까울수록 가중치가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요즘 에' 좋아하는것을더주자. 이 것을인공지능의학습률조절 (optimizer)라고한다.따라서 시냅스웨이트는고정되어있 지 않고, 상황 따라 조금씩 변 한다.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연구직 에 종사하고 있지만, 사실 일 반인에비해대단한지식을갖 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식당 아주머니들이 인공지능을 더 많이 알고 계실 수도 있다. 단 골들의 데이터베이스, 시냅스 웨이트를모두기억하고있는 대단한사람들. 그나마전공자로서다른점은 수학 공부를 많이 한다는 것. 어쨌든사회적현상을수치적 으로변환시켜야쓸만한알고 리즘을 만들 수 있으니깐. 모 든 공학의 기초는 수학이고, 결국수학을잘해야사람들의 생각이나관념,현상을제대로 반영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있다. 그저숫자놀음으로만끝나지 않고, 세상의 많은 일을 다양 한각도에서바라볼수있도록 많은것에관심을두려고하고 있다.많이보고,많이읽고,많 이 생각하기. 그러면 한 가지 확실한것이느껴진다. 얼핏평범해보이는우리주변 의 이웃들, 도시의 구성원들, 오후 4시의 햇살 아래 잔잔히 퍼지는 삶의 목소리들, 지하 철계단의또각또각발걸음들 은사실모두대단하고위대하 다는것을. 유난히밥이맛있는식당이있 다.그래서내가아주머니에게 혹시곱빼기메뉴가있냐고물 어보니없다고하셨다.그래서 그냥나오는대로먹는다. 하긴, 하루에 수백 명이 이용 하는식당에서곱빼기메뉴를 만들어놓으면매번꼼꼼히정 량을 해야 하는데 (일반과 곱 빼기의차이를일정하게둬야 하니깐),한번에여러개의요 리를만들면서일일이그걸어 떻게다하고있나...식당은역 시느낌과감각의눈대중이지. 어떤 날은 많이 나왔다가, 또 다른날은조금아쉬웠다가. 그렇게그릇까지씹어삼킬기 세로 모든 걸 깨끗이 비우고 ⓒ본광고이미지는비전매거진이제작하였습니다. 일어선다. 그렇게 몇 번 방문 하면저번보다양이조금씩더 늘어있다. 어떤날은자리에앉아주문을 하니, 아주머니가 내 얼굴을 쓱보고는주방에얘기한다. "밥넉넉히줘." 밥을먹다가문득옆테이블은 뭘 시켰나 볼 때가 있다. 나랑 같은 메뉴를 시킨 여자, 그녀 가 받은 밥의 양은 나보다 적 다. 확연히 차이 나는 것도 아 니고그렇다고비슷한것도아 니고, 정말 애매하게 양의 차 이가 느껴진다. 단골 식당의 그릇크기가익숙한나에겐쉬 운구별이다. 그렇다고필자가많이먹는편 이냐?그것도아니다. 1인1닭 을 못하는 평범한 30대 남자. 군것질도 거의 하지 않는다. 하지만식당에가면아주머니 들이 밥을 그렇게 많이 준다. 응답하라의큰손하숙집아주 머니를바라보는쓰레기의눈 빛을 할 때가 종종 있고, 남기 기 미안해서 주는 대로 다 먹 을때도있다. 왜식당아주머니들은여자보 다 남자에게 밥을 더 많이 줄 까? 일단남자의식사기준만큼여 자 테이블에 주면, 대부분은 남긴다.남기면어차피쓰레기 가 되고, 처리 비용이 발생하 는 것도 당연하다. 일단 이 방 법은안되겠군. 여자기준으로남자테이블에 주면 어떻게 될까? 그러면 남 자들은 양이 부족하다. 다음 번에 왔을 때도 같은 양이면? 다신안온다.음,여긴양이적 군. 컴플레인 따윈 없다. 다른 식당에가면그만이니깐. 그럼남녀요금을다르게받으 면어떨까?제육볶음1인분에 여자는 6천원, 남자는 6천5백 원으로 하면 안 될까? 음... 그 러면아마도곧바로뉴스에나 오고, 인터넷에 난리가 나겠 지. 요즘 세상은 차별에 정말 민감하다.남자보다여자가목 욕시간이길다고사우나요금 다르게받는다면어떻게될지 굳이 상상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처럼. 그렇게 하면 가 게문닫는건순식간이다. 그래서식당아주머니들이학 습한 방법은, 남자 손님에게 '은근히' 밥을 조금씩 더 주는 것이다.가게에들어오는손님 의 모습을 '눈으로' 스캔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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