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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tian Review
크리스찬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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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실내체육관도팽목항처럼점점비어갔다. 가
족들이 300명 가까이 머물던 체육관은 이제 열 가족
가량남은듯보였다. 담요는층층이쌓여유가족이머
물던 자리에 정돈돼 있었다. 유가족이 구호물품으로
받은슬리퍼가대형쓰레기봉지서너개에담겼다. 시
신을 확인한 가족은 경황없이 떠나느라 빨래도 찾지
못한채진도를떠났다.
구호물품은차고넘쳤지만자리는자꾸만비워졌다.
그럴수록남은가족은홀로남겨지는두려움과싸워야
했다.
오후 6시쯤시신한구가올라왔다는소식이체육관
에 전해졌다. 조용하던 체육관에 탄식하는 소리가 들
렸다. 실종자 가족은 누워있던 자리에서 일어나 스크
린을 하염없이 지켜보았다. 촬영은 금지되어 있었다.
자원봉사자의말에따르면최근수습된시신은바닷속
에 오래 머무른 탓에 많이 훼손되어 맨눈으로는 알아
보기어렵다고한다.
오후 9시께 진도 실내체육관에는 짐을 싸는 가족들
이 보였다. 그녀는 다른 실종자 가족의 손을 꼭 잡았
다. 조심스럽게‘먼저가겠습니다’라고인사하고안산
행 버스에 올랐다. 그간의 시간을 말하듯 큰 가방 두
개가손에들렸다.
묵묵히 봉사하는 자원봉사자들
아이들은 진도
실내체육관에 도
착해서도 바들바
들 떨고 있었다.
젖은몸과추위때
문은아니었다. 삶
과죽음사이를오
락가락한 순간의
공포 , 바로 그 악
몽같은기억이여
전히 생생했기 때
문이었다.
같은 시간, 김두
현 목사(진도감리
교회)도현장에있
었다.
“인천에 있는 지인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조카가 그
배를 타고 있었는데 어떻게 되었는지 알아봐달라고
요. 당시에는 전원 구조됐다고 보도가 되고 있었거든
요. 그래서 119로 전화를 했죠. 그랬더니 해경으로 하
‘
어른이되면다바꿔버리겠다
’
는 청소년들
사망자가 늘면서 한산해진 진도 팽목항 거리
진도 팽목항에 유가족이 써놓은‘바다야 부탁 할 께’라는 글귀가 가슴을 울린다.
진도 팽목항 거리에 30개가 넘는 자원봉사단체 천막이 길게 늘어서 있다.
세월호 침몰사고 34일째인 5월 20일 진도 팽목항 방파제에서 한 실종자 가족이
아들이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도드리고 있다.
진도감리교회 김두현 목사