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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qldkoreanlife.com.au FRI. 29. JULY. 983 ⓒ본광고이미지는코리안라이프가제작하였습니다. 분홍색소시지의추억 by성성이 요즘새롭게생긴즐거움은일요 일아침에조금일찍일어나아이 에게 밥을 차려주는 것입니다. ( 물론 그 장소가 캠핑장이었다면 더즐겁습니다^^)일요일만큼은 아내가좀더늦잠을자며쉬었으 면하는마음도있고,요리를못하 는제가어느누구와비교해도부 족하지않을정성과아들의몸무 게를 연말까지 5kg 이상 불리겠 다는의지로만든음식을읍..읍.. 하고견디며먹는아이의모습을 보면뿌듯하기도한마음에일요 일아침만큼은제가꼭차려주려 고노력합니다. 그동안쓰지않았던두뇌를풀가 동하여제가아들나이였을때어 떤 음식을 좋아했었나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한우안심,한우등 심, 한우살치살, 한우부챗살, 한 우갈빗살,한우안창살... 머릿속에 오직 한우만 떠오릅니 다.이런한우의노예같은녀석.. 하지만 아침부터 구하기도 힘든 그리고기름진고기를먹일수없 기에다른음식을떠올리기시작 했습니다. 그리고떠오른음식은 바로분홍색소시지..생각해보니 어린시절분홍색소시지를참좋 아했던것같습니다.다른아이들 이 김밥을 들고 소풍을 갈 때 어 머니를졸라분홍색소시지와흰 쌀밥만 들고 소풍을 간 적도 있 고, 울다가도 어머니께서 “소시 지 부쳐줄게!”라는 말을 들으면 벌떡일어나히죽히죽웃으며밥 상으로향했던기억도납니다. 그렇게저는마트에서추억의분 홍식소시지를하나사서아들을 위해부치기시작했습니다. 인터넷에서 굳이 레시피를 찾을 필요도 없을 만큼 조리법은 간 단했습니다. 시큰둥하게 “아! 엄 마가해주는밥먹고싶은데..”라 던아들도마성의소시지냄새에 “오늘은좀기대되네.”하며제옆 을왔다갔다합니다.조리시간도 그리길지않습니다. 지난주에는 아메리카식 브런치를 먹이겠다 고이것저것다양한실험을하다 브런치가아닌점심을먹였는데, 오늘은목표시간에아이에게아 침을 먹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저는나름견딜만한,먹음 직스러운 분홍색 소시지 부침을 완성해냈습니다. 외관상으로도 멀쩡하고, 심지어 맛! 맛! 까지있는소시지부침을 아이가맛있게먹는모습을보며 제가 어린 시절 지금 아들 정도 나이였을때일이생각났습니다. 당시아버지는직장때문에저희 와떨어져지내셨고, 어머니께서 도회사에다니셨기에하교한뒤 혼자있는시간이많았습니다.학 교도전학간지얼마되지않아친 구들도없었고,집앞마당에서혼 자땅바닥에그림을그리고놀거 나,혼자책을읽는시간이전부였 습니다.그당시토머스모어의< 유토피아>와 마르크스의 <자본 론>을 읽으며 급진적이고 혁신 적인사상을미리배웠으면지금 제 인생이 180도 바뀌었겠지만, 안타깝게도 저는 당시 어린이들 에게는금지된열매와도같던만 화책을주로읽었습니다. 어머니께서는혼자집에있을저 를걱정하셔서매일간단한간식 을 준비하시고 출근하셨음에도, 떨어진과자도주워먹고다닐정 도로왕성한식욕이있던저는그 간식으로는 허기를 채우기에 턱 없이부족했고,먹이를찾아헤매 고다니는하이에나처럼어디떨 어진과자없나동네골목을두리 번거리고다녔습니다. 동네 골목에서 방황하고 다니던 저는장을보고오시던주인집할 머니와마주쳤고제얼굴에배고 픔이 가득 묻어 있었는지 “성성 아,여기서혼자뭐해?엄마기다 리니? 얼굴이 왜 그래? 배고파?” 라고물어보셨고,저는당연히배 고프다고했던것같습니다. 할머니는제손을잡고집으로데 려가셨고,좀만기다리라는말씀 과함께정성스럽게밥을차려주 셨습니다. 하지만할머니께서주 로 드시던 반찬들이 9살 아이였 던 제 입에 맞을 리가 없었습니 다.저는할머니의배려와고마움 도모르고자연스럽게반찬투정 을하기시작했고,당황하신할머 니께서는 “성성이 그럼 뭐 먹고 싶은데?”라고물어보셨고저는“ 소시지!소시지!”하고짜증내며 대답했습니다. “할머니가가게가서금방사올 테니까기다려.”할머니께서는허 겁지겁지갑을챙겨가게로달려 가셨고,잠시후‘뭐였더라?’하는 표정으로다시오시더니“성성아 그런데네가먹고싶은게뭐라고 했지?”라고물으셨습니다. “소시지!!소시지요!” “또떼디가아니고소시지구나.” 할머니께서는 가게에서 소시지 가아닌“또떼디”를달라고하셨 고, 아마도 “또떼디”가 뭐지 하 던 구멍가게 아주머니께서는 당 황하시며 그런 이태리어도 라틴 어도아닌낯선단어를가진물건 은없다라고하셨을겁니다.결국 저는할머니손을잡고함께소시 지를사왔고,할머니께서는가게 사장님께서 알려주신 조리법대 로부랴부랴부쳐주셨고저는그 날의소시지를잊지못할만큼맛 있게먹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 어머니께서는 할머니께고맙다고인사를몇번 하셨고, 다시는배고프다고할머 니에게밥달라고하지말라고하 셨지만,어린제가그런어머니의 말을들을리없었습니다.저는배 만고프면당시안집이라부르던 할머니 집으로 달려가 “밥 주세 요! 또떼디 주세요!”를 외치고는 했습니다. 물론그때마다할머니는마치오 랜만에 친손자가 온 것처럼 “그 래 우리 성성이 또 또떼디 먹으 러 왔구나.” 하시며 환한 미소를 지으며 소시지를 부쳐주시고는 했습니다. 할머니와밥을먹고나면,할머니 께칭찬받고싶은마음에평상에 누워그렇게하기도싫던숙제를 스스로하기도했고할머니를따 라산에나물캐러다니기도했던 기억이납니다.그러고보니할머 니께서는 글을 읽지 못하셨는데, 제가국어책을읽으면그글을함 께 따라 읽으시며 할머니께서도 함께공부를하기도했네요. 친구가없던어린시절저의가장 좋은친구였던또떼디할머니(원 래주인집할머니이렇게불렀는 데소시지사건(?)이후로저는또 떼디할머니라부르기시작했고, 할머니는 “이 녀석아 할머니 그 렇게 부르지 마!”라고 하셨지만, 제가그렇게불러드리는게싫지 만은아니셨던것같습니다. 제가어머니말씀을듣지않거나 잘못했을때혼나는소리가들리 면제일먼저달려와울고있는저 를감싸안고달래시며, “엄마말 잘 듣지 그랬어.” 라며 말려주시 기도했고,제가전학간학교에서 뛰어난 처세술과 참신한 공약으 로반장이되었을때누구보다할 머니께서는기뻐해주셨습니다. 몇년후어느정도저희집도안 정이되어저희는할머니와함께 하던집에서이사가게되었고,어 쩔수없이할머니와이별을하게 되었습니다. 그날 어머니께서도 그동안 할머니께 감사했다며 눈 물을 보이셨고, 할머니께서도 어 디가서든지금처럼건강히잘살 라며눈물을보이셨습니다. 그러고 보니 할머니는 어머니께 는 다정한 친정 엄마 같은 존재 였고,제게는친할머니보다더저 를 아끼시고 사랑해주시던 고마 운분이었습니다.아니제게는가 장좋은친구같은분이었습니다. 중학교때까지는한번씩할머니 댁에 놀러 가 민폐(?)를 끼치며 “ 또떼디 없어요?”라며 할머니를 괴롭혀드렸는데, 그후더먼곳 으로이사를가게되어소시지보 다소주를더좋아하는어른이되 었습니다. 아들에게줄소시지하나를부치 다갑자기생각난‘또떼디할머니’ 그때는제가너무어려서말씀드 리지 못했는데 할머니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그동안 찾아뵙지 못 해죄송합니다.항상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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