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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ozkoreapost.com FRI. 24. JUNE. 978 ⓒ본광고이미지는비전매거진이제작하였습니다. 저무는 노을 속의 콘서트 아름다운목소리는사람의마음을뒤흔들어놓는강한힘을가지고있습니다. by황현숙(칼럼니스트) 이른 저녁 시간, 하늘에는 바 다를 닮은 네이비 블루의 짙 푸른 색이 길게 퍼져 나가 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진 한 주홍빛 마지막 햇살이 몸 을 사리고 나면 그 자리에는 새침하게 떠오른 별들이 빛 을 흩뿌리기 시작합니다. 강 가에서 불어오는 꽃 향기 실 린 밤바람이 제법 쌀쌀하지 만, 가슴은 따스한 온기로 촉 촉하게 젖어 드는 것 같습니 다.두개의낡은시멘트건물 사이좁은공간에서“Sunset Sounds”라는 로맨틱한 이 름을 붙인 콘서트가 열렸기 때문입니다. Access Arts라는 장애인 예 술센터에서 1년에 한 번씩 저무는 노을 속에서 작은 콘 서트를 열고 있습니다. 출연 하는 사람들은 몸의 어느 한 부분이라도 온전치 못한 사 람들입니다. 시각장애인이나 휠체어를 탄 하반신 마비 장 애인, 뇌성마비 장애인 등 각 종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어 울려서 자기들의 작은 열린 음악회를 여는 것입니다. 그 리고 자원봉사자들과 전문 예술가들은 그들을 위해서 다양한 예술행사(Arts pro- gram)와 일반인들을 위한 예술 강습(Arts Workshop) 을열기도합니다. 이번에는 시각장애인 여가 수와 어린 남자아이가 노래 를 부르고 강사 한 명이 자 기가 쓴 각본으로 모노드라 마를 공연했습니다. 그 여가 수는 너무나 고운 목소리로 잘 알려진 팝송과 유명한 오 페라인 “오페라의 유령” 중 에서 한 곡을 부르기도 했습 니다.그녀는비록두눈이보 이지 않는 장애인이지만 공 연에 참석한 눈이 멀쩡한 사 람들을 무척 행복하게 만들 어주었습니다. 그녀는 Ju- lee-Anne Van Boor라는 아 름을가진꽤유명한맹인소 프라노 가수입니다. 40대 초 나 중반 정도의 나이로 보이 는 후덕한 모습의 전형적인 호주 아줌마의 자태입니다. 그녀는 자기가 하이스쿨 학 생이었을 때의 꿈은 코미디 언이 되는 것이었다고 말했 습니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이 “내가 코미디언이 되어 보았자눈이보이지않는장 애인을 웃기는 것 밖에는 안 되겠지만.”이라는그말이내 마음을아프게찔렀습니다. 줄리는 노래를 부르는 중간 마다 사람들을 웃기는 농담 을 해서 노래가 주업인지 개 그맨이 주업인지를 모를 정 도였습니다. 줄리의 밝고 명 랑한 성격이 참 경이롭게 여 겨졌습니다. 온전한 사람도 세상살이에 지치고 힘들어하는데 두 눈 이 보이지 않는 삶이란 얼마 나 외롭고 힘이 들겠습니까? 그러나 나는 그녀의 얼굴에 서 어두운 그림자를 전혀 엿 볼 수 없었습니다. 아름다운 목소리는 사람의 마음을 뒤 흔들어 놓는 강한 힘을 가지 고 있습니다. 두 눈으로 밝은 세상을 보지는 못하지만, 그 녀의 아름다운 목소리는 세 상 사람들의 마음을 밝혀주 는 빛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 습니다. 나는 밤하늘 별빛 아 래에서 들은 황홀한 노래 덕 분에 참으로 행복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행복이 뭐 별거이겠습니까? 내가 좋 아하고 가슴속에 기쁨이 가 득 찬다면 그것이 바로 행복 이겠지요. 우리는 모두 내가 아닌 너에 게 행복을 나누어 주는 그런 삶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에겐 하느님 이주신소중한두눈이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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