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ion Weekly News
31 광고문의 0422 258 092, 0432 008 985 admin@qldkoreanlife.com.au 다. 그러다 천진한 얼굴로 내 게말했다.“엄마여기너무좋 아! 이거 봐! 흙도 있어. 이 흙 좀 만져봐. 엄청 부드러워. 우 리여기에그림그리고놀자!” 내생각엔그야말로지붕만있 을 뿐 야외에서 하는 노숙과 다름없어보이는빵점자리숙 소였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아 이에겐이곳이백점짜리숙소 였다. 아이 옆에 쭈그리고 앉 아 붉은 모래 위에 그림을 그 리다 다리가 저려 밖으로 나 왔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 는 고요 속 사방이 캄캄한 넓 은 하늘에서 쏟아질 듯 많은 별이 반짝이고 있었다. 며칠 전Kenny 아저씨의 오두막에 서 본 것보다 10배는 더 많아 보이는별들이었다.넋을놓고 하늘을보고있는데호스트인 Richardson이호간과나바호 족에대한스토리텔링을시작 할거라며중앙의터로나와보 라고 했다. 호간에 묵는 손님 들을 위해 준비한 특별한 시 간이었다. 우리 외에 오늘 호 간에 묵게 될 인도 커플이 캠 프 파이어 앞에 먼저 와 자리 를 잡고 있었다. 이 광활한 대 지에 우리 외에 두 사람이 더 묵고 있다는 사실이 왠지 모 를 안도감과 동질감을 느끼 게했다. Richardson은점점사라지고 있는나바호족의전통을지키 기 위해 호간을 만들었고, 더 많은사람들이호간을체험하 고 나바호족의 역사를 알 수 있도록 에어비앤비로 오픈했 다고 했다. 그의 말에서 사라 져가는전통문화를지키고싶 어하는간절함과자부심이동 시에느껴졌다.그의스토리텔 링에는사람을집중시키는힘 이 있었다. 목소리의 강약을 조절하며비밀이야기를들려 주는 듯한 그의 목소리에 귀 를 기울이다 보니 1시간이 훌 쩍지나있었다.스토리텔링이 끝나고호간으로돌아오니밤 이 되어 더 내려간 기온에 몸 이떨릴만큼의추위가느껴졌 다. Richardson 이 마당에 미 리준비해둔장작을가져와난 로에 불을 지폈다. 나무가 타 기시작하자차갑게만느껴지 던호간에금방따뜻한온기가 돌았다. 여행을 떠나오기 전 미리 준비한 침낭을 펴 몸을 누이고 길고 긴 밤을 보냈다. 나무가다타들어가불이꺼지 면 금세 냉기가 돌아 너무 추 워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남편 은따뜻한온도를유지하기위 해밤새도록부지런히장작을 태웠다.초코와마음이도추웠 는지좁은간이침대위로올라 와 내 다리 사이에 몸을 웅크 리고서야잠이들었다. 긴 밤을 보내고 아침에 눈을 뜨니 Richardson 이 준비한 나바호족 전통 티와 수프가 야외테이블에준비되어있었 다. Richardson의 개 Attic 도 그를따라왔는데덩치는산만 했지만얼마나온순하고상냥 한지마음이와초코에게도한 번 짖지를 않고 가만히 곁에 서 있기만 했다. 서연이는 온 순한 Attic과 드넓은 들판 위 를 신나게 뛰어다녔다. 그림 같은풍경이었다.지금이아니 면할수없을경험들.잊지못 할기억들이만들어져가고있 었다.또다시호간에서의하룻 밤을선택할일은없겠지만언 젠가한국에서의삶이권태로 워질때쯤이면지난밤장작불 앞에서 Richardson이 했던 말이떠오를것같았다. “When you’re tired, you should listen to thequietness of n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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