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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qldkoreanlife.com.au FRI. 28. OCTOBER. 996 ⓒ본광고이미지는코리안라이프가제작하였습니다. 나는청소와사물의질서에대해 인지가부족한세남자와25년째 동거 중이다. 맨 처음 첫번째 남 자를만나서25년,두번째남자와 24년 째, 세번째 남자와는 22년 째 살고 있다. 그 과정에서 우리 는16년전,1기신도시로이사를 했다. 그때도 충분히 오래 된 집 이어서 올 수리 후 입주했다. 값 싼 비용을 들인 인테리어였지만 깨끗해서만족했다.또가진짐이 단출한맛에깔끔하고아늑한집 안분위기를만들수있었다. 그러던 우리 집이 오랜 세월과 무관심 속에 여기저기 손 볼 곳 이 많아졌다. 쓸고 닦고 청소로 는도저히해결되지않는상태가 되어 버렸다. 4춘기(40대)를 겪 는 동안 살림 보다는 내 인생을 찾는일에더몰입한내탓인것 만 같아 마음이 무거웠다. 내 집 이 이런 꼴로 방치되어 왔다고 생각하니자존심도상했다.집과 나는이제 여자랑 살고싶다 by헬로해피/브런치 가족돌봄-환대를위한집수리 여자는가꿔야한다는친정어머 니의 말이 자꾸 생각이 났다. 노 화되어 초라한 우리집이 늙어가 는나를보는것같아마음이좋 지않았다. 그러나이렇게된데에는나의첫 번째 남자의 책임도 무시할 수 없다. 이 첫번째 남자가 어느 순 간(내가 밥을 제대로 해주지 않 을때부터시작되었던같기도하 고…) 자신의 섭식을 위해 살림 살이와먹을것을이것저것사들 였다. 그의 이 행위들은 수납 공 간이 적은 우리집에 큰 애환을 안겨주었다.남자는물건을사서 는구석구석쑤셔넣고코너코너 에 쌓아 두기 일쑤였다. 나는 이 남자가 마치 시골 할매라도 된 것같은착각을받곤했다. 이런상황이니어느순간부터내 가치워도치워도구석구석에박 히고 코너코너에 쌓인 살림살이 로인해우리집안은늘어수선 했다. 내가 집안에 머무는 시간 이많아져서인지우리집의어수 선한환경이내게큰스트레스로 작용되었다.나는자연스레세남 자를향해잔소리가더(!)늘었다. 그러나그들은익숙한내잔소리 를 묵직하게 흡수를 할 뿐 어떤 변화도일으키지않았다.돌아오 지않는메아리인지뻔히알면서 ‘야호!’하고힘껏외치는것이얼 마나 진이 빠지는 일인지 새삼 다시알게되었다고나할까. “아들, 일단 네방 도배부터 해보 자. 그럴려면 저 큰 책장부터 처 리해야 해.” 때마다 돌아 오는 대답은 “그냥 이대로도 괜찮은 데 뭐하러 해요. 쓸데 없는 일이 에요.” 자기가 움직일 일을 벌일 것이무척귀찮은듯했다. 아니, 벽상단에는구름이떠있고하단 에는 축구단 아이들이 어깨동무 를 하고 있는 벽지가 괜찮다고? 22살 국군 장병이 할 말은 아닌 것같았다.우리집세남자중가 장공감력이뛰어난세번째남자 마저도이런형편이었다.남편도 집수리에대해불만스러운건마 찬가지였다.집수리비용도부담 이지만귀찮은일이크게벌어질 생각을하니까마득한눈치였다. 그럼에도 꿈은 이루어진다고 했 던가? 마음에 품은 일은 적극적 인 행동이 아니어도 시나브로 이루어지게되어있더라.마음이 가 있는 곳으로 우리의 몸이 나 도 모르게 움직이게 되더라. 그 마음만 버리지 않는다면 언젠가 는내가그꿈의땅을밟고서있 게되더라. 나는 계속 가족을 설득(?) 아니 투쟁 했고 남편을 졸라 시간이 날때마다 인테리어 시공업체들 의 정보를 알아보려 발 품을 팔 았다. 그래서 결국엔 내 꿈을 이 루게되었지만,그과정에있어서 나는남자와여자가참으로다르 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내 게는 집안의 정리 된 환경과 청 결이아주중요한덕목에해당이 되는데 나의 동거인들은 집안의 무질서에대해전혀무감각했고 무관심 했다. 물론 예외는 늘 있 는법이어서정리를잘하는남성 도있겠지만,같은형태를보고도 이렇게다른감성과느낌을가질 수있다는것이새삼신기하기도 했다. 나와 다른 세 남자를 보며 나는 잠시 외롭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했다. 그순간만큼, 남은 인생은남자가아닌여자랑살고 싶었다.진심으로. 그러나반전이있었다.집수리가 점점완성되면서남자셋그들도 아름다운것, 편한것, 깨끗한것 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 다.첫번째남자는싱크대교체가 완공되자내가미처생각지도못 한 아기자기한 살림살이를 사들 였다.나보다더여성스럽고섬세 해 보였다. 가장 먼저 자기 섭식 을 위해 찻물을 끓일 에지리 주 전자부터주문했고내가선택하 여설치한백조싱크볼에스크레 치라도 날까 봐 고무 바킹이 달 린설거지그릇을,싱크대에어울 릴법한 음식물 쓰레기통을 신중 하게 골라 사들였다. 가위, 간접 조명, 장식용 디지털 시계, 심지 어나비장식까지,심지어계란말 이용사각팬까지……휴……. 또 나의 두번째 남자는 어떠한 가. 내가 우리집이 새롭게 달라 질 때마다 어떠냐고 물어 볼 때 마다, 자신은 이런 것에 전혀 관 심이없어할말이없으니공감능 력이뛰어난세번째남자에게물 어보라던녀석이,이번주말에는 자기친구가우리집에서자고갈 것이라고통보를했다. 또 아동 벽지가 붙어 있는 방도 괜찮다던세번째남자는우리집 의변화된모습을사진으로보낼 때마다 “와우~ 대박~ 딴집 같아 요~” 하며 좋아했다. 우리 집 세 남자는 아름다움을 추구하고자 하는,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본질 적습성을내게딱들켰다. 내가 남은 인생을 여자와 살 가 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집수리를 통해 우 리 집 세 남자들 안에서 귀여운 여성성을발견했다는점이다.이 아름다운 시선을 놓칠 수는 없 다. 이 기세를 몰아 나는 앞으로 의 내 삶을 여성성은 줄이고(어 차피 그렇게 된다고 들 하지만) 남성성을발휘하며살고자한다. 지금으로선 매우 가능성이 높은 일인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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