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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광고문의 0422 258 092, 0432 008 985 visionweekly01@gmail.com 꼬박1개월을의식없이시장바닥같은공립병원의침대위에누워있는 아내를어떻게해서든지살려보려고이리뛰고저리뛰고불철주야 노력을했지만, 코에넣고있던연명튜브를제거하니 겨우이틀을넘기고세상을뜨고만다. 물론우리인간은언젠가는 생을마감하는데, 앞서가나조금나중에가나차이뿐이고, 나도멀지 않아아내의뒤를따라가게될것이다. 그리고통계에의하면뇌졸중 환자의 30%가사망하고, 40%가재활훈련후에도남은여생을 후유증으로고생하며살아가며, 나머지 30%역시재발공포증을갖고 산다는것도이미익히알고있는것은아내가11년전에도뇌졸중에서 기적적으로회생했기때문이다. 그러나, 오늘처음접한일본의암 전문의가집필한 “의사에게살해당하지않는47가지방법”이란 책내용을듣다가그만치를떨고말았다. 호주에사업이민온지가35년이되었고, 그동안불입한개인의료 보험료가대충20만불이나되어, 아내는몇번사립(Private) 병원에다녔고공립(Public)병원은이번이처음이었다. 앰브런스가 공립병원으로향해서왜사립병원으로가지않느냐고물으니 뇌졸중환자는지금향하고있는공립병원이최고라고한다. 그러면서이병원에서취급하는환자가하루1500명이넘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당시내가간과한것은그렇게많은환자를하루에 취급한다면, 꼼꼼하게그환자들을볼수는없는일이아닌가였고 나중에보니그예상은빗나가지않았다. 병원응급실에도착해서 CT를찍더니뇌경색이라하면서내시경 수술이나약물요법을쓴다고해서뇌졸중골든타임인 4시간보다 2시간이나빨리와서괜찮은가보다하고생각했다. 그러나의사라는 작자가잠시후조금전과는전혀딴소리를하는것이었다. 80이넘은 노인이라수술은안되고그동안혈액을묽게하는약을오래먹어 약물요법도쓸수없고아스피린이나투여해보겠다는것이었다. 그리고는뇌졸중환자입원실로옮겨코에튜브를삽입하고 유동식을공급하길래호주의의료시스템은돈한푼지불하지않아도 척척움직여주니과연좋은나라구나하고생각을했다. 그리고 뉴질랜드에서의사로일하고있는아들에게전화를하니 이번주말에브리즈번에오겠다며지금입원한병원도뇌졸중 환자에게는좋다고했다. 그리고다음날아내의뇌혈관을막았던 혈전은저절로없어졌지만, 뇌세포가많이손상되었다는청천벽력같은 말을의사가하는것이었다. 그리고는손가락끝을찔러혈당검사를하고나서, 혈당이높다며 복부에인슐린주사를놓는데, 하루4번검사를하고4번인슐린 주사를놓는다. 그래서뇌졸중치료는안하고왜혈당을올리는 유동식을환자에게주고혈당검사에인슐린주사를놓느냐고물었다. 혈당이높으면뇌졸중이또생길수있어혈당을조절해야한다는 대답이돌아왔다. 그러면유동식을다른것, 즉설탕이덜들어간 유동식으로바꾸면되지않느냐고하니, 그것은자기소관이아니고 영양사소관이란답변이었다. 내가의사는아니지만50년이란긴세월동안사업을한다며나의 개인회사를운영해보았으므로, 의사같은전문지식은없어도나역시 세상만사를폭넓게인지하고있는편이라, 의사나간호사가잘하나 못하나하는것은대충봐도알수있는수준의사람이라, 이것저것 유감도많았고질문역시많았다. 3일이지나나타난영양사는현재의 유동식이최선이라고얼버무리며돌아갔지만, 병원에는2-3가지의 종류밖에없으며아내의복부는이미시퍼렇게멍이들어보기가 안쓰러웠다. 하루에 4번씩인슐린주사를놓고있어벌써12번이나 복부여기저기를찌르니멍이들지않을수없는상황이었다. 주말을이용해뉴질랜드에서달려온아들은이병원의사를만나고 나서는어두운표정으로기저질환도있고해서회복이어려우니 포기해야한다라는말을하는것이었다. 나는가능한할수있는 방법은모두시도해서환자를살려야지무슨말같지않은소리냐고 하면서그딴소리하려면내앞에서꺼지라고했다. 한국에서잔뼈가굵은우리같은구세대사람들은아들이의사이고, 환자가그 병원에서 15년전에근무했던의사의어머니라면, 조금특별히신경써주고입원실도조금편한병실로주선해주지 않나하는기대를하는데, 여기는섭섭하게도그런것이전혀없다. 그리고의사에게뇌졸중치료는어떻게하느냐고물으니혈당치료와 병행해서아스피린을투여하고있다는데, 이상하게도그의말에 하나도믿음이가지않았다. 그러면서오히려거리가먼여기병원보다 집과가까운근처공립병원으로옮긴다는말을하는데, 꼬치꼬치캐묻는나를다소귀찮아하는표정이었다. 한국에서는환자가살아있어야진료비를계속청구할수있고그러기 위해서는환자를최대한살리려고연명치료를하는데, 여기공립병원에서는검사결과를보고냉정하게단념할뿐, 날짜를 끌어가며환자를살리려고하는절실함이나정성이전혀없는것으로 보였다. 체념하라는의사아들에게도무척섭섭한마음이었지만 그의말에도전혀일리가없는것은아니었다. 그것은의식이돌아와도 반신불수가되고대,소변을가리지못하면옆에서간호하는사람도 힘들고환자자신도힘들고고통스러우니회생하는것만이대수는 아니란이유였는데, 대부분의호주의사와같은의견인것은호주라는 같은나라에서같은교육을받았기때문이라는생각이들었다. 그리고사립병원도병원비를지불하는개인의료보험회사눈치를 봐야하니, 입원비용을청구해야되는환자를계속연명치료하며 끌고나간다는것이눈치가보이는일이라기피하는경향이보였고, 공립병원에서아예사립병원이나너싱홈으로옮기는것을못하게 막았기때문에, 아내가세상을뜨자마자35년간불입했던개인의료 보험을미련없이해약해버리고말았다. 지난주아내의장례를치르면서하염없이흐르는눈물을주체할수 없었는데, 아마도병원과의사놈들이아내에게한짓거리에 내가한이맺혀서그런것같았다. 의사님이아니고의사놈이라고 욕을하는것은, 자식도의사이지만이번에의사에대해너무나실망을 했고, 간호사도천사같은직업으로알았는데너무나냉정하고, 형식적이고, 사무적인데놀래서나는향후절대로병원에서죽지않고 집에서죽을것이라고다짐을했다. 병원에는뇌졸중담당의사가있고일반의사가있는데, 하루종일병원에있어도그의사들얼굴한번보기도힘들고 간호사가패드(기저귀)를새것으로바꾸는데, 의식이없는환자의 한쪽팔을기저귀에끼워넣고끝낼만큼꼼꼼한정성없이업무를보는 것이어서기가찰노릇이었다. 내가만일확인하지않았더라면아내는 의사표시를못하므로한쪽팔을기저귀에묶인채로불편하게 누워있어야될형편이었다. 규정에의하면환자면회는12시부터밤8시까지이나, 나는아침 10부터허락을받아매일 10시간을아내를돌보며지냈는데, 아침에 가보면자고있는얼굴이어딘가불편해보였다. 그래서손을잡으며 “여보나왔어” 하고귀에대고말을하면, 얼굴표정이풀리면서 그때부터종일편한얼굴로누워있는다. 나는종일아내의온몸을 지압하며마사지를한다. 내가아내곁에서할수있는일이란게 그것뿐이며, 아내의의식이돌아오기를학수고대하는것이었다. 환자의가족이라고해도나만큼절실한사람도없는것이, 자식들도 나름대로자기들의가족이있어서그런지사리판단을잘해서인지 감정에치우치지않고덤덤했다. 병원에서특별히환자를살리려는 정성을보이지않아, 나는의사에게말해집에서영양제도갖다먹이고, 비공식적으로환자가반신불수가되더라도의식만돌아오게해주면 보너스로현금10만불을주겠다고제의하니, 내얼굴을한번훌쩍 쳐다보더니피식하고웃고마는것이었다. 마음같아서는10만불이 아니라20만, 30만불이라도기꺼이줄심산이었다. 그래서물에빠진 사람이지푸라기라도잡는심정으로한약과침술도알아보고시도해 보려했으나, 병원의사의대답은과학적근거가없어서안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이병원에서나가너싱홈이나집으로가있으면서 하겠다고하니, 건강이나아져야나갈수있다는것이었다. 그래서그러면현재병원에서환자의건강을호전시키려고하는 치료가무어냐고물으니놀랍게도대답은 “특별히없다” 였다. 이말은바꿔말하면, 그냥있다가죽어서나가라는말이나다름이 없는말이다. 죽어가는환자에게여한이라도없게가능한모든치료를 해주고싶은데, 이나라의이상한의료체계가그치료를원천적으로 못하게하니, 발을동동구르며울분을토할수밖에없었다. 인간(의사)이할일이없다고해서, 그러면나는인간이아닌신에게 간청하겠다고하며하나님께매일기도를하기시작했다. 진작부터무신론자였던나자신이였기에, 주위에있는독실한 신자분들께아내의회생을기원하는기도를부탁하기도했다. 그리고만약에나의기도가이루어진다면, 지금부터라도하나님의 충실한일꾼이되겠다는약속도잊지않았다. 코에연명호스를넣은지 1주일이지나고나서부터계속하던말이, 4주가되니깐, 환자가음식을소화하지못하니고통없이저세상으로 가게끔튜브를제거하자는말을간호사가또다시한다. 나는코에 튜브가있어고통을느끼냐며, 음식을섭취해야환자가회복할기미가 보이니설사환자가사망한다음에제거해도되지않느냐며 반문을했으나, 환자가또다시뇌출혈을일으켰다며음식을줘도 아무소용이없다고했다. 지난1개월간뇌출혈치료를했다면 왜뇌출혈이또재발하느냐고항의하니, 그걸우리가어떻게아느냐고 어이없는대답을한다. 답답한마음에한국에있는형과동생에게 전화를걸어친구의사나이런상황을겪은친구가있으면조언을 구하려고했다. 그러나변호사를선임해서현재있는병원에서 나오라는조언뿐다른조언이없었다. 환자의고통을줄이자는간호사의말에따라코에넣었던튜브를 제거하고, 아무런통증을못느끼게한다고모르핀주사를놓기 시작하니, 아내는결국이틀을넘기지못하고숨을거둔다. 가래가끓는거친호흡을힘들게해서가래를흡입해호흡을조금 쉽게해주면안되냐고했지만, 흡입과정에서환자의호흡기를다치게 할우려가있어안된다고하니, 여기병원의의사나간호사의응답은 도대체이해가되지않는다. 결국아내가숨을거두니살아생전에 왜좀더아내에게잘해주지못했나하고, 후회와죄책감에눈물이 하염없이흘러내린다. 주위에서는나처럼아내를잘챙기는남편을본적이없다고하며 자책하지말라고하지만, 나자신은같이살때왜좀더살뜰히 챙겨주지않았나하고후회와자책감에너무괴롭고슬펐다. 아내가건강이좋지않아지난4-5년전부터는일체의가사일을 맡기지않고내가모든가사일을도맡아하고, 3년전에새로지은 이집은휠체어를타고집안을다니게끔내가직접디자인을했는데 아내가너무좋아했다. 바로산자락이라공기도신선해서피톤치드가 많은지역이라며손뼉을치기도했다. 3개월전쯤아내가생뚱맞게도 정색을하고, 그간자기를성심껏간호를해주어고맙고자기역시 행복한여생을보내고있다며감사의인사말을하는것이었는데, 아마도자기의앞날을예측이나하듯이생전에나에게마지막으로 한말인것같다. 아내생전에는그녀가소파에앉아있기만해도, 집안에있기만해도 지금사는건평 150평의이집이크다고느끼질못했는데, 아내가없는지금은광활한들판에혼자서있는감정으로어디 몸둘바를모르겠고괜히눈물만주르르흘린다. 그리고지난과거 생애를거치면서여행을다니거나애들졸업이나결혼장면등, 집안에크고작은아내의사진이 39장이나놓여있지만, 늙어서최근에 찍은사진을더만들어묘비에삽입하고, 타고다니는자동차안과 매일식사때마다앉는식탁위등, 여기저기올려놓고수시로아내를 쳐다보고대화하듯중얼거리며마치같이생활하듯이해보지만, 텅빈마음속은조금도채워지지않는다. 그래서같이자던침대위에 있는아내가베고자던베게도그대로놔두고있고, 아내가쓰던 모든물건들을있는그자리에그대로놔두고있다. 지난주에아내의장례를치르고잘정돈된묘지에아내를묻었다. 교민어느분은시립묘지가향후에도땅문제로분쟁의여지가 없다고해서가보니, 묘지 1기에 4500불정도로저렴했으나, 울타리가 없어서인지주위가산만하고어딘가모르게황량한기분이들었다. 그래서아담한사립묘지의제일비싼묘지를아내가영면하는 유택으로선택을했다. 시립묘지보다20배나비싼10만불이지만, 나도나중에합장을할것이므로아주비싼묘지라고할수도없을 것이고, 관리비도일절요구하지않는다는조건이었다. 아마허전하고허무하고허망하다는표현이현재의내심정에 가장잘어울리는말일것인데, 이와중에도불구하고이글을 주간교민지에올리는것은내가현재이나라의의료체계를경험하고 느낀바를공유하고, 교민들이앞으로어떻게처신해야하는가를 연구해야한다는계기를마련하고자미력이나마힘을보태려는 것이다. 아마많은호주교민들이금전문제로개인의료보험을 들고있지않은것으로아는데, 구태여부담을느끼면서까지 개인의료보험을가입할필요는없다는것을호주이민35년이지난 지금에서야절감했고, 사랑하는아내를떠나보내며나이 80이 되어서야뒤늦게깨달은이런느낌을교민여러분과나누고자함이다. 나역시공원묘지에쓸쓸히혼자누워있는아내곁으로가서 아내를위로할날이그리멀지않다라는말을끝으로 이글을마치며흐르는눈물을닦는다. 글·사진이융남 “사랑하는아내를떠나보내며, 35년간불입했던개인의료보험을취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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