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ion Weekly News
35 qldkoreanlife.com.au FRI. 22. JULY. 982 핀란드거리에서찾은 행복의실마리 핀란드에서는 도시를 걸을 때유난히눈이편안했다. 거 리의 상점과 간판들이 무척 수수했기 때문이다. 감각적 이고 우아하며 시선을 사로 잡는 인테리어나 상호는 잘 찾아보기 어려웠다. 레스토 랑 간판에는 RAVINTOLA( 레스토랑), 카페 간판에는 KAHVI(커피)만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고, 상점 간판에는 KAUPPA(상점)를 써놓은 것 이고작이었다. 나는그런간 판들을 발견할 때면 어쩐지 답답한 마음이 들어 ‘그래서 진짜상호가뭔데?’하고두리 번거리곤했다. 대체 간판에 ‘꽃가게’ 라고만 써놔도장사가될거라는그 근거 없는 자신감은 어디에 서기인하는가. 우선내가가 장 쉽게 유추할 수 있는 이 유 중 하나는 핀란드가 인구 밀도가 낮고 상점 수도 많지 않아서 동종업체끼리 치열 하게 경쟁할 필요가 없기 때 문이라는 점이다. 나도 인구 밀도가 낮고 딱 필요한 만큼 의 가게들만 들어선 작은 도 시에서 살고 있기에 이러한 핀란드의 차분한 분위기를 어느정도공감한다. 우리동 네 풍경을 바라볼 때도 핀란 드만큼 눈과 마음이 편안해 진다. 다만 누가 여행하겠다 고 일부러 찾아오는 곳은 아 니다. 핀란드나 우리 동네나 잘 모르는 사람들 입장에서 는영사는게심심해보이기 때문이다. 5년연속세계에서 제일행복한나라, 핀란드 유엔 산하 자문기구인 지 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 (SDSN)에서 발표한 '2022 세계 행복보고서'에서 핀란 드가 또다시 1위를 차지했 다(대한민국은59위). 주목할 것은 핀란드가 5년 연속 1위 라는데있다. 핀란드를다녀 오기 전까지는 솔직히 좀 믿 기 어려웠다. 아니, 인정하기 싫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한지 도모른다. 나는혹시핀란드 사람들이 의식적이든 무의 식적이든 행복을 강요받고 있지는않은가, 더나은삶을 경험하지 못해서 우물 안 개 구리처럼 자신들이 행복하 다고 믿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의심했다. 예능프로그램 <어 서와, 한국은처음이지?>핀 란드 편에서 핀란드 사람들 이 서울 관광을 즐기며 환호 하는것을보며‘거봐,여기엔 좋은게더많지.’라는조금오 만한생각도했더랬다. 그렇지만 사실 유엔에서 오 랫동안 해오고 있는 이 조사 는 국내총생산, 기대수명, 사 회적지지,자유,부정부패,관 용등6가지항목을기준삼아 다방면으로 산출한 것이기 때문에행여 ‘나는세상행복 하다’는 환상에 사로잡혀 있 다고 한들 종국엔 들통이 날 수밖에 없는 꽤 신용할 만한 결과라고볼수있다. 비교와경쟁보다는 존중과공감 더많은돈을가지는것과행 복이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 은 이미 많은 연구 결과에서 입증되었다. 아무리 많은 돈 을벌고원하는것을사모은 다고 해도 남과 비교하고 경 쟁하려는 의식이 강하게 내 재해있다면우리는결코행 복해질 수 없다. 내가 오늘 100만원을벌었는데내친구 가200만원을벌었다고연락 이 오면 돌연 우울해지기 쉽 다. 내가국내굴지의대기업 오너라고 해도 세계적인 기 업들과 비교하고자 한다면 나는 더 분발해야 한다. 이 는 구독자 수나 팔로워 수에 도비교할수있겠다.10만구 독자라는 영예를 달성해 실 버버튼까지받았지만, 50만, 100만유튜버앞에서는아직 도갈길이멀어보이고조바 심이난다. 나는아직도부족 하다. 남보다 특별하고 돋보 일 수 있도록 더,더 노력해 야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남 과 비교하고 경쟁하는 의식 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 개 인의 행복을 최대한 만끽할 수있을까. 한국에돌아와여 행에세이<너만큼다정한북 유럽>을준비하고써내려가 면서 나는 핀란드 행복의 실 마리를 그들이 가진 삶의 방 식에서 되짚어보았다. 춥고 척박한 땅에서 외부의 침략 을 어렵게 막아내며 살아온 핀란드 사람들에겐 우리는 모두 똑같이 존중받아야 할 인간이라는 평등의식, 부자 든 가난한 이든 누구나 부족 한점도배울점도있고어려 울 때는 서로 도와야 한다는 공동체의식이삶의밑바탕에 자리잡고있다. 그래서남보 다 앞서고 눈에 띄는 방법을 익히기보다는 서로의 영역 을 침범하지 않고 자연과 더 불어 고요히 살아가기를 택 한다. 그런의식들은어떤환 경에서도 휩쓸리지 않고 살 아갈 수 있는 든든한 밑거름 이 되어주리라. 주어진 상황 에서스스로만족하는법, 타 인을혐오하고시기하기보다 는공감하고존중하는법, 그 로 인해 자신의 내면을 단단 하게 키워내는 힘을 기를 수 있을것이다. 네가한개도 부럽지가않어, 나는별일없이잘사니까 심심한 핀란드 거리, 내세울 것 없는 단순한 가게 간판들 은 단지 인구밀도가 낮고 상 권이 덜 발달했기 때문만이 아닌 것이다. 사실 꽃가게를 꽃가게라부르지않으면뭐라 고 부르겠는가. 다른 가게도 꽃가게라고한들무슨상관이 람.그가게주인도나처럼꽃 을 파나보지. 하루하루 별 볼 일은없어도별일없이잘사 는핀란드사람들을생각하면 장기하의노래가떠오른다. 부러우니까자랑을하고, 자랑을 하니까 부러워지고, 부러우니까자랑을하고 자랑을하니까부러워지고 자랑을 하니까 부러워지고, 부러워지고,부러워지고, 부러워지고 하지만너무부러울테니까 너네자랑하고싶은거있으면 얼마든지해난괜찮어 왜냐면나는부럽지가않어 한개도부럽지가않어 이글을쓰면서나자신과대 화를나눠본다. 나는오늘어 떤 불행한 감정을 느꼈는지. 혹시 누군가와 비교하고 나 를 채찍질하지는 않았는지. 이를테면 브런치 홈에 내 글 이뜨지않아서, 브런치조회 수가 늘지 않았다고, 인스타 팔로워가 늘지 않는다고 조 바심내진않았는지. 그런잡 념 따위는 떨쳐버리고 이렇 게 키보드를 두들겨대며 생 각을 글로 옮겨적는 시간이 주어졌다는사실만을온전히 즐기려 한다. 자랑하고 싶지 도, 부럽지도않은인생을살 아가기위한작은실천으로. 핀란드의어느상점.간판에그냥‘꽃가게’라고쓰여있다. (핀란드어로KUKKA는꽃,KAUPPA는상점이다.) 칙칙하고우중충한느낌의핀란드거리풍경.하늘도회색빛이다. 『너만큼다정한북유럽』중에서 무민월드에서만난무민.무민은자연속에서사람들의눈에띄지않고숲속친구들과사이좋고평화롭게살아간다. 토베얀손은주변지인들을떠올리며동화를만들었다고한다. 핀란드인이행복한이유 by호밀씨 별볼일없어도별일은없어,괜찮아
Made with FlippingBook
RkJQdWJsaXNoZXIy NTUxNz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