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씨가 남다른 방법으로 동료
와의 친화적 관계는 얻었지만,
반대로 이 씨처럼 노력을 통해
동료와의 친화관계를 만들지
못한다고 해서 그 책임이 이민
자에게 돌려질 수는 없다. 동료
간의 화목한 관계를 위해서 유
럽계 이민자들보다 비영어권
출신들의 노력이 혹시라도 더
기대된다면 이는 공평하지 못
한처사라할것이다.
당시 교민사회에서 흔히 받아
들여지고 있는 견해는, 비영어
권 이민자들에 대한 차별과 불
충분한 영어능력 때문에 기술
이민자들이 직장을 구하거나
승진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으
며, 심지어자녀세대도이런어
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한국일보 1997년 2
월7일: A4).
필자와인터뷰를한기술이민자들에의하면, 현재그
들이 전문직에 종사하고 있지만, 직장을 구하기도 어
려웠을뿐만아니라승진기회는지극히적다고한다.
“내게MBA학위를가진친구가있는데, 면접은여러
번 봤지만, 직장을 구하지 못했다. 아마 그가 유럽계
호주사람이었다면 많은 회사가 채용하려 했을 것이
다. 그친구는결국비영어권출신이민자들을환영하
지않는경직된채용과정에신물을느끼고말았다. 그
는회계학관련과목을이수하고기술학교에서가르치
고 있는데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찾지 못하여
안타까워 하고 있다.” (김관영, 기
술이민자).
“내 친구 중 하나는 호주 은행에
서 몇 년을 일하다가 그만두고 교
민 신문사에 취직하였다. 호주에
서성장하였기때문에영어능력엔
문제가 없지만, 호주은행에서의
승진 전망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
다.” (최범진, 기술이민자).
전산 직종에 다년간 종사하다가
호주로 이민하여 수년을 버티지
못한 양진우씨는 다음과 같이 말
하였다.
“직장에서의승진은거의불가능
하다. 직장에 오래 근무할수록 컴
퓨터 관련 기술과는 무관하게 더
높은 수준의 언어소통 능력이 요
구된다. 승진의 기회가 누구에게
나주어진것같이보이지만실상은그렇지않다. 유럽
계 호주인들이 앞에서는 웃지만 뒤돌아서면 뒤통수를
칠수있는사람들이라는생각이든다.” (양진우, 기술
이민자).
대학교육을받았는지가한사람의작업능력을결정
짓는요소가될수는없지만, 한국에서대학을졸업하
고컴퓨터직종에다년간근무한전문가임에도불구하
고호주의컴퓨터직종에서오래버틸수없는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앞서 언급하였듯이 호주 사회는 유럽
계 호주인들을 중심으로 구성되고 운영되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한편인종을둘러싼고용의문제를더욱복잡하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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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tian Review
크리스찬리뷰
101
특별기고
다문화호주와이민정책
(3)
<호주 내 한인 공동체 사례>
한길수
이글의출처는
‘
현대호주사회의이해 II
'
(한국학술정보2013출간,연세대호주연구소이희진,장해성외지음)
저자와출판사의허락하에재출판(연재)함을밝혀둔다.<편집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