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ion Weekly News
8 ozkoreapost.com FRI. 27. MAY. 974 ⓒ본광고이미지는비전매거진이제작하였습니다. 럼보였을테지. ‘난이토록간 절히엄마가되고싶어도못되 는데! 정작 당신들은 소중한 아이를 잘 낳아 놓고도! 제 손 으로키우는게힘들어서기관 에 냅다 맡겨 놓고! 스타벅스 에와서수다떨고앉아있냐!’ 스타벅스에서 만난 엄마들이 그토록보기싫었던이유였다. 엄마가되고싶어도되지못하 는 내 상황에 대한 한탄, 자격 지심, 노여움 이런 것들 말이 다. 이따금씩 내 안의 편협한 사고를만날때면정말이지부 끄러워 얼굴을 들 수가 없다. 보이는모습을내멋대로판단 하고타인의삶을정의내리는 오만함같은건정말이지제때 제때 분리 배출하고 싶다. 분 리 배출해야 될 때를 스스로 깨달으면 참 좋으련만, 꼭 이 렇게한발늦는다. 수진이와 ‘스타벅스에서 만난 엄마들’에 대한 담론을 나눈 뒤로 그곳에 갈 때마다 내 눈 에비친엄마들의삶의이면을 상상한다. 아니, 그녀들의 모 습에서우리엄마가살아낸시 간을 만나고, 내가 살아갈 미 래의모습을투영해보는것이 라는 표현이 맞겠다. 6개월이 채안된아기를품에안고가 만히오고가는사람들을바라 보는엄마에게선사람이그리 워미치도록외로운한사람을 본다. 혼자 허공을 바라보며 멍때리는엄마에게선찰나의 시간이라도아무생각안하고 잠시 쉬고 싶은 한 사람을, 삼 삼오오모여대화나누는엄마 들에게선아이들걱정에어디 멀리 가는 건 엄두도 못 내는 엄마의 마음을, 모든 테이블 에서 엄마들의 모습이 안 보 일 때면 삼 남매 키우느라 밥 한 끼 제대로 먹지 못하고, 식 탁에앉는것조차사치였던우 리엄마의스물일곱을만난다. 언젠가엄마의세계를제대로 알게 되었다 말할 수 있는 순 간이 온다면, 오늘 마주친 엄 마처럼 스타벅스 구석자리에 앉아 있을 것만 같다. 그리고 시원한 아아 한 잔 마시며 글 을 쓰고 있겠지. 숨 쉴 구멍을 이렇게 간절히 찾게 될 줄은 몰랐다고.보이는표면에집중 해당신들의보이지않는뒷모 습마저내마음대로판단해버 려미안하다고.당신들의고독 한외침을외면하던이들을대 신해심심한사과를전한다고. 부족한내글이지만당신들에 게위로가되었으면좋겠다고. 른한 오후, 커피 한잔하며 책 이나읽을까싶어스타벅스에 갔다.재즈가흘러나오는아늑 한분위기를상상하며카페문 을 열었는데 이게 웬일, 내 눈 앞에 펼쳐진 풍경에 ‘뜨헉’소 리가 절로 나왔다. 1+1, 아니 1+2, 1+3이었다. 엄마들만 있 는게아니라엄마와아이들이 세트로 있다. 심지어 자리도 만석이다. 키즈카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곳. 아아. 나의 유일한힐링공간스타벅스는 이제 안녕인 것인가. 우울한 마음에밖으로나와친한동생 에게메시지를보냈다. “수진아, 우리동네스벅은엄 마들 수다 모임 공간 아니면 키즈카페야. 앉아서 뭘 할 수 가없어.” “언니,그엄마들도숨쉴구멍 이 필요했을 거야. 애들이 등 원해서집에안가고교실에서 24시간언니랑같이있는다고 생각해봐.” 잠시교실에서24시간동안아 이들을 케어 할 내 모습을 상 상해봤다. 으. 엄마들에게 필 요한 '숨 쉴 구멍'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너무 알 것만 같다. 시험관 시술을 하며 유 산을 두 번 경험하는 동안 한 생명을품어내는엄마들의위 대함이어떤것인지어렴풋이 깨달았지만 육아의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엄마들의 삶을 진심으로헤아려본적은없다. 유치원교사,어린이집교사를 하면서수많은엄마들의육아 이야기를들었고,육아를하는 지인들이육아의고단함을증 명하는사진을수시로올리는 채팅방의 멤버였음에도 불구 하고 ‘그냥 그런가 보다’할 뿐 그리와닿진않았다. (가끔문 을열고큰일을본다던가,밥 먹는것도사치라는이야기들 을들을때면 ‘에이, 설마’하는 의문도 생긴다. 경험해 보지 못한 자여. 다가올 너의 미래 로다.더한일이있을지니) 그도그럴것이시험관시술을 하고 있는 내게 현실 육아 월 드에 대한 상상은 사치였다. 내 머릿속은 그저 ‘새 생명을 얻을수만있다면육아의고단 함 쯤이야’라는 생각으로 가 득 차 있었기에 솔직히 육아 가힘들다말하는엄마들을보 면 ‘배부른 소리 하고 있네’라 고 생각한 적도 많다. 내가 겪 는삶이고달프니그렇지않은 사람들의삶이세상편한것처 “하… 또엄마들이네.” 스타벅스문을열고엄마들이 무리지어들어온다.여유롭게 커피를마시고책을읽으며퇴 사의기쁨을만끽하고있는나 를방해하는빌런들이다.엄마 들이우르르들어와음료를주 문하는동안마음속으로주문 을외운다. ‘제발내옆에앉지 말아라.’ 하지만 대개 그런 주 문은 통하지 않는다. 엄마들 은 내 자리와 가까운 곳에 앉 아다양한주제로수다를떨기 시작하고, 스타벅스에서 흘러 나오는감미로운재즈음악은 엄마들의수다에묻혀존재감 이사라진지오래다. “목소리는왜저렇게큰거야. 코로나고뭐고애들어린이집 보내 놓고 모여서 수다 떨고 앉아 있구먼. 코로나 걱정을 하지나말지.” 그렇다. 퇴사전내직업은 ‘어 린이집 교사’다. 아이들과 보 내는시간을소중히여겼고엄 마들과의관계도우호적인나 였지만,코로나에대한공포가 극에달하는상황임에도불구 하고아이들을기관에보내는 엄마들의 마음을 이해하기란 어려웠다. 내가 만약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돌밥돌밥( 돌아서면 밥, 돌아서면 밥의 줄임말)의 고단함보단 아이 의 안전이 더 걱정될 것 같은 데말이다. 퇴사를 하고 이젠 더 이상 교 사가 아닌데도, 엄마들이 그 러거나 말거나 나와는 더 이 상 상관이 없는데도, 삼삼오 오 모여 앉아 수다 떠는 엄마 들을 보면 괜히 얄미웠다. 그 래서결심했다.오전의여유를 누릴수없다면오후의평화로 움을누리기로. 며칠이나 흘렀을까. 어느 나 엄마들이 스타벅스에 가는이유 by리니 퇴근없는프리랜서의고독한외침
Made with FlippingBook
RkJQdWJsaXNoZXIy NTUxNz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