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ion Weekly News
8 qldkoreanlife.com.au FRI. 28. OCTOBER. 996 ⓒ본광고이미지는코리안라이프가제작하였습니다. 퇴근후헬스장에서운동하고 집으로 가기 위해 헬스장을 나왔다. 그리고 무선 이어폰 을 하나 꺼내 왼쪽 귀에 꽂았 다. 평소 운동할 때나 집에 갈 때음악을들으며가는데양쪽 을 다 꽂으면 외부 소리와 완 전히 차단되어 위험할 수 있 다는 생각에 대개 왼쪽 하나 만사용한다. 밖을나오니컴컴한저녁하늘 아래공기가싸늘하다.겨울은 항상이렇게예고없이들이닥 친다.평소처럼음악을들으며 가다가 매일 들르는 마트에 들러 간단하게 시장을 봤다. 마트 카운터에서 계산하는데 나이가 50대 중반쯤 되어 보 이는계산원아주머니가지친 표정과기계에서나오는듯한 음성으로 말했다. “35,200원 입니다.” 나는 카드를 꺼내 계 산하고는곧장집으로왔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이어폰을 충전케이스에 다시 넣으려고 가방을 열고 찾았는데... 아무 리 가방 속을 뒤져도 이어폰 케이스가 보이지 않는다. 가 방 속 물품을 다 꺼내서 살펴 봐도역시나케이스가없다. 대체어디간걸까.혹시집앞 에 흘렸나 하는 마음으로 다 시 집 밖으로 나와 근처를 살 폈다. 길에는 바람에 춤추는 낙엽들 외엔 아무것도 보이 지 않았다. 속상한 마음을 안 이어폰은 잃어버리고 사람 보는 눈은 찾았다 by안희정/브런치 고 다시 집으로 들어왔다. 그 리고 남편에게 이어폰을 잃 어버렸는데혹시나다시찾을 수도있으니당신것을하루만 빌려달라고말했다.대체어디 에 흘린 걸까. 요새 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 걸까. 속상 함은어느새자괴감으로이어 졌고나는괴로운마음을간직 한채잠이들었다. 다음 날 아침, 나갈 준비를 하 고 어제 왔던 길을 그대로 따 라가며 출근했다. 환경미화 원이 일찌감치 아침 일을 마 친 듯 거리는 어제 봤던 낙엽 더미조차많이사라진상태였 다. 어제 헬스장 건물 뒷문으 로나가며이어폰을꺼냈으니 까 마지막 장소는 헬스장 뒤 쪽이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헬스장뒷문쪽에도착했다. 그곳에는형광조끼를입은환 경미화원이청소하고있었다. 얼핏 그를 보았다. 그간 일하 며 햇빛에 많이 그을린 듯한 시커먼얼굴에주름이자글자 글하다. 족히 70은 훌쩍 넘긴 노인처럼보였다.무언가골똘 히생각하는건지아니면불만 에 가득 찬 건지 표정에 변화 가없어본능적으로조금거리 를두고지나쳤다. 그대로건물안으로들어가엘 리베이터앞까지살폈다.역시 나 아무것도 없었다. 갑자기 들어올 때 보았던 환경미화 원의 얼굴이 떠올랐다. 혹시 그가 청소하면서 발견하지는 않았을까. 나는 다시 뒷문으 로 나가 여전히 청소하고 있 던그에게가까이다가갔다. “저... 제가 어젯밤에 이어폰 하고 케이스를 여기 흘린 것 같은데...혹시이근처에서이 정도되는검은색작은케이스 같은거못보셨을까요?” 나는 그가 크기를 짐작할 수 있도록 양쪽 엄지와 검지를 이용하여사각형모양을만들 어보이며물었다. 무표정하던그가갑자기겸연 쩍은눈으로치아를환하게드 러내고웃으며고개를젓고는 못 보았다고 말했다. 순간 웃 으며드러나는뻐드렁니가귀 엽다는생각이들정도로표정 이 맑아 보였다. 아까 그의 무 표정에 흠칫 놀라 재빨리 지 나쳤던 나는 조금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저렇게 순수 하게 웃을 수 있는 사람이 나 쁜 사람 일리가 없다. 나는 고 개를꾸벅숙이고감사의인사 를하며그자리를떠났다. 직장에도착한이후온종일정 신없이일했다.순식간에퇴근 시간이되어또헬스장으로향 했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괜 한미련에헬스장카운터에도 이어폰케이스가들어온게혹 시있는지물었고예상했던대 로 그런 물건은 들어온 게 없 다는 대답을 들었다. 아쉬운 마음은 잠시 덮고 운동을 하 고나왔다. 그리고 어제처럼 마트에 들 러 장을 봤다. 계산하려고 카 운터에 다가가는 데 또 그 생 각이 퍼뜩 떠올라 어제 계산 했던 그 50대 여인이 있는 카 운터로가서계산하며그녀에 게물었다. “혹시...어제저녁에여기에이 어폰케이스를흘린것같은데 보셨을까요..?” 그녀가활짝웃으며말했다 “아! 그거 손님 거였구나! 누 구 건지 몰라서 가지고 있다 가저기안내데스크에맡겨놨 으니거기서찾아가면돼요.” “아! 정말요? 감사합니다! 저 는못찾을줄알았어요!” “에이, 못 찾긴 왜 못 찾아요. 내가잘가지고있었어요.” 나는2미터쯤 옆에 있던 안내 데스크로가서이어폰을돌려 받았다. 그리고 몸을 돌려 나 가려는데 등 뒤에서 계산원 그녀가큰소리로말했다 “찾았어요?다행이네.잘가요!” 나는 그녀를 향해 다시 90도 로 고개를 숙이고 목례하며 마트를나왔다. 오늘은평소관심도없이스쳐 지나쳤던두사람에게푸근한 미소와 정겨운 마음을 받았 다. 일상생활 중 마주치는 수 많은 사람을 볼 때 우리는 겉 모습이나표정,또는옷차림으 로순식간에그사람을평가하 고어떨것이라고결정지어버 린다.그러나그들에게조금만 더 가까이 다가가 말을 건네 보면 그들 역시 따뜻한 사람 이라는 걸 금방 알아챌 수 있 다. 단 몇 마디 소소한 대화만 으로도무표정한가면은금세 벗겨진다. 그 단순한 사실을 오늘에야진정으로깨달았다. 이따퇴근하면그마트에다시 들러같은카운터에서계산해 야겠다.그리고감사의마음으 로그녀에게따뜻한말한마디 를걸어보리라. 한줄요약 관심의눈으로조금 만들여다보면푸근한미소와 정겨운마음을가진사람은어 디에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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