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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ozkoreapost.com FRI. 17. JUNE. 977 ⓒ본광고이미지는비전매거진이제작하였습니다. 냉장고냉동실은망각의공간 이 된다. 의식하고 있다고 잘 챙기지않으면오랫동안그저 보관하게 되는 곳. 그 중에서 떡이 그랬다. 입이 심심해서 찾지 않으면 몇 달 때로는 해 를넘길때도있다. 아이에게엄마표간식을내놓 은 지가 오래다. 무심코 냉장 고 문을 열었더니 지퍼백에 보관된 떡이 보인다. 남편이 석가탄신일에절에가서받아 온 절편이었다. 떡은 더운 날 탓인지 적당히 말라 버렸고 별생각 없이 냉장고에 두었 다. 이제 이것으로 뭔가를 만 들어야겠다. 딱딱해진떡을살아나게하는 건 시간과 기름이었다. 끓는 물에 데치거나 전자레인지를 활용하는 것도 좋지만 약한 불에 팬을 올리고 떡을 무심 코 두는 방식을 택했다. 무엇 이든억지스럽지않아야자연 스럽게 흘러간다. 떡을 요리 하는과정에서도당연한일이 다. 떡은 기름에 살짝 구워지 는 동안 살짝 부풀어 오르고 쫄깃한 식감이 살아나겠지만 그때를 위해서 이 순간을 잘 보내야한다. 떡만으로는 아쉽다. 달달한 무엇을첨가하면누구든지좋 아할 맛이다. 케첩, 그리고 고 추장과 다진 마늘에 요리 당 을 넣어 소스를 만들었다. 팬 에서 노릇노릇 구워진 떡은 심심하다고 뭔가를 기다리는 듯하다. 잘 섞은 양념을 부은 다음 주걱으로 고루 저었다. 언제나처럼 하나를 들었다. 부드러우면서도 달콤한 매운 맛에 윤기가 흘렀다. 쑥 절편 이 중심을 이룬 떡은 흰떡과 어울려독특한분위기를만들 었다. 진한쑥기운은한여름 무성한숲같다. 막내가 단짝 친구와 방에서 노는 중이다. 수박과 함께 방 금 만든 것을 건넸다. 아이들 은누구에게도들키기싫은지 문을꼭닫고수다를떤다. 아 이들이 얼마나 좋아했을지는 몇 분 있다가 그릇을 보면 알 게 될 일이다. 아이들은 언제 나처럼 한 시간을 놀고 헤어 졌고 그릇은 텅텅 비었다. 간 식은합격이었나보다. 떡은 집에 없는 것 같지만 항 상 있다. 남편은 사무실에서 누군가가답례품으로떡을돌 리는 일이 있으면 남은 것을 챙겨 온다. 처음에는 뜻밖의 선물처럼 반가웠지만, 요즘 은 별 마음이 없다. 누군가로 부터 받은 얼마 안 되는 것을 아는이들에게주기도그렇고 아이들도별로좋아하지않는 냉동실떡 다시만나기 by오진미 달콤새콤떡볶음 다.주를이루는것은콩과밤, 대추등이들어가는영양찰떡 이다. 받자마자 비닐에 쌓여 냉동실로직행이다.언제꺼낼 지모르는미지의세계로들어 가는꼴이다. 그런데 이것이 가끔 이상하 게도 마음의 평화를 준다. 모 든 게 멈춰 버린 듯한 냉동실 문을 열고 떡을 넣을 때는 집 에정말먹을것이없을때꺼 내먹어야겠다고생각한다.은 행에얼마간의여윳돈을맡긴 넉넉함과 비슷하다. 그렇다고 이것을꺼내서먹는일은그리 많지 않지만, 마음은 부자다. 무언가를소유하는일도이런 감정이일정부분작용하는게 아닐까 싶다. 꼭 필요하지 않 아도두고있는것만으로도괜 찮은것.그것이떡이다. 떡 한 봉지를 꺼내니 냉동실 에 조금 더 여유가 생겼다. 공 간은 비어 있어야 살아 숨 쉰 다. 떡은 딱딱한 얼음덩어리 처럼 있으면 별 의미 없을 것 이지만간식으로아이들을찾 았다.새로움은익숙한것에서 고개를돌려조금옆으로기웃 거려보는것에서시작되는지 도모르겠다.5월우리집을찾 았던 떡이 6월이 되어서야 제 얼굴을보여주었다.아이들방 에서빈접시를가져오며혼자 즐겁다. 잠들었던 내 오후를 깨워주는건내가만든떡볶음 한접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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