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호주에서 120만명이나참여해주목을받았던
ABC TV‘행복한 호주 만들기’의 일곱 번째 단계는
<사회 연결망>이다. 우리가 만약 무인도에서 홀로 인
생을살아야한다면끔찍한일이다. 그런데발표된여
러조사통계에의하면, 혼자산다고해서육체적또는
심리적건강이나쁜것은아니다.
특히 60대 이상의 혼자 사는 여성들이 배우자와 함
께사는여성들보다훨씬건강한것으로나타났다. 문
제는혼자있는것이아니라외로움이다. 외로움은사
회적으로 고립되어 있는 느낌을 말한다. 남들과 물리
적으로 떨어져 있는 거리보다는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있다는 느낌이 반복되는 것이 외로움이다. 외로움은
오히려군중속에서더욱강하게느끼게되는데, 바로
‘군중속의고독’을말한다.
사회연결망의영향력이간과되는경우가많은이유
는눈에보이지않기때문이다. 마치물고기가물에서
헤엄치고, 사람이 산소를 마시는 것처럼 너무도 자연
스럽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회 연결망은 우리에게 매
우큰영향을끼친다.
우리가 즐거운 마음과 기분으로 어느 곳에 갔는데,
그곳에온통우울하고스트레스넘치고불행해보이는
사람들만 있다면, 우리도 그들처럼 바뀌게 되는 경험
을하게된다. 이른바 '감정전이현상'이다.
포울러연구팀은지난 20년동안 4,739명의사회연
결망의감정전이현상을조사했다. 결과는매우흥미
로웠다. 행복한 사람들은 좋은 사회 연결망을 가지고
있었다. 연결망의 중심에 위치한 사람들은 더욱 행복
했고, 연결망의 언저리에 위치한 사람일수록 덜 행복
했다.
그래서 이 연구팀은 행복이 단지 개인의 기능이 아
니라 집단의 특성이라고 주장한다. 놀라운 사실은 시
간의 흐름에 따른 행복의 변화가 연결망 사이로 잔물
결을이루며퍼져나가행복한사람들의무리와불행한
사람들의무리로나누어진다는사실이다.
예를들어, 이웃이행복해지면다른이웃이행복해질
가능성이 평균 34%이고, 1.6Km 내에 사는 형제자매
가 행복해지면 그들의 형제자매도 행복해질 가능성은
평균 14%에 이른다. 행복한 사람은 친구들도 행복해
지는데, 친구가 행복해질 경우 행복해질 가능성은
15%, 친구의 친구가 행복해질 가능성은 10%, 친구의
친구의 친구가 행복해질 경우 6%였다. 다시 말하면,
행복은연결망안에서3단계까지영향을주는셈이다.
<행복한호주만들기>의디렉터앤서니그랜트교수
는 매릭빌의 참가자 8명에게 작은 행복이 퍼져나가게
하라는 과제를 내주었다. 매릭빌에 있는 한 레스토랑
에서 디너파티를 주최하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아예
모르거나얼굴은알지만친분은없는사람들만초대하
도록했다.
참가자들은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어색함
을 극복하여 인근 상점이나 도서관에서 안면 정도만
있는 사람들을 초대했다. 이 과제는 대성공을 거두었
다. 일부 참가자들의 걱정과 달리 어색하거나 부자연
스럽기는커녕 맛있는 식사를 즐기며 사람들과의 대화
를이어갔다.
처음에는 회의적이었던 토니도 가슴 설레는 흥분을
느꼈다.“훌륭한 음식에 좋은 사람들과 좋은 대화까지
의사소통이 절정에 달했어요. 그야말로 완벽했습니
다. 그곳에있는모든사람이편안하게즐겼어요. 정말
좋은 아이디어였어요." 토니가 초대한 손님도 토니만
큼이나즐거운시간을보냈다고말했다.
"처음에 토니의 초대를 받았을 때는 많이 불편할 거
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기분 좋은 놀라움이 기다리
고있었죠. 모르는사람들하고정말즐거운대화를나
눴어요. 정말로재미있었고인맥도많이쌓았어요.”
그날밤이끝날무렵새로운사회연결망이만들어졌
다. 많은 사람이 또다시 만나자고
했으며새로운친구들과함께할수
있는모임을계획했다. 행복이전염
되기시작한것이다.〠
김종환
서울신학대학교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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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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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박사 김종환 칼럼12
매릭빌 디너 파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