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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qldkoreanlife.com.au FRI. 1. JULY. 979 ⓒ본광고이미지는코리안라이프가제작하였습니다. ⓒ본광고이미지는코리안라이프가제작하였습니다. 미슐랭 스타 셰프의 요리를맛보던날 by플로리나 프랑스여행 유명 레스토랑을 소개하는 미슐 랭 가이드가 시작된 곳이 타이 어 회사 미슐랭(미쉐린)이었다 는사실을알게된날,나는고개 를갸우뚱했다.도대체타이어와 레스토랑별점이무슨관련이있 지?설명을조금듣고나니바로 이해할 수 있었다. 프랑스의 타 이어 회사에서 여행하는 운전 자들에게유익한정보를제공하 기 위해서 무료로 배포하던 여 행 및 식당 정보 안내지가 바로 미슐랭가이드의시작이라고한 다. 미슐랭 가이드에 소개된 식 당은 오랜 세월 동안 신뢰도 높 은 정보로 인정받게 됐다. 미슐 랭 별(스타)은 최고 3개까지 부 여될 수 있는데, 별의 개수에 따 라서 아래와 같은 의미를 갖는 다고한다. ★★★요리를맛보기위해여행 을떠나도아깝지않은식당 ★★ 요리를 맛보기 위해 멀리 찾아갈만한식당 ★요리가특별히훌륭한식당 미슐랭 별 2개 이상이면 그 집 요리를 맛보기 위해 멀리까지 찾아갈 만하다니… 당연히 미 식의 나라, 프랑스로 여행을 간 다면 미슐랭 레스토랑에 방문 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기기 마 련이다. 나 역시 여행을 떠나기 전에 파리에 있는 미슐랭 레스 토랑을검색해봤다. 고급스럽고 화려한레스토랑의사진을보는 순간, 여기는 내가 갈 곳이 아니 구나 싶었다. 아이랑 둘이 여행 가면서 짐을 최소화하고 옷도 가볍게 입고 갈 계획이었는데, 한 끼 식사를 위해서 번거로운 준비를 해야 할까 싶었다. 그리 고 레스토랑 사진을 보니 가격 또한만만치않을것같았다. 우리는 여행 도중 식사는 되도 록이면 숙소나 관광지 근처에 서 하기로 했다. 먹방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관광지를 즐기면서 발품을덜팔수있는방법을택 한 것이다. 한마디로 미슐랭 가 이드의 취지와는 정반대다. 숙 소에서 휴식을 취할 때마다 내 가한일은근처갈만한식당을 파악하는일이었다. 니스 숙소 근처를 살펴보던 중 La Merenda라는 레스토랑이 유난히 눈에 들어왔다. 평점이 꽤 높은데, 후기 내용 중 미슐랭 이라는 단어가 보였다. 니스의 최고급호텔로유명한네그레스 코호텔에미슐랭2스타레스토 랑이 있었다고 한다. 그곳의 셰 프가 은퇴 후 니스 구도심에 작 은 레스토랑을 차린 곳이 바로 이곳이라고 한다. 인기가 많은 곳이라서 예약을 미리 하고 가 야 하는데, 직접 찾아가서 예약 해야한다는후기가보였다. 니스거리를걷던중LaMeren- da를 만났다. 레스토랑 입구에 가려져 있던 구슬 커튼을 조심 스레 걷고 고개를 살짝 들이밀 어봤다. 작은식당안에는사람 들로 가득 차 있었다. 인터넷에 서 사진으로 봤던 셰프 할아버 지가 나와 눈이 마주쳤다. 할아 버지는 내가 외국 여행객인 걸 알아보시고 영어로 인사를 건 네주셨다. 예약하고 싶다고 했 더니 이번 주 저녁은 예약이 가 득 찼고, 점심은 가능하다고 하 셨다. 점심식사만해도그게어 디인가? 셰프님은 식당 안에 들어가서 노트를 가져오셨다. 손때가 묻 은 노트의 사방 모서리는 닳아 서 구부러져 있었다. 그분이 내 게 이름을 물어보셨는데, 한글 이름을 외국인이 단번에 알아 듣고 쓰기는 힘들 것 같아 내가 노트에 직접 이름을 적어도 될 지 여쭤보았더니 셰프님은 흔 쾌히내게노트를주셨다. “엄마,저할아버지굉장히 친절하시고관대하신것같아.” 아이한테는 셰프님에 대해서 내가 사전에 이야기를 하나도 하지 않았는데 아이의 눈에 비 친 할아버지 셰프님의 모습이 인자해 보였나 보다. 숙소로 돌 아오는 길, 아이에게 그분이 얼 마나 유명하고 대단한 분인지 설명해줬다. 그리고 이틀 뒤 우 리는 예약 시간에 맞춰 레스토 랑에 도착했다. 인기 레스토랑 인 만큼 정오가 되자마자 손님 으로 꽉 찼고, 사방에서 사람들 이 나누는 담소로 시끌시끌했 다. 하지만 스타 셰프의 요리인 데, 우리 돈으로 인당 3만원이 면 식사와 음료 한잔까지 곁들 일 수 있으니 대단한 기대를 하 지는않는게좋을것같았다. 이곳은 그날그날 식재료에 따 라서 메뉴가 조금씩 변경되고, 그날의 메뉴를 작은 칠판에 써 두었다. 바쁜 식사 시간이지만 직원은 성심 성의껏 내게 메뉴 설명을 해주어 직원의 태도에 감사했다. 샐러드를 한 접시만 시켰는데, 아이와 내가 편히 나눠 먹을 수 있도록 작은 그릇에 나누어 담 아주셨다. 작은 배려와 센스가 마음에 들었다. 눈에 보기에는 별거아닌재료들이었지만좋은 식재료에간이적당한드레싱을 뿌려줘서 그랬을까? 신선하고 깔끔한 샐러드 맛에 첫 번째 메 뉴부터아주만족스러웠다. 메인 식사로 시킨 바질 파스타 와비프스튜가나왔다. 바질파 스타는 고기 한점 없이 아주 깔 끔해 보이는 초록 파스타였다. 그런데 한입 맛을 본 순간 아이 가 감탄사를 내뱉았다. “우와! 엄마, 이거 엄청 고급스러운 맛 이야.”초등학생아이입에서고 급스러운 맛이라는 표현이 나 올 정도면 일단 성공적인 메뉴 다. 생면 파스타에 진한 바질향 이 느껴지고, 마지막에는 진한 쑥떡을 먹었을 때와 비슷한 맛 이 느껴졌다. 보통 서양에서 음 식을먹을때면간이좀짜다싶 을때가많았다. 그런데이파스 타는 적당히 짭조름한 것이 내 입맛에도아주괜찮았다. 비프 스튜 역시 맛있었다. 오랜 시간 고기를 정성 들여 푹 삶 았는지, 아주 부드러워서 식감 이 좋았다. 간간한 스튜와 곁들 일 수 있도록 두부같이 생긴 튀 김을 주셨는데, 담백하고 고소 한 콩 맛이 나는 게 마치 쌀밥 에 갈비찜을 함께 먹는 느낌이 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음식 에 집중하게 되다 보니, 초반에 느껴졌던레스토랑의시끌벅적 한 분위기는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다. 식당에는 총 24명의 손님들이 있었다. 직원은 주방 직원 2명, 서빙 직원 2명이 전부였다. 좁 은 공간에서 일시에 사람들이 식사 주문을 하게 되면 혼란스 러울 법도 한데, 셰프님은 물론 이고 직원들 모두 평정심을 잃 지 않았다. 셰프 할아버지의 요 리 솜씨도 훌륭했지만, 나는 이 렇게 레스토랑 운영을 능숙하 게 진행하는 모습이 더 멋있어 보였다.생각해보니호텔의2스 타 레스토랑을 담당하려면, 요 리 실력은 물론이고 주방을 총 괄하는 매니징 능력도 출중해 야가능할것같다. 이곳은 음식과 서비스 품질이 훌륭하지 않았더라면 소란스럽 고 좁은 식당으로 기억될 뻔했 던 곳이다. 그런데 협소한 공간 으로 인해 생기는 단점을 다 커 버할 만큼 우수한 요리와 서비 스 덕분에 나는 또 하나를 배웠 다. 각자가 자신의 역할에 충실 하며 약간의 친절을 더하기. 그 리고전체적인프로세스가원활 히돌아가도록총괄하는리더의 부드러운 카리스마. 내가 이날 식사를 하며 이곳의 셰프와 직 원들을보며느낀모습이다. 여행 사진을 둘러보다가 이날 의 기억이 떠올라 이곳의 셰프 에 대한 기사를 검색해봤다. 이 분은 또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 고한다. 내가좋아하는일에대 한 끊임없는 열정과 도전을 보 여주시는 모습, 나의 재능으로 사람들에게 즐거운 경험과 만 족을 선물해주시는 모습에 감 사하다. “다음번니스여행의기회가 찾아온다면,그때도꼭 셰프님의요리를맛보고 싶습니다.그날은어떤메뉴가 준비되어있을지벌써부터 기대됩니다.그날까지건강하시고 늘행복하세요,셰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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