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ion Weekly News
43 광고문의 0422 258 092, 0432 008 985 visionweekly01@gmail.com ⓒ본광고이미지는비전매거진이제작하였습니다. 육아라는2차출근이시작된다. 초등학생이 되었으니 아이들은 알아서친구들과놀이터에서놀 고 나는 집에서 어질러진 집을 치우고저녁을준비해딸내미들 을 기다리면 되는 줄 알았는데 겁 많은 자매는 엄마를 놔주지 않는다.초등학교4학년인큰아 이는 학원을 모두 거부하고 같 은아파트동에있는영어학원 하나만 다니니 끝나기만 하면 엄마를 찾는다. 그에 반해 올해 입학한 둘째는 엄마의 보호 아 래 놀이터에서 신나게 논다. 둘 다 엄마와 함께 있기를 원한다. 함께 놀이터에서 놀면 서로 의 지도되고혼자노는것보다훨 씬좋을텐데집에서매일부대 끼는자매들의생각은다르다. 다시재출근하는시간.인생2회 차라는말처럼출근2회차가월 요일부터금요일까지반복된다. 피곤하다보니주1회는분식또 는 배달음식을 찾게 된다. 나도 엉덩이 붙이고 앉아 아이들과 좀오래대화하며밥을먹고싶 어맥주를꺼내는날도있다.알 코올섭취덕분에맘과몸이풀 릴지언정다먹은밥상은치워 야하고씻기귀찮아하는아이 들을반협박반설득을가장한 잔소리를 반복해 씻도록 한다. 목욕하고 나온 아이들 머리를 말리면서도눈은지저분한거실 바닥을 스캔하고 있다. (개인적 으로정리정돈은못해도바닥은 깨끗한 것을 좋아한다.) 머릿속 에는큰아이공부도봐줘야하 고 설거지 마무리도 해야 하고 바닥청소도해야하지만밤9시 가 넘어가는 시간. 애들은 재워 야하는데아직도할일은태산 이다. 마음이 조급해지니 언성 도 높아지려 한다. 아직 엄마의 분노 게이지를 눈치채지 못한 아이들은 여전히 신났다. 읽은 책들을 바닥에 전시하 듯 펼쳐 놓고 그림 그리는 작업을 시작 하려할때나의목소리도커졌 다.그때신랑이집에도착한다. 큰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놀이 터도 없고 건물과 차만 가득한 동네에서 키우기 싫었다. 신랑 직장에서 멀어지더라도 녹지가 있고 놀이터가 많은 곳에 가서 뛰어놀수있게하고싶은마음 에 서울을 벗어났다. 아이가 입 학할 나이가 되면 다시 서울로 갈 생각이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다시 돌아가지 못 했다. 현재 신랑의 출퇴근에 소 요되는시간은3시간.그것도지 옥철. 퇴근 시간에는 역에서 내 려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이 고 무줄처럼늘어나기도해서퇴근 후신랑은녹초가되어온다.가 뜩이나 무릎도 좋지 않으니 종 일 서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지 여유도함께사라졌다. 학교에서 근무하는 덕에 칼퇴 후서둘러집에오면5시가조금 넘는 시간은 남들에 비해 이른 시간이지만 이때부터 워킹맘의 대화가 사라지는 맞벌이부부 by기록하는양양 칼날이점점예민해진다. 2월말찾아온코로나의여파인 지 3,4월은 신체적으로 힘들었 다. 회복되지도 않았는데 출퇴 근하고 육아하니 기침은 여전 히 잦고 피로는 급격하게 쌓여 만 갔다. 몸이 버거우니 마음의 하철칸에갇혀집으로온신랑 의 컨디션을 모르는 바는 아니 다.다만나역시도에너지가고 갈되어 신랑의 지친 이유를 머 리로만 알고 있을 뿐 마음으로 는인정하지못한다. 저녁을 챙겨 먹고 소파에 앉아 TV를보는신랑이미웠다. 나는 아이들 챙기랴 집안일 챙기랴 쉬지를 못하는데 퇴근만 하면 퓨즈가 끊어진 로봇처럼 말도 없이 TV와 핸드폰만 들여다보 는모습이얄미웠다.밥먹고한 시간 정도 쉬었으면 아이들과 함께시간을보내주든지집안일 을 도와주기를 원했다. 하지만 일일이 잔소리하듯 시키는 것 도 한두 번이다. 계속 반복되다 보면차라리입을다물게된다. 거실 바닥에 다 말린 빨랫감들 을펼쳐놓았다.나는그앞에앉 았다. 그때 시각이 밤 열 시 반. 엄마인내가안자니아이들역 시쌩쌩하다. "나도 퇴근하면 좀 쉬고 싶다." 빨래를 개키면서 신랑에게 말 했다. 퇴근후쉬지못하고아이들챙 기고집안일을한것에대해'고 생했다'라는말이듣고싶었다. 하지만 신랑은 "그럼 너도 쉬 어."라고답했다. 대번에서운함과욱함이폭발했 다.할말이없어졌다. 사실 힘들다고 하니 쉬라고 답 한 건데 힘들어서 예민해질 대 로 예민해진 나는 신랑의 답변 을그대로수용하지못했다. '힘들다고 쉬면 누가 애들 챙기 고집안일을하지?누가그걸몰 라서이러고있는거야?' 이런 생각과 동시에 마음이 확 상했다. 깨끗한 집에서 쉬고 싶다. 그러 려면 해야만 하는 집안일들을 해결해야 한다. 같이 출근 준비 하면서 왜 나만 바쁜지. 아침을 차려 놓고서는 정작 나는 먹지 못하고배고파했던시간들이머 릿속에서주마등처럼스쳐갔다. 더이상신랑을보고싶지않은 마음에 등지고 앉아 빨랫감만 정리하기시작했다. 내가 프리랜서로 일할 때 자기 처럼 근무 시간이 길게 일하면 집안일은 반반 나눠서 하는 게 맞다고생각한다는신랑은현실 에서는없었다. 물론안다. 신랑 도 얼마나 힘들고 지칠지. 하지 만그러면나는? 바빠지는만큼서로에게예민해 지는 우리는 며칠간 대화다운 대화를 하지 않았다. 신랑은 아 마몰랐을것이다.내가화가나 서단답형의말만한다는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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